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1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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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아이한테서 학원 영어 선생님이 바뀌셨다는 말을 했다.

학원의 원어민 선생님이 계시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백인 남자 선생님이 가르치고 계셨다. 그 선생님한테 수학까지 배웠다며 선생님과 이제 친해졌다고 말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조금 아쉬운 점도 없지않아 있었다. 학원비 계산하러 갔다가 새로 오신 선생님을 보았다. 아이한테서 말은 들었지만 그렇게 까만 피부색을 가진 분을 가까이에서 본 건 처음이었다. 키가 훌쩍 크고 덩치도 약간 있고 어쩌면 벽돌색처럼 보이는 듯한 까만 피부가 반들반들하게 보인 여자 선생님이었다. 

나는 스스로, 아니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피부가 하얀 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같은 교육을 받은 사람이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백인 선생님을 선호한다지. 그리고 길을 물어봐도 백인에게는 아주 친절하다는 말을 들었었다. 내 속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백인과 흑인이 있을 때 백인에게 더 호감을 갖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아마 그럴지도.
정작 아시아 사람들이 미국에 가면 흑인보다도 더한 말을 듣는다고 하지 않는가. 피부색에 따라 차별을 두는 또는 그 차별을 묻는 이야기이다.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 생각 해본 적 있어요?

21세기인 지금이 아닌 1960년대의 미국이라면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던지 사람을 죽이기도 했던 그때의 미시시피 잭슨은 인종차별이 심한 곳이었다. 흑인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 아이빌린과 미니는 미스 스키터의 가정부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내자는 제안에 망설이다가 위험천만한 인터뷰에 응하게 된다. 쉰 살이 넘은 아이빌린은 아이를 보는 일이 행복하다. 그녀가 보고 있는 미스 리폴트의 아이 메이 모블리는 그녀에게 특별한 아이다. 그녀는 열일곱 명의 백인 아이들을 키웠고 그녀는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아이들이 엄마보다 더 따르다가도 피부색에 민감해질 나이가 되면 스스로 아이들을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자리를 포기한 것이다. 그녀는 사고로 죽은 아들을 생각하며 미스 스키터의 백인 가정에서 일하는 유색인 가정부의 이야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요리 솜씨가 뛰어난 미니는 욱하는 성질 때문에 입바른 소리도 참지 못한다. 자신의 어떠한 행위 때문에 미스 힐러의 어머니인 미스 월터의 집에서 해고되고 잭슨의 열 몇 군데에서 일자리를 구했어도 미스 힐러의 거짓말 때문에 퇴짜 당한 복수를 하기 위해 가정부로 사는 것에 이야기 하기로 한다.  

대학을 이제 막 졸업하고 예비 작가가 되려는 백인 여성 스키터. 그녀에게는 그녀의 모든 것이었던 가정부이자 유모인 콘스탄틴을 그리워한다. 대학으로 인해 떠나 있을때도 편지를 왕래했지만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니 콘스탄틴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가 어디로 떠났는지 왜 떠났는지 물어보지만 대답해 주는 사람이 없다. 그녀는 콘스탄틴에 대해 알고 싶어 아이빌린에게 물어 보지만 몇 마디 꺼내다가 입을 다문다. 아마도 미스 스키터는 콘스탄틴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가정부의 애환을 책으로 써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콘스탄틴과 함께 했을 때 느꼈던 그 행복과 충족감을 기억하고 싶었는지도.

사람의 진심은 절대 알 수 없는 거구나, 생각한다. 내가 루 앤의 하루하루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을까. 내가 그녀에게 조금만 더 잘해줬다면. 이것이 책의 핵심 아니었나? 여자들이 우리는 그저 두 사람이야. 우리는 가르는 건 그렇게 많지 않아,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어. 하고 깨닫는 것.
                         ~~~~~  2권  301페이지 중에서

몰래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그들이 말했던 내용들을 타자로 옮기며 점점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 이들은 언제 들통날지도 모르는 시간들을 공유하게 된다. 어두운 현실을 바꾸고 싶었던 이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날들을 보내지만 그들이 느낀 것. 그들을 가정부로 쓰고 있는 사람들이 느낀 것들. 유색인들에에 차별하는 사람만 있는게 아닌 숨겨진 따뜻한 면모를 보여준 백인들도 있었다는 사실. 그렇게 차별하고 병균이 옮을까봐 그들이 했던 행동들에서도 그들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 더불어 살아가고 있지 않았나.

현실은 늘 변하기 마련이다.
어느 한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건 별로 없다.
그들이 바꾸고자 했던 것. 그들이 투쟁했던 것들이 점점 변해져 지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나.무언가 새로운 걸 느끼고 자유로움을 느꼈던 이들의 용기와 활약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보이는 선과 보이지 않는 선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우리는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묵혀있던 구태의연함에서 아이빌린과 미니처럼 무언가 새로운 것을 느끼기를, 변화를 위해 노력해 보기를 바래 본다. 나 자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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