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왕자, 재투성이 아가씨를 만나다
진소라 지음 / 로크미디어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책을 여러 권 구입했을때 맨먼저 읽고 싶은 책이 있다.
그만큼 궁금하고 기대했던 책이라 그럴것이다. 이 책이 그랬다. 일단 드라마화 된다는 것에 호기심이 생겼고 내가 평소에 이 작가의 글을 좋아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목을 보면 동화 『개구리 왕자』와 『신데렐라』를 섞어 놓은듯한 제목을 가지고 있어서 그 제목으로 인해 약간의 유머가 풍김을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작가의 책들이 거의 다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실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어서 느끼는 바가 많은 책이기도 하다. 책의 주인공 주은이 처음 아이돌 스타 공달을 보고 개구리라고 놀리는게 나오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까지 동화 『개구리 왕자』가 언급되는 걸 보고 그 전에 읽었던 『동화처럼』에서의 개구리 왕자 이야기가 생각나 동화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요즘 예전의 아이돌들이 군대를 많이 갔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현빈도 서른 살의 나이가 군대, 그것도 해병대를 갔으니 우리의 아이돌 가수 이자 배우인 스물네 살의 장공달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구청 공익요원으로 간건 뭐 아주 일찍 간 거겠지. 전 총리인 할아버지의 꼬임에 빠져 공익요원으로 일하는데 본인의 사수인 노인복지담당 7급인 김 주사 만만치 않는 여자다. 성질이 하도 더러워 직원들도 다들 피하는 눈치다. 게다가 기럭지 길어줘 얼굴 잘생긴 일반인이 한번 볼까 말까한 아이돌 스타를 아예 몰라 볼 뿐더러 글쎄 '개구리'라고 한다. 공익요원으로 대충 얼굴만 내밀고 편하게 근무하려고 했던 장공달은 폼 안나게 공익요원 근무복 까지 입어야 했다. 공달은 2년만 잘 버티다 가자며 빨리 2년이 흐르기를 바란다.

원달구청의 7급 공무원은 김주은은 성질이 아주 더럽기로 유명하다. 그녀는 같이 근무하는 은진은 좋아죽겠다며 언니 밑에 두지 않을거면 자신이 책임지겠다지만, 강제적으로 아이돌 스타를 떠맡아야 된다니 머리가 아프고 거부하지만 김 주사 소신대로 부려도 좋다는 특별지시를 받고 할수 없이 자신의 일을 도우는 공익요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특별히 시킬 일이 없었던 공달이에게 통장 정리를 해 오라고 시키자 우리의 아이돌 스타 공달이는 통장을 가나다 순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아,,, 이런 어리버리 한 애를 엇다가 쓸꼬. 주은이 맡고 있는 할머니가 아프다는 전화에 공달이를 데리고 간 주은은 할머니들께 마치 친 할머니처럼 스스럼 없이 마음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은은 시설 출신이다. 언젠가 부잣집의 엄마가 데리러 올거라고 믿고, 스스로 공주처럼 행동하며, 다른 아이들과 같이 밥이라도 먹으면 공주가 아닐 것만 같고 엄마가 영영 데리러 오지 않을까봐  혼자서만 그렇게 지내는 아이였다. 공부를 잘해 후원자로부터 의대를 보내주겠다는 말을 듣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고 싶지 않았던 주은은 공무원 시험을 봐 스스로의 삶을 개척한다. 누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도 싫어 마음을 닫고 뾰족한 가시를 세우고 있었지만 공달을 만나고 그를 사랑하게 되며 점점 자신의 마음을 열게 된다.

그냥, 이해하지 않아도 아는 것들이 있어요. 그 친구가 그랬어요. 나도 그랬고. 설명하지 않고, 애써 위로하지 않아도, 그냥 마주 보는 것으로 다 알 것 같고, 위로가 되는. (154페이지 중에서)

아무리 닫힌 마음을 가지고 살아도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갈수는 없다.
더군다나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싫든 좋든 이 사람 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여태 다른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던 주은이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어쩌면 성장소설과도 닮았다. 다른 사람의 마음도 궁금하고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는 그 모습이 말이다.

그런 주은과 점점 성장해 가는 공달 군을 보면서 나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래서 또 눈물도 흘리고 이런 스타들도 있는 모양이라며 스타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기도 한다. 동화속  『개구리 왕자』의 그후의 이야기에서 결혼한 개구리 왕자와 공주의 사랑이 순탄치 만은 않은것처럼 아직 나이가 어린 이 둘 커플에게도 분명 시련도 있을 것이고, 스타인 공달이의 스캔들이 또 터져 나올수도 있겠지만 주은은 외로웠던 지난 날을 생각하며 의연하게 대처할 것이라 생각이 된다.
한낱 개구리 왕자를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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