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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노예 남편 아내 - 2024 한국인 최초 퓰리처상 수상작
우일연 지음, 강동혁 옮김 / 드롬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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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도와 남북전쟁은 지울 수 없는 미국의 역사다. 노예제도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제도로 인간을 하나의 재산으로 보고 사고팔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백인의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는 노예의 신분이 되었다. 흑인의 피가 한 방울이라도 들어가면 그 사람의 몸 전체가 유색인종으로 변한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주택 담보 대출처럼 노예를 담보로 잡혀 돈을 빌리고 이자를 갚는 등 인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어머니와 아이, 형제자매 혹은 남편을 따로 팔아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과 남북전쟁 시까지 계속되었다. 이 소설은 예속 피해자인 엘렌과 윌리엄 크래프트 부부가 자유를 위해 탈출한 4일간의 여정으로 노예제도에 맞선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미국의 역사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밝은 피부인 엘렌이 머리를 자르고 병약한 백인 남성 신사로 변장하여 주인으로, 윌리엄은 그의 노예로 위장하여 각자 여행을 시작했다. 엘렌과 윌리엄은 도망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했다. 엘렌은 바느질로, 윌리엄은 시간 외 일을 하며 도망 자금을 모았다. 부유한 백인 신사로 변장하기 위해서였다. 기차나 마차에 탔을 때 사람들은 엘렌을 신사로 대했다. 그들의 계획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위험은 산재해 있었다. 도망 노예를 잡으려는 노예 사냥꾼을 피해야 했으며, 노예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어야 했다. 병을 핑계로 서명을 피하는 방법을 썼다.
메이컨에서 출발했던 엘렌과 윌리엄 크래프트 부부는 펜실베이니아에 무사히 도착했다. 크래프트 부부의 용감한 도전과 용기 때문이었다. 이후의 여정은 도망 노예를 숨겨주고 노예제도 반대자들의 도움 덕분에 자유의 나라에 안착할 수 있었다. 남편과 아내가 노예에 관한 생각이 다를 경우, 이혼을 감행하면서 정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예속 피해자가 노예 사냥꾼에게 잡히면 여성은 화려한 집으로 팔려 가거나 매질을 견뎌야 했다. 그들의 여정 속에 자유 흑인으로 납치당해 노예가 되었던 바이올리니스트 솔로몬 노섭도 강제로 지나갔던 길이기도 했다. 솔로몬 노섭이 아직 노예 상태였던 1848년의 일이다. 그때는 자유 흑인을 납치해 노예로 팔아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엘렌과 윌리엄 크래프트는 자유를 위해 죽음과 두려움을 무릅쓴 도전을 했다. 그들은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기로 했다. 도망 노예였던 윌리엄 웰스 브라운과 뜻을 같이해 노예제도 반대 운동에 참여하였다. 정의는 승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노예제도 반대자들은 뜻을 모아 도망 노예를 숨겨주었고, 엘렌과 윌리엄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
한국인 최초 퓰리처상을 수상한 우일연은 미국의 역사와 노예제도를 치밀하게 조사하였다. 소설 형식으로 쓰였으나 역사와 사실을 바탕으로 했고, 엘렌과 윌리엄의 기록과 그들의 후손을 인터뷰한 결과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인간 재산을 상속받은 미국 정치인의 실상에 고개를 찌푸리게 되었다. 그들은 인간 재산의 상속 행위를 당연하게 받아들였으며, 앞장서서 노예제도를 반대하지 않았다. 노예제도가 종식되어야 할 악은 맞지만, 점진적 해방을 선호했다는 말이다. 2024년 12월 3일, 우리나라의 비상계엄령이 발표되었을 때 군인과 경찰관의 소극적인 대처와 국민의 적극적인 반대로 실패했듯, 도망 노예에 대한 판결을 흐지부지하게 미룬 재판관 혹은 보안관의 행동, 반대론자들의 극렬한 시위가 있었기에 현재의 결과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비와 비교해 보게 된다. 조선시대의 노비 또한 신분에 관한 핍박을 받았다. 아버지와 노비의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를 서자로 칭하기는 했다. 하지만 미국의 노예제도는 자녀로 인정하지 않았다. 예속 가해자가 노예와의 관계로 아이가 생겨도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인간 재산으로 여겼다. 예속 가해자가 죽은 뒤 부인에게 노예가 상속되면 딸을 위한 결혼 선물로 이복 자매를 주었을 뿐이다. 이러한 사실을 작가는 냉철하게 판단하고 기록했다.
역자 강동혁은 ‘노예제도라는 체제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은폐하지 않고 드러낸다.’ 라고 했다. 정확한 기술로 독자들에게 미국의 역사를 알렸다. 인간성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는가. 백인우월주의에 빠졌던 미국의 아픈 역사가 있듯 우리 또한 피부색이 다르다고 하여 편견과 차별, 그 편협함에 갇혀 있지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살면서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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