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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영혼 ㅣ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세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더운 여름철에 가장 읽기 좋은 책이 스릴러 소설이 아닌가 싶다. 책의 주인공과 함께 살인자를 찾기 위한 숨가쁜 여정에 동참하며 심한 무더위도 오싹함으로 시원하게 할수도 있으니 말이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 중에서 다른 책을 읽고자 했으나 자꾸 두께와 푸른 빛으로 나를 유혹하는듯 하여 읽게 된 책이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분야인 프로파일러가 나오는 책이기도 해서 이 책의 주인공은 또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일었다고 해야겠다.
먼저 책은 600여페이지가 넘은 두꺼운 책으로 누워서는 손목이 아파 제대로 볼수가 없는 책이었다. 오로지 앉아서 그것도 쿠션을 두 개쯤 받치고 읽어야 손목이 시큰거리지 않았다. 두꺼운 책이었지만 역시나 프로파일러의 연쇄살인범을 쫓는 과정을 지켜보느라 나는 정신을 온통 책에 쏟고 있었다. 주인공 조슈아 브롤린과 줄리에트 라파예트를 지켜보며 마음 졸이며 읽고 있었다.
장소는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 시. 심리학을 전공한 조슈아 브롤린은 FBI를 거쳐 경찰청으로 들어왔다. FBI 아카데미에서 양성 과정을 마치고 곧바로 행동과학연구소에서 프로파일러(profiler, 범죄심리분석관)가 될 수 없어서 범죄에 대한 현장 경험을 하고자 경찰서 강력계에서 근무하게 된다.
범죄 프로파일러에게 가장 힘든 점은, 살인자의 심리에 완전히 녹아들어 그 행동방식을 이해하고 그를 통해 범인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하는 것이라고 한다. 프로파일러는 수사와 피해자들에 관해 모르는게 없어야 하고 밤이든 낮이든 살인자의 인간성이 손에 선명하게 '잡히는'느낌이 올 때까지, 시체가 어떤 일을 당했을지 온 신경을 집중해야만 한다고. 그리고 그 다음에 프로파일러는 살인자가 '되어야'한다고.(40페이지 중에서)
브롤린은 투알라틴 강둑에서 팔꿈치 아래가 잘려나간 첫 번째 시체를 발견하고 그후 두 번째 시체가 발견된다. 한편 심리학을 공부하는 줄리에트는 친구인 카멜리아의 집에 갔다가 늦은 밤에 집에 가기 위해 자신의 차로 갔지만 타이어가 완전히 펑크가 난 걸 발견하고 그때 옆에서 어떤 남자가 도와주겠다며 말을 걸고 집이 가까우니 혼자서 걸어가겠다며 가려하지만 그 남자가 갑자기 다가와 얼굴에 솜뭉치를 들이대고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잔인한 범행수법때문에 '포틀랜드 인간백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 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하기 직전에 브롤린의 총에 의해 그 살인마는 죽고 줄리에트는 다행히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 연쇄살인범이 죽자 악몽에 떨던 포틀랜트는 다시 평화가 찾아 온다.
일년 뒤 또다시 '포틀랜드 인간백정' 의 짓으로 보이는 팔이 잘린 시체가 발견되고 줄리에트와 경찰청으로 한 통의 편지가 오고, 편지를 해독하고 증거를 찾지만 좀처럼 찾을수가 없어 그들은 함정을 파고 살인범을 기다린다. 살인범으로 보이는 자가 남기고 간 담배꽁초에서 '포틀랜드 인간백정'인 릴랜드 보몬트의 DNA가 나와 경찰은 충격에 휩싸인다. 분명히 죽은 자인데 어떻게 그의 DNA가 나올수 있단 말인가. 급기야 그가 묻혀 있던 묘지에 가서 관을 열어보지만 관 속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관이었다. 도대체 이게 가능한 일일수 있을까 의문에 그들은 그때서야 릴랜드에 대해서 다시 조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드러나는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대개 추리소설을 읽을때 손에 땀을 쥐게 한다느니 숨막히도록 긴장감에 재미있게 읽는다는 말을 하게 된다. 가장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 책 또한 마찬가지였다. 모든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옆에서 누가 말을 시켜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몰입해 한마디로 숨이 가빴다고 해야겠다. 나도 어서 그 진실을 알고 싶어, 과연 어떤 결말을 낼지 너무도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프랑스 작가인 막심 샤탕의 이름은 홍보문구에서 몇번 본 기억은 있지만 그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쓴 그의 첫작품이라고 한다. 프랑스 문학계에서는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와 비교될 만큼 장르문학계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작가이며 이 책은 주인공 조슈아 브롤린을 주인공으로 한 <악의 3부작>중 첫 작품이라고 한다. 살인사건과 부검하는 장면들은 너무도 공포스럽고 두려움이 일게 하지만 그래도 그 사건을 해결하는 이들에게서 헤어나올수는 없다. 시리즈로 나온 책들은 꼭 읽어보고 싶은 내 습관에 의해서 <악의 3부작>들을 찾아 읽을것 같은 예감이 든다. 스릴러 영화를 한편 본 듯한 짜릿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