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기록된 20세기 전쟁사 - 1914년부터 오늘날까지
던컨 힐 지음, 박수철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전쟁을 겪어보지 않는 이가 전쟁에 대해서 말하기는 뭣하지만 과거 아주 오래전부터 전쟁은 있어왔고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전쟁을 잘 모르는 우리가 알게 되는 전쟁은 영화의 한 장면에서 혹은 책에서, 그 시절의 사진 자료에서 그 전쟁을 접하게 된다. 일단 전쟁이라고 하면 나는 도시의 부서진 잔해가 떠오른다. 폐허가 된 도시에서 가족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는 사람의 애절한 얼굴들이나 군인들의 처진 어깨를 하고 있는 모습등. 평상시에 잘 보지 않는 책이었지만 20세기 전쟁사에 대한 사진집으로 되어 있어서 전쟁에 얽힌 역사를 알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해서 읽고 싶었던 건데 이렇게 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책 두께는 그렇다 치고 책 크기가 다른 책에 두 배 가까이 되어 책을 읽는데 아주 고생을 해야 했다. 여린(?)팔을 받치고 읽기도 버겁고 사진에 대한 자료의 설명에는 글씨까지 작아 눈 나쁜 나는 온 신경을 거기에 써가며 읽었다.

전쟁은 아픔이다.
금방 끝날 전쟁이라면 모르지만 십년가까이 계속되는 전쟁에 얼마나 아픈 일들이 많을 것인가.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전쟁 사건을 사진 자료와 함께 써내려간 책으로 <데일리메일>이 제공한 당시의 기사와 사진들을 엮어 전쟁 그대로의 모습을 볼수 있다.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시체를 걸어가는 병사들의 사진과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의 사진들. 불타는 도시, 그리고 전쟁을 반대하는 이들의 시위 사진들이 보였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은 우리가 영화에서 너무나도 익숙한 사건이라 방대한 사진 자료를 보면서 그 때의 전쟁을 다시한번 실감했다. 우리가 우리나라가 겪었던 한국전쟁을 보면서는 직접 우리나라와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인지 몇장 되지 않았음에도 그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그 작은 나라를 서로 갖겠다고 싸운 일이 참 힘이 없는 자의 설움을 느끼게도 했다. 

1936년에서 1939년에 있었던 스페인 내전에 관한 자료를 읽을 때는 그 예전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했던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의 영화 장면들이 생각났다. 그 영화에서 스페인 내전이 일어났을때 게릴라군으로 활약을 해 그 전쟁속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했던 장면들이 생각나 익숙한 전쟁사였다. 

소설속에서 알게 된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시에라리온 내전 편에서 다이아몬드를 채취하고 있는 민간인 옆에서 총을 들고 서 있는 군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앞에서는 정말이지 마음이 아팠다. 그 전쟁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또한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았을 것인가. 

사무실에 같이 근무하셨던 분이 청년일때 베트남에 파병되어 복무하셨는데 시간만 나면 베트남 전쟁때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삶과 죽음이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그 전쟁 속에서도 예쁜 베트남 처녀가 지나가면 예쁘다고 한마디씩 했다는 말과 그 죽음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셔서 역시나 베트남 전쟁도 나에게는 너무도 익숙했고 사진 자료를 보는 것은 그 이야기를 확인하는 작업과도 같았다. 

베트남 전쟁에 미국이 개입할때 '도미노 효과'라고 지칭한 현상 - 한 국가가 공산화되면 인접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공산화되는 현상 - 을 예방하기 위해 봉쇄전략을 선택했다. (202페이지) 는게 언급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얘기할 때는 미국이 무기 팔아먹기 위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을 한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그 또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거창한 세계평화도 좋지만 자국의 이익이 없지 않고서야 누가 전쟁을 하려 할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사상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1914년부터 오늘날까지 사진으로 기록된 20세기 전쟁사를 읽으며 참 많은 공부를 했다. 
옆에서 신랑 또한 전쟁사에 대한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한다고까지 말했을 정도였다. 포스트 잇을 붙여가며 열심히 사진을 보고 내용을 읽었다.  마침 방학이어서 중고생인 아이들에게도 읽히고자 한다. 만약 너무 딱딱하게 느껴진다고 한다면 사진 자료라도 보게 하고 싶다. 굉장히 유익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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