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차 1
서누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아마도 많은 분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추천하는 책은 꼭 보고야 마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물론 나도 그중의 하나다. 그것도 많은 책을 읽었을때 공감하는 부분이 더 많으면 더 그럴지도. 그 예전에 현빈이 나온 <아일랜드>를 나는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죽자사자 챙겨보았다. 지금도 생각나는 그 드라마 <아일랜드>의 작가가 바로 인정옥 작가다. 인정옥 작가가 오랜만에 TV 드라마로 복귀하면서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고 해서 또 그냥 넘어갈수 없는 나는 부랴부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최신작인줄 알았지만 2005년에 나온 작품을 드라마 시작하면서 재판한 책이었다. 어쩐지 들어본 것 같은 제목이더라니.

비차. 하늘을 나는 수레.
책 첫머리에 임진왜란때 천재과학자 정평구란 사람이 비차를 만들어 진주성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내고 왜구를 패하게 했던 사실을 알려준다. 지금으로 말하면 전투기가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새처럼 하늘을 날면서 폭탄을 터트렸다니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뒤처진 것인지.  

구한말. 
생활이 어려워 기생을 하던 엄마가 좋아해 첩으로 들어가 살다가 역관인 아버지가 죽자 그대로 쫓겨나와 주막집을 하며 살아가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엄마가 하는 주막집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성당일도 도와주며 그렇게 살고 있는 해인. 제물포 시장을 거닐던중 악소패거리 3인방에게 곤욕에 처하던중 길을 가던 기준과 성주호에게 도움을 받는다. 일을 하던 성당에서 다시 기준과 주호를 만나고 주호가 친일세력의 최대부호인 영신상사의 대갓집 둘째도령이란걸 알게 되고 그들이 외부인에게는 출입이 금지된 저택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잠을 자다가 전부터 첩으로 들어오면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장서방에게 당할뻔 한 해인은 정처없이 걷다가 어느 새 주호의 저택을 발을 내딛게 되고 그곳에서 하늘을 나는 괴물체를 발견한다. 임진왜란때 정평구가 만들었던 비차를 비밀리에 연구하고 만들던 두 사람은 혹시라도 해인이 소문이라도 낼까봐 해인의 엄마 빚을 모두 갚아주는 조건으로 하녀로 일하게 한다. 

마치 외국인들처럼 훤칠한 두 남자인 홍기준과 성주호와 저택에서 함께 머물며, 그들의 고민이었던 풍력통의 결함까지도 보완을 하여 비차를 완성하고 이제는 해인이 함께 비차를 타고 비행 실험을 하며 하늘에서 우리나라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점점 멀리가는 비행 연습을 하게 된다. 

그때의 시대적 배경이 조선의 국왕인 고종은 일본인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있고 일본은 육지로 떠 뻗어나가기 위해 러일 전쟁을 치루는 시대이다. 친일 세력가들이 판치고 힘들게 살던 조선 청년들은 한편으로는 일본의 앞잡이가 되어 의심스러운 조선사람들을 고발하고 또 한편으로는 독립운동을 하는 청년들이 있다. 

책을 읽으며 나는 기준이 참 마음에 들었었는데 마지막에 이상한 방향으로 가버리니 참 실망을 했더랬다. 그 마음 끝까지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았으련만, 기준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할수 밖에 없었다는걸 알면서도 안타까웠다. 반면 성주호 도령이 참 인상적이었다. 부잣집 도령이라고 해도 한량으로 있지도 않고, 친일 세력인 아버지에 반발해 항일운동을 하지도 않고, 오로지 사이언티스트로만 있었던 남자였다. 또 과학자 답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서툰 남자. 해인은 TV에서 하는 트렌디드라마의 주인공을 딱 닮았다. 사람 헷갈리게 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같고, 저 사람을 좋아하는것도 같고, 도대체 누구를 좋아하는지,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지 몰라도 헷갈리게 만들었다. 마지막에서야 나왔지만, 아,,, 해인의 이런 점이 마음에 안들어.

이런 작품을 어떻게 드라마로, 맛깔스러운 대사로 나오게 될지 드라마가 너무 기대된다. 또 하늘을 나는 비차를 어떻게 만들어 어떤 주인공들이 해인이나 기준 또는 성주호 역할을 할지. 인정옥 작가를 믿기 때문에 실망은 안할 거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괜시리 가슴이 두근거린다. 생각보다 로맨스가 조금 약한 편인데 그것 또한 어떻게 다룰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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