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젤 - Navie 241
요조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요리를 하는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책은 많이 봐왔어도 요리를 하는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요조 작가의 전작인 『반하다』에서도 레스토랑을 하는 남자 윤건이 나오더니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 현이건은 요리하는 남자다. 좋아하는 이에게 마음이 담긴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에서 그의 마음이 배어 있어서 일까. 그가 만들어 준 음식을 먹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내보이는 일 또한 그의 마음이 전해져 왔기 때문일 것이다.   


요조 작가의 남자 주인공은 따뜻한 남자다.
깔끔하고 자신의 일에서는 차가운 남자이지만 자신이 마음에 둔 여자한테는 한없이 잘해주는 남자. 자꾸 신경이 쓰이고 여자애 곁에 있는 남자에 대한 강한 질투심이 생기는 것.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는 주인공을 보는 일이 나는 왜 즐거울까. 요조 작가의 남자 주인공이 마음에 드는 순간이다.


까만 눈동자, 허리까지 내려오는 치렁치렁한 까만 머리칼, 얼굴은 하얗다 못해 투명하기까지한 예쁜 얼굴을 가진 홍대 클럽의 인기 밴드 라푼젤의 보컬 김우리.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0만원 하는 집에서 사는 우리지만 잠 잘데 있고 그럭저럭 살아가는게 그나마 좋은, 기타 치며 노래하는게 너무나도 좋은 우리. 누군가 다가오는 것도 싫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아는 게 싫어 음반 기획사에서 러브콜이 들어와도 그냥 싫은 우리는 그렇게 싫은 아버지에게서 당뇨병 까지 물려 받았다.


당뇨가 있는 시어머니를 보아 왔기 때문에 우리의 모습이 낯설지는 않았지만 이제 꽃다운  스물두 살의 우리가 자신의 허벅지에 주사바늘을 꽂는 모습은 굉장히 안타까웠다. 평생을 친구처럼 가지고 가야하는 당뇨병인데 살면서 힘들어 하지 않을까 하는 아주 현실적인 생각이 들었다. 마치 동화속 이야기같은 로맨스 소설을 읽고서 말이다.


그러고보면 요조 작가의 작품속 캐릭터들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살면서 상처하나 없는 사람들이 어디있겠냐만 버릴수 없는 가족에 대한 아픔과 또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강하게 엿보인다. 아마 아버지가 싫은 사람들은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그런 기분이었다. 매사에 시큰둥하지만 이건의 마음을 느끼고부터는 자신의 마음들을 조금씩 표현하고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우리의 모습이 참 이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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