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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 칸타타
육시몬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이상하게 책 소개글을 볼때나 리뷰를 볼때 호기심이 잔뜩 생기는 그런 책들이 있다. 그럴때면 난 그 책을 읽지 않고는 못배겨 안달을 하는 편이다. 이 책 또한 리뷰를 읽고 너무나도 읽고 싶은 마음에 내 손으로 오게 된 책이다. 이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아마도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라서 더 호감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보자마자 무조건 보고 싶고, 갖고 싶었으니.
육시몬이라는 작가의 필명도 재미있다.
작가는 작품속에 꼭 육시몬이라는 사람을 넣는다고 하는 말에도 참 인상깊었다. 작가의 필명이자 이 책 속의 육시몬 신경정신과 원장이 육시몬이다. 성 '육'을 빼놓으면 그래도 상당히 멋진 이름이다. 그 예전에 시詩에서도 나오지 않았는가. 시몬~ 이라고. 이 육시몬 신경정신과에 입원해 있는 사람들과 그 병원 옥상에 사는 고양이의 이야기 이다.
마한수, 폐소 공포증이 심해 화장실에서 샤워할때도 문을 열어놓고, 막힌 곳의 공포를 이기기 위해 아주아주 큰 소리로 '저 푸른 초원위에~~'로 시작하는 노래를 아주 구성지게 부르는 삐딱한 성격을 가진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다.
장풍, 팔에 자해 상처로 가지고 있으며 기억상실증에 걸린 모델 포스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는 이 '하와이안 보이즈' 의 '봉고봉고봉고송'을 작곡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과거가 두려우면서도 기억을 찾고 싶어 트로트 가요제에 나가기로 한다.
홍난파, 심한 난독증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했지만 이 병원에서는 귀염둥이 역할을 하는 곱슬머리와 커다란 눈을 가진 미소년으로 '봉고봉고봉고송'의 가사를 만들었다.
고양희, 일명 고양이. 한때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로 아이돌 팀을 최고의 팀으로 만든 실력꾼이었다. 일년전 사고로 육시몬 신경정신과 옥상에서 기거하며 심한 불면증과 죄책감으로 인해 오로지 술을 마시며 피폐한 삶을 살고 있다.
고양이는 술을 잔뜩 먹고 나서 자고 있다가 목이 말라서 마신게 400만원짜리 양주란다. 의사 육시몬은 그 값을 물어내든지 아니면 신경정신과에서 상주해있는 세 사람을 데리고 트로트 가요제에 나가게 해달라고 한다. 트로트 가요제에서 1등을 하면 4인 가족 몰디브 여행권이 나오는데 그들은 꼭 몰디브를 가고 싶다고 한다.
그들은 몰디브에 가고 싶은 게 아니다. 아니, 몰디브에 가고 싶어하지만 그들의 몰디브는 단순히 외국의 섬이 아니다. 몰디브는 그들의 삶의 희망이다. 몰디브에 가고 싶다는 희망 하나만으로 그들은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것이다. 그래서 이토록 몰디브에 집착하는 것이다. 이들의 고통스러운 삶에 몰디브는 그 고통을 잠시 잊게 해주는 진통제이다. (116페이지 중에서)
그들이 부르는 노래 '봉고봉고봉고송'을 듣는데 굉장히 멜로디가 친숙하고 입에 착 달라붙는 마력을 지닌 노래였다. 가사도 재미있고 그들의 춤 또한 흥겹고 도전할 만하다고 생각해 고양이는 그들의 매니저가 되기로 한다. 그들과 육시몬 신경정신과에서 합숙을 하며 연습을 하는 와중에 그들이 왜 여기에서 있을수 밖에 없는 지 사정도 알게 되고 점점 그들을 이해하며 그들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마주하게 되면 그 상처를 감추기에 급급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이며 희망을 잃지 않고 봉고봉고봉고송을 부르며 엉덩이를 흔들어댄다. 그들이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나 또한 그들과 함께 봉고봉고봉고송를 읊어대며 나 혼자 음을 만들어 불러대고 있었다. 흥얼흥얼~~~
상당히 호감이 가는 작가이다.
또한 잔잔한 울림을 주는 작가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