철학자에게 사랑을 묻다 - 플라톤에서 앙드레 콩트-스퐁빌까지
카트린 메리앙 지음, 정기헌 옮김 / 한얼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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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을 생각할때 이러이러한 사람을 만나리라 하며 마음속에 이상을 품는다.

현실은 저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고 부풀리고 부풀린 이상적인 사람을 그리고 있다. 꿈 속에 그리던 이상적인 사람을 만났을때 불같은 열정으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하고 그 열정적인 마음이 아주 오래도록 영원할 것 같지만 그 시간이 조금씩 지난 후에 보면 과연 지금도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 자신에게 질문을 할지도 모른다. 항상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궁금해하고 다른 이들은 어떻게 사랑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했던 것 같다. 또 사랑만큼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사랑을 하게 되면 인생의 쓴맛 단맛을 다 알게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가 사랑을 할때는 인생의 즐거움만 가득하고 사랑을 잃었을때는 하루하루의 삶이 고통스럽고 우울한 나날일 것처럼.

 

평상시에 인문 서적을 거부해 왔지만 이상하게 나의 마음을 끌었던 인문서적 중에서 철학과 심리학 책에는 아주 관심이 많아 가끔씩 읽고는 했다. 그래서 이번 책 제목을 보고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득 담은 글들일것이라 생각했다. 나에게 철학자들이란 머리칼을 자를 시간도 없이 어떠한 것에 사색하느라 긴 머리칼을 가지고 사색에 몰두하는 그런 모습이 언뜻 보였다. 그들과 사랑에 대해서는 결부시키지 못했는데 나는 철학자에게 사랑이란 어떤 의미일까 몹시도 궁금했다. 그 사람들은 사랑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 그런 생각과 달리 철학자들에게도 다 나름의 사랑에 대한 생각이 강렬했다. 그 생각이 조금씩 다를 뿐. 

 

지금 현재에 살고 있는 철학자가 아닌 역사적으로 유명한 철학자들의 저서 속에서 사랑에 대한 생각들을 우리에게 말해주는 책이다. 『철학자에게 사랑을 묻다』라는 제목에서처럼 철학자의 사상보다는 사랑에 대한 담론을 말해서인지 딱딱하지도 않고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열 명의 철학자들의 생각을 한 챕터별로 분류해 독자인 우리들에게 거창하지 않게 알기 쉽게 말해준다. 한때 내가 사랑해왔던 모습을 발견하고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 철학자들의 사상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한참 누군가를 사랑하던때 사랑을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 나를 대하는 마음의 열정이 식은것 같아 괴로워했던 그 시간들이 생각 났다.

 

사랑을 하던때 그 열정의 시간이 영원할 것 같지만 우리는 어느 새 열정은 식게 되고 상대방에 대한 편한 마음을 갖게 되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것이 가득차 있으면 열정이 금방 식게 되고 자꾸 결핍의 마음이 있어야 그 열정이 식지 않는다고 한다. 철학자들의 그런 생각들은 요즘 젊은 연인들의 '밀당' 다를게 뭐 있을까.

 

사랑하는 상대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상대의 속에 들어가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육체와 두 영혼이 서로를 향해 다가가고 서로를 포옹하는 것이지 상대 속에 녹아들어가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니다. (272페이지 중에서)

 

요즘엔 사랑해서 결혼하고도 서로 맞지 않아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졌어도 시간이 지나면 열정은 식게 마련이고, 또 완전한 인간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면 그런 경우가 좀더 없지 않을까 그렇게도 생각을 해본다. 열정적이지만 불안한 사랑을 하던 때보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를 향해 시선을 마주한 사람이 있는 지금이 더 좋은 걸 보면 결혼이란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친구처럼 편안한  사랑도 썩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사랑에 대해 믿지 못하는 사람들.

상대방을 사랑한다기 보다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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