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메가처치 - 2026 일본 서점대상 1위
아사이 료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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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메가처치 #아사이료 #은행나무



 

처치 마케팅이란 게 있다. 원래는 교회의 신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방법이다. 메가처치는 처치마케팅의 일환으로 거대 교회를 가리킨다. 아이돌 그룹을 런칭하는 팝 음악계는 신도를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을 시작한다. 일종의 서사를 만들어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이다. 마치 신도가 되듯 아이돌을 향한 덕질을 시작하게 된다. 좋아요, 구독은 필수다. ‘좋아요, 구독’ 이런 권유 한 번쯤 받아보지 않았나. 어느 음악방송에 좋아하는 가수의 순위를 높이기 위해 몇 번을 눌러 투표해달라는 것 말이다. 인증 사진까지 남겨 공유하는 장면을 보고 예전 일이 생각났다. 덕질은 어딜 가나 비슷한 양상을 띠는구나 싶었다.

 



2026 일본 서점대상 1위에 빛나는 『인 더 메가처치』는 광기에 가까운 덕질과 팬덤 현상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먼저 신도를 만들기 위해 아이돌 팬덤 산업에서 서사를 맡은 요시히코가 있다.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다보니 가정에 소홀했고 그 결과로 이혼했다. 딸의 대학 학자금을 모으고 본인은 인스턴트 미소 된장국을 후루룩 마실 뿐이다. 한 달에 한 번, 딸과 화면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점점 할 말이 없어진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직장에서도 점점 밀려나고 있는 상태다.

 



요시히코의 화면 반대편에는 그의 딸 스미카가 앉아 있다. 언제까지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서로를 바라보지도 않고, 아버지를 가리켜 ‘그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멀어진 사이다. 어렸을 때 말했던 ‘외국으로 유학을 가겠다’는 것을 기억하고 할 말이 없을 때마다 그걸 물어보는 그 사람과의 대화는 소통이 안 된다. 정작 본인은 유학을 가기 위한 신청에서 1차에 떨어지고 2차를 앞두고 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무시했었는데 어느 날 서바이벌 오디션에 가까스로 합격한 아이돌 멤버를 좋아하게 되며 덕질에 빠지게 된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신도가 되었다는 말이다.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아야코는 최애 배우를 위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린 패밀리’ 멤버와 교류하며 최애 배우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음모론에 빠져든다.

 



이 팀의 역할은 멤버들의 서사를 계속 제공하는 거야. 서사 중독자들을 놓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이 끌어들이기 위해서. 음악 이외의 전문 분야를 가진 멤버들로 구성된, 팬덤의 열기를 꾸준히 끌어올리는 데 특화된 팀이지. (216페이지)

 



아이돌 팬덤을 만들기 위해 신도들을 이용한 마케팅에 빠져들며 좁은 시야와 넓은 시야의 차이점을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작정하고 서사를 만들면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겠다. 최애를 위해서 광적인 행동까지 일삼은 걸 보고는 이러한 신도들이 있기에 아이돌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최애가 광고하는 물건을 사고, 그들이 입는 옷을 입고, 그들이 읽는 책, 영화, 음악들을 듣는다. 마치 내가 처음부터 좋아했던 것처럼 최애의 것이 내 것이 되는 것이다. 메가처치와 다르지 않다. 어쩌면 좁은 시야를 가진 광신도와 가깝다.

 



덕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동생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동생의 취미가 덕질이다. 내가 책을 읽는 것처럼 말이다. 언젠가 여동생은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CD를 여러 장 구매했다. 택배가 올 때마다 숨겨두어 제부는 몇 개를 구매했는지 몰랐다. 제부가 있는 장소에서 몇 개를 구매했냐는 내 질문에 두 사람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콘서트 티켓 예매에 당첨되어 다녀왔다. 처치 마케팅의 효과다.



 

빠져들 수밖에 없는 서사를 제공하여 팬덤을 형성하게 만든다. 마치 시나리오를 쓰듯 서사를 만들어 퍼트리는 역할을 하는 자와 그에 빠져 덕질에 빠져드는 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다. 소설을 읽으며 왜 덕질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어느 순간 깊이 이입되어 읽었다. 내가 예상한 소설의 결말은 아니었지만, 이제 요시히코는 딸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할 정도가 되었다. 일본의 서점인들이 왜 이 소설을 추천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팬덤 형성을 메가처치에 빗대어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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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9-24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eeze님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