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나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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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별세 소식을 접했다. 부랴부랴 이 책을 꺼내 읽었다. 다작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계속 나올 줄만 알았는데, 그가 오랫동안 암 투병을 해왔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삶은 이처럼 허망하다. 죽음은 한순간이라는 것.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 책을 읽었다.

 



투명한 나선은 갈릴레오 시리즈의 열 번째 책으로 유카와 마나부의 개인사가 나와 새로운 전환점을 도는 것 같다. 때로는 경찰 구사나기보다 더 정확한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이기도 하거니와 냉정한 판단력으로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인물이다. 바다에서 총상을 입은 익사체가 발견되며 소설의 시작을 알린다. 구사나기는 사건을 조사하던 중 유카와 마나부의 이름을 발견하고 그를 찾아간다. 유카와는 구사나기의 바람과 달리 협조를 단칼에 거절한다. 하지만 나름의 방식대로 돕겠다고 약속한다.



 

시마우치 소노카는 왜 도피를 한 걸까. 마쓰나가 나에는 왜 소노카와 함께 움직이는 것일까. 네기시 히데미는 시마우치 소노카와 무슨 인연이 있을까. 서로의 관계를 보며 의문이 들고, 유카와의 행동조차 여러모로 궁금증이 생긴다. 아버지와 무덤덤한 관계, 마치 참회를 하듯 죽음을 앞둔 어머니를 위해 집에 와 있는 장면 또한 나이가 들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오십 대의 관조적인 남자가 보인다. 나이가 들어 제대로 돌볼 수 없을 때,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구사나기와 유카와의 관계는 마치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처럼 콤비를 이루어 소설이 진행된다. 하나의 사건이 생기고, 구사나기가 유카와의 도움을 요청하면 유카와는 못 이기는 척 호기심을 숨기지 못하고 사건 조사를 하기 시작한다. 그가 아무 말도 안 하면 그건 단서를 발견했다는 뜻이다. 물론 왓슨 박사와 유카와의 차이점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유카와만의 매력이 있다. 시크하면서도 절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그 무심함이 매력이다.

 



워낙 다작을 냈던 작가이기도 하여, 갈릴레오 시리즈 중 읽었던 책을 살펴보니 썩 많지는 않다. 그중 영화로도 개봉되었던 용의자 X의 헌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유카와 마나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그가 경찰이나 탐정이 아닌 대학교수 겸 물리학자라는 점이다. 냉철한 판단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때로는 구사나기보다 앞서 추리하고 사건을 해결한다. 그래서 현재까지 이르렀을 것이다. 유카와 마나부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난 이번 작품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유카와 마나부의 새로운 매력을 느꼈었는데 이번 작품이 마지막이라니 안타까움이 크다. 이전보다 더 인간적인 면이 엿보였던 것만큼 더한 매력을 발산했을 텐데 말이다. 삶은 이처럼 의도치 않게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고, 숨겨두었던 진실이 드러날 때도 있는 법이다. 때로는 진실이 드러날까 조바심 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진실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네기시 히데미의 마음에 공감하는 이유다.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은 죽게 되어있다. 소설 속 죽음은 짜릿한 재미를 위한 책이지만 삶의 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상황이 다를 뿐이다. 독자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주인공을 보며 삶이란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선택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걸 느꼈다.



 

이번 작품에서는 단편 겹치다가 수록되어 있다. 유카와 마나부의 가족사가 나와 당황했던 순간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카와 마나부의 연구실에 구사나기가 다시 등장했다. 물론 새로운 사건이 발생해서다. 물론 새로 맡은 사건이 난항을 겪자 찾아온 것이다. 이제야 갈릴레오 시리즈의 유카와 마나부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는데 안타깝다. 전작들을 찾아 읽어 보는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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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 2026-08-27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달이 지났는데 오늘 알게됐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인데 암투병중인 것도 몰랐습니다.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작품을 읽을 수 없다니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