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평점 :
#호의에대하여 #문형배 #김영사
우리를 가슴 졸이게 했던 지난해 12월의 탄핵 사건과 함께 박수를 보낼 정도의 유려한 문장으로 판결문을 낭독하던 지난 4월의 감동. 그 감동의 눈물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이름을 알았다. 아마 전에는 나와 관계없는 인물이라고 여겨 그냥 흘러들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오래도록 회자될 그 이름을 기억하고 그가 전해주는 위로, 호의, 감동의 메시지를 읽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판결문처럼 그가 블로그에 썼던 일상과 책, 법에 관한 생각을 담은 책이었다. 일상의 소중함에 대하여, 일독을 권하는 책에 대하여, 사회에 바라는 법에 대한 글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의 블로그를 탐색해봤다. 일독을 권하는 책의 목록이 꽤 길었는데, 블로그에서 독서일기는 더 세분화되어 있고, 다양했다. 사법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고, 기행문을 포함한 일상에 대한 글들도 있었다. 명확한 법에 대한 논리, 나무에 관한 해박한 지식, 삶에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친구와의 관계 및 독서일기에서 내가 읽었던 책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꽤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써왔고, 법에 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착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법이 되기 위해 안팎으로 신경을 썼다고 해야겠다. 나는 저자가 판사 시절의 판결에 관한 단상을 보고는 드라마에 나왔던 판사들보다 더 좋은 판사 임을 알았다. 피고와 원고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을 건네는 판사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책 읽는 일을 가리켜 마음의 양식을 쌓는다고 말한다. 저자야말로 마음의 양식을 쌓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 다독가 임을 보여주었다. 그간 써온 120편의 글에서 그가 추구하는 생각과 법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하였다.
문형배 재판관의 글은 단순 명료하다. 착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법 하나가 ‘사전에 법을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 것이 넋두리를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재판 진행 중 증인의 불출석으로 재판이 공전될 뿐 아니라 증인이 법정에 나와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 이상 판사들의 오판이 예정된다고 했다. 법정이 진실과 정의의 전당이 되도록 증거와 증인의 증언을 통하여 사건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이다. 평소에는 관계가 없겠으나 만약 재판 중이라면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많았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법을 아는 사람에게 착하기를 요구할 것인가? 불가능은 아니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남는 방법은 착한 사람이 법을 아는 것이다. 그 길만이 법이 나쁜 사람을 지켜주는 도구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21페이지)
독서인으로서 저자가 말하는 책을 고르는 기준을 보자. 첫 번째, 저자를 보고 고른다. 두 번째, 주제어를 보고 고른다. 이런 기준으로 책을 고를 때 책 선택에 실패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 저자는 독후감을 쓰지 않는다는 거로 소소한 복수를 한다고 했다. 산 책을 다 읽는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읽으려고 구매했으나, 소장용으로만 전락되는 것들이 있다. 이럴 때는 안타깝다. 더불어 나의 독서법을 비교해본다. 좋아하는 작가, 특히 소설 그리고 나무에 관련된 책, 예술서적(미술서) 위주로 책을 구매하는데, 특히 예술서적은 소장용에 가깝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쌓아둔 책탑을 보며 언젠가는 꼭 읽을 거라고 다짐한다.
나쁜 사람은 있어도 나쁜 책은 없다. 어떤 책에서도 스승 또는 반면교사를 만날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께 독서를 권한다. 책이 여러분을 끌어올려줄 것이다. (126페이지)
문형배 재판관과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인물이 김장하 선생일 것이다. 한약방을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 인물이다. ‘사회에서 얻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었을 뿐이다.’라고 말한 부분은 유명하다. 살아가며 어떤 행동을 해야 하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몸소 실천하는 인물이다. 우리 삶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TV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았는데, 책을 다 읽고 우연히 SNS에 들어갔다가 저자의 책 홍보 영상을 보고는 반가웠다. 퇴임 이후의 저자가 사회에 좋은 면을 부각할 수 있는 인물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호의에대하여 #문형배 #김영사 #책 #책추천 #에세이 #에세이추천 #한국에세이 #한국문학 #삶의의미 #삶의철학 #공정한사회 #양형기준 #헌법재판소 #착한사람들을위한법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