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56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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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한국어 #문지혁 #민음사




 

문지혁 작가의 한국어 시리즈를 읽어 오며, 작가를 응원하게 된다. 이를테면, 작가가 내로라하는 대학에서 강의하는 모습을, 전임 강사로 채용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론 소설 속 작가가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가 마지막 편이라고 하는 실전 한국어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초보 아빠로서, 어른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작가 문지혁이 등장해 오토픽션의 한 페이지를 보여준다. 자기의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형식이지만, 글쓰기 강의를 통해 글쓰기에 대한 고민과 문학에 관한 이해를 살펴볼 수 있다.




 

소설은 작가 문지혁이 대학 강의를 그만둔 후 새로운 학교의 강사로 지원했으나 임용이 안 되고 구청의 나도 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 뽀개기수업을 맡아 진행한다. 수업 중에 술을 마시는 막걸리 아저씨를 비롯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 와중에 은혜는 둘째 아이를 임신했고, 은채에 이어 은호가 태어났다. 아이 하나는 부모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둘째부터는 첫아이에게 걸었던 기대나 걱정, 고민이 없다. 무엇을 해도 예쁘고, 사랑스러울 뿐이다. 그러한 감정들을 표현하며 아이에게서 발견한 어릴 적 습관 등을 보며 다시 놀란다. 이를테면 물을 싫어하여 절대 물속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은 것들 말이다.




 

작가 문지혁이 등장하는 관계로 독자는 이 모든 이야기가 작가의 실제 경험이라고 여긴다. 아내 은혜나 아이들의 에피소드는 실제인 것 같고, 글쓰기에 대한 강의,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작가가 설정한 소설 속 인물일 거로 보인다. 글쓰기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로 봐도 좋겠다. 한 아이가 태어나 자라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물며 인간은 더디 자라는 존재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에게서 자기의 의견을 말하는 법.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는 단호함을 배운다. 교사는 어린 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있고,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 강의하는 한편, 그들에게서 삶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간절히 원하거나 이루고자 하는 게 있지만 노력하지 않고는 결실을 맺지 못한다. 미래를 위해 언어를 배우고 학원을 다니는 등 열정을 쏟는 타인들을 보며 감탄하게 된다. 무엇인가에 매진한다는 건 포기해야 하는 게 생기는 법이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며 이뤄내기란 도통 어렵다. 끈기와 노력, 열정이 부럽다. 그런데 나는 어떤가. 중간에 힘들다고 지레 포기하지 않느냐 말이다. 시련의 시간을 이겨내야 가능하다는 것을 자주 놓친다.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끝말잇기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거부할 수 없는 끝말잇기다. 아이가 가진 어휘력을 총동원하여 배움을 익히는 것부터 글쓰기의 시작점이다. 단어는 어휘력의 기초다. 끝말잇기를 통해 아이와 함께 단어를 배운다. 다람쥐-쥐라기-기차-차도-도시락이 이어질 수 있고, 다람쥐-쥐구멍-멍게-게시판-판타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를 있게 하는 존재의 애틋함과 연민이 가득하다.




 

아무래도 나는 오토픽션을 좋아하는 독자인가 보다. 이기호 작가의 짧은 소설도 그렇고, 한국어시리즈를 쓰는 문지혁 작가의 경우도 그렇다. 아마 초급 한국어어가 아니었다면, 즐겨 읽는 오늘의젊은작가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문지혁이라는 작가를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초급 한국어를 읽었고, 새로운 글쓰기 방식에 매력을 느껴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고 있었던 듯하다. 작가는 한국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고 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 은채와 함께 끝말잇기가 이어진 것처럼 은호와 끝말잇기도 이어질 것이다.




 

막걸리 아저씨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글쓰기 수업 방해꾼처럼 보였으나 아픔을 간직하고 있던 어른 학생이었다. 최대한 무감하게 표현했지만, 나는 울컥했다. 가족을 잃은 부모의 모습이, 흔적 하나라도 찾으려는 그 모습이 안타까워서였다. 자식은 자라서 부모의 곁을 떠나고, 부모의 바람과는 달리 훌훌 떠나는 존재가 아니던가.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그저 사랑을 줄 뿐이다. 작가에게도 한국어 시리즈는 가족의 소중한 기억일 것이며, 아이들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작품으로 온전히 남아, 소중해지는 순간이 언젠가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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