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범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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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문학 위주의 책을 읽다가 기분 전환으로 추리소설을 읽었더니 소설 읽는 재미에 빠지게 되었다. 그 일환으로 가공범도 구매하게 되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답다. 잔잔함에 이끌려 읽다가 살인자가 누구일까, 화자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소설의 마지막 장에 이르렀다. 무난한 것 같으면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인 주인공의 활약에 푹 빠져 읽었다. 더군다나 히가시노 게이고 데뷔 4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 경시청에 근무하며 보통 사람들처럼 수사하는 방식의 탐정형 형사 고다이 쓰토무가 그 주인공이다.

 



소설의 내용은 단순하다. 유명 정치인과 전직 배우였던 부부의 집에 화재가 발생하였고, 부부는 시체로 발견되었다. 거실과 욕실에서 목을 매단 정황과 화재로 전소된 장소 때문에 동반자살로 여길 법했으나 사건 발생 현장은 타살을 가리키고 있었다. 누가, 왜 죽였을까. 정치인이라는 상황상 누군가의 원한을 샀을 수도 있겠지만 탐문 결과 특별한 동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지고, 고다이는 관할 경찰서의 생활안전과 야마오 요스케와 함께 사건 조사에 나섰다. 첫 번째로 죽은 도도 부부의 딸 에나미 가오리의 집으로 향했다.







 

사건에 연관될 거로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 질문을 하지만 좀처럼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범행 성명문'이 도착하고 이어 도도 야스유키의 태블릿을 갖고 있다며 3천만 엔을 준비하라는 이메일이 에나미 가오리에게 도착한다.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고, 죽은 부부의 과거를 훑어봄과 동시에 의심스러운 인물을 파악해야 한다. 금방 들통날 상황을 왜 위장 공작했는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살인범으로 몰아간 것처럼 보였다. 행동이 수상한 자가 나타나면 최소한의 인물들만 아는 상태로 그 사람의 행적을 조사해야 한다. 사건 발생 시각에 어떤 장소에 있었는지, 증명해줄 사람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 , 살인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결정적 증거가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또한 살인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동기를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설 중반에 이르러 왜 제목이 가공범인가 깨닫게 된다. 그 중심에 고다이 쓰토무의 활약이 빛난다. 빈틈을 보이지 않게 질문하고 상황을 살피는 그의 추리력이 결과적으로 사건 해결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고다이 쓰토무의 등장은 앞서 백조와 박쥐였으며 짧은 등장에도 매력있는 인물이었다. 한 건의 살인 사건을 두고, 살인범을 찾아가는 과정은 피해자의 고등학교 시절로 향한다. 피해자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방문해 탐문하고, 그 시절을 기억할만한 인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사건의 연관 관계에 다다른다. 어떠한 일이 있었을 거라는 상황을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히가시노 게이고는 독자가 예상하는 틈을 벗어나 다른 트릭을 준비했다. 왜 가공범이 될 수밖에 없는가. 사건의 발생에는 주변 인물을 탐색할 수밖에 없는데 그중의 한 사람을 의심하기에 이른다.



 

살인범을 유추하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살인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독자의 감정을 두드리고 그 인물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말이다. 무심코 꺼냈던 말에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일도, 불행하게 만드는 일도 하지 않아야 한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고통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 같다.



 

진실에 다가서며, 가공범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증거가 없는 범죄 현장, 가짜 범인, 행적을 지우는 진짜 살인범. 그걸 파헤치는 고다이 쓰토무의 활약이 빛났다. 짜릿한 반전은 없었지만. 고다이 쓰토무의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그러고 보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휴머니즘과 사회성을 동시에 부각하는 글을 쓰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나미야의 잡화점같은 감동적인 작품을 많이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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