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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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초 처음 이 책이 나왔을때 나 역시도 책을 구입해서 읽고 그곳으로 여행가고 또는 못가본 곳을 책으로 만나는 것에 큰 기쁨을 느꼈었다. 인문서를 잘 읽지 않지만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런 책을 반기게 된다. 역사와 여행을 겸비할 수 있는 답사 여행의 묘미가 크기 때문이다. 저자가 언급했던 곳에 가면 그 그것을 보았다는 기쁨과 뿌듯함까지 느꼈었다. 과거의 역사속으로 빠져들고 그곳을 찾아 역사를 느끼는 기분은 남다르다. 우리 문화재를 보며 우리 고유의 문화에 대한 애착도 생기고 우리 것을 지켜야 한다는 애국심까지 생기게 된다.

지방에서 살다보니 아무래도 수도권에 있는 곳엔 자주 가보지 못하게 된다.
마음은 먹지만 거리 때문에 큰 마음을 먹고 움직여야 하고 그에 따른 부수적인 것들도 만만치 않아서 마음만 앞서갈뿐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도 많다. 아이들에게 조선시대를 좀더 알려주고자 5~6년전부터 서울여행을 계획했지만 서로간의 직장으로 인해 연기되었던게 벌써 지금에까지 오게 되었다. 몇년전에 아이들과 서울에 일이 있어 왔을때 여러곳은 돌아다니지 못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아이들을 데려간 적이 있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직접 보여주고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놀이도 포기하고 아이들을 데려왔지만 정작 아이들은 너무도 많은 곳의 박물관에 데리고 다녔던지 시큰둥이었다. 오히려 엄마인 내가 더 좋아하고 머릿속에 담고 있었다. 

이상하게 나에게 서울의 고궁은 인연이 없었다. 
노랫말에서도 나왔지만 덕수궁 돌담길을 한번도 걸어보지 못했고 조선시대의 산 역사인 궁궐에 발길조차 하지 않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배짱으로 그랬는지 참,,,,, 할 말이 없다. 아이들과 함께 꼭 가보고 싶었던 '경복궁'에 대한 답사기가 나는 그래서 너무도 좋았다. 우리가 교과서에서나 짤막하게 보던 경복궁에 대해서 이처럼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서술된 것을 보고 감탄을 했다.
문화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아름다움,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과 보존해야 하는 문화재에 대한 사랑을 알 수 있었다. 경복궁 편을 사진과 함께 읽노라니 다시 마음이 조급해진다.  직접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도 담아오며 우리나라의 빼어난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담아오고 싶다.   

사람은 가까이에 있는 것은 무시하고 멀리있는 내가 가기 힘든 곳에 있는 것에만 짝사랑과도 같은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일까. 나는 남도에 살면서 아무래도 가까운 문화재가 있는 곳에 자주 다녀보고 그랬지만 그 소중함, 자주 볼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있는 곳에서 한 시간 정도를 가면 저자가 매년 다니는 곳 '선암사' 가 있다. 작년에 가족여행을 순천으로 갔을때 시간이 허락하면 '선암사'도 다녀오리라 생각했었는데 못가본게 이제야 정말 안타깝게 느껴진다. 전에 가 본 곳이었지만 이렇게 책으로 자세한 설명을 읽고 사진으로 만나보니 지금쯤 방문한다면 선암사에 대한 애정이 샘솟고 그 아름다움을 깊이 이해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포장을 하지 않은 흙과 돌들이 이어져 있는 오솔길의 아름다움을 얼른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포장길로 바뀌어버렸다는게 저자처럼 나도 안타깝기만 하다. 이 챕터 또한 나를 선암사로 데려간다. 마음은 이미 그곳을 향해 가고 있다.

거창이라면 내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건 역시 '거창 사과'다.
사과 박스에 적혀져 있는 그 이름 밖에. 그리고 거리도 떨어져 있기도 하고 특별한 문화재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처럼 책으로 만나지 않았으면 나는 거창의 도동서원에 대해서 알지 못했을 것이고 황매산 영암사터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의 표지에도 나온 쌍사자석등이 나는 있는 줄도 몰랐겠지. 쌍사자석등을 올라가는 무지개다리라고 불리는 그 오묘한 돌계단의 아름다움 마져도.

저자의 제2의 고향인 부여.
5년전부터 부여에서 아담한 집을 짓고 주말마다 지내고 있는 '휴휴당'의 세 칸짜리 한옥집을 보았다.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나도 저자처럼 아담한 세칸짜리 한옥집을 지어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5일은 도시에서 주말에는 시골에서 사는 5도2촌의 생활을 말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내가 전혀 등한시 했던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에 눈을 떠 가고 있다. 그냥 서 있을 뿐이었던 고목에 대해서도, 울긋불긋 피는 꽃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고유의 한옥집에 대한 아름다움에 새록새록 빠져들고 있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진다. 곱고 간결한 선으로 새침한듯 품어주는 듯한 고고한 한옥집이 나는 점점 좋아진다.   

다시 예전처럼 문화유산답사 붐이 일어날거라는 생각이 든다.
전혀 알지 못했던 혹은 잊고 있었던 숨어 있는 곳까지도 이처럼 상세하게 우리 문화를 소개하니 이처럼  좋은 여행 안내서가 없을 것이다. 외국 여행가는 사람도 부럽지만 우리의 역사가 배어있고 숨쉬는 곳을 알아가는 기쁨은 이루 말할수가 없을것 같다. 우리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우리 것을 알아 가고 보존해야 할 사람은 우리라는 걸.

가까운 곳에 책을 두고 그 쪽으로 여행갈때마다 나는 책을 끼고 다니게 될 것 같다. 책에서의 감동은 실제로 보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감동을 받을 것이기에 마치 한 몸처럼 내 곁에 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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