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날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4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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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 #서머싯몸 #민음사

 

어느 순간부터 자꾸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이 책 안 읽고 뭐해?’, 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겠다. 아마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타고 왔을 것이다. 기꺼이 알고리즘에 부응하여 책을 읽게 되었다.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나 『인생의 베일』이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면도날』은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다. 한 젊은이의 삶에 압도되어 그의 선택을 지켜보며 인생이란 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건네는 작품이었다.



 

작가 서머싯 몸이 화자로 등장하여 그의 한 시절을 엿보는 듯하다. 작가로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이후, 때로는 그들의 이웃으로 때로는 친구로 작가의 경험담처럼 친근하게 비친 작품이다. 작품의 주요 인물은 속물적인 사교계의 신사 엘리엇 템플턴과 그의 여동생의 딸 이사벨, 그리고 이사벨이 약혼한 래리다. 특히 래리의 행보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비행기를 좋아했던 래리는 전쟁에 참가하여 사고로 친구가 죽은 후, 전쟁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의 방향을 바꾼 인물이다. 이사벨과 약혼까지 하였으나 직장을 얻지 않고 도서관에서 책에 파고든다. 구도적 삶을 위해 미국을 떠나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를 거쳐 인도로 향하는 여행을 떠난다. 이사벨은 백수랑 결혼하고 싶지 않다며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 남자의 돈과 사회적 지위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사벨이 래리와 어릴 적 친구이기도 한 그레이와 결혼한 후에도 인연을 이어간다.







 

서머싯 몸은 가까이에서 래리를 지켜본다. 래리가 만났던 소피와 수잔의 삶을 비추며 시대의 역사와 일상을 살아온 삶을 통해 인간의 성장을 보여준다. 어떤 선택을 하는 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영적인 삶을 향해 여행했던 래리는 점점 신에 가까운 삶을 보여준다. 삶에 통달하고 아픈 사람을 치료했으며 사정이 어려운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이사벨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기꺼이 포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성직자와 비슷하게 보였다.



 

서머싯 몸이 화자가 되어 모든 사람을 지켜보며 회상하는 내용이다. 대중적인 내용에 가깝다. 사교계의 중심이 되기 위해 유명한 사람들과의 유희를 즐겼던 엘리엇을 속물적인 인간으로 그렸다. 엘리엇 템플턴이 가장 속물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그가 죽음을 앞두고 있으면서 초대장을 받지 못해 슬퍼하는 장면이다. 필생의 역작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중심에 서 있어야 하고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있어야하는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인물을 그렸다. 서머싯 몸은 그러는 그가 안타까워 초대장을 훔쳐 그의 마지막을 기쁘게 한다. 사람에 대한 배려와 허영심의 끝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고전문학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낀 작품이었다. 서머싯 몸이 바라보는 세계가 좋다. 속물적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인간들의 민낯을 그렸기 때문이다. 아직 읽지 않은 서머싯 몸의 책을 찾아봐야겠다. 왜 영원할 수밖에 없는지 그 진심에 다가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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