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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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장바티스트 앙드레아의 네 번째 장편소설로 왜소증으로 태어난 석공예가 미모와 아름다운 비올라의 성장과 자유 그에 따른 투쟁을 다룬 작품이다. 세계 3대 문학상인 2023년 공쿠르상을 수상하여 걸작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감동적인 소설이다.



 

파시즘 혹은 독재는 역사 속에서만 있는 단어인 줄 알았다. 그에 가까운 것을 실제로 겪어보니 다시는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민주주의와 자유가 쟁취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노고와 핍박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의 목적으로 가지고 움직인 사람들이 많았기에 우리는 다시 과거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아도 되었다. 방심하는 사이에 반복될지도 모르는 환경에 처하고 보니 개개인의 감시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그녀를 지키다를 읽으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다. 누군가가 부르짖는 주장에 현혹되면 더 깊이 빠지는 모양새가 되며 자유를 위한 갈망을 부를 뿐이라는 거다. 누군가는 그 사상이 정착되지 않게 제재하고 강조해야 하는 법이다.






 

미모 비탈리아니는 왜소증으로 태어났으나 아버지를 돕다가 석공예 재능이 있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가 전쟁에 나가 죽은 후 어머니는 가산을 팔아 그를 조각가인 삼촌 치오 알베르토에게 보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알베르토는 위대한 조각가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미모의 재능을 탐내고 질투했다. 산피에트로 성당의 피에타상이 그를 조각으로 이끌었다. 조각상을 바라보는 그를 발견한 사제 돈 안셀모는 피에타가 슬픔에 잠긴 어머니라는 뜻이라며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아무도 오지 않는 밤, 묘지에 갔다가 새빨간 입술의 비올라 오르시니를 만나 삶이 변화한다. 비올라와 미모는 서로의 존재를 이끌어주는 관계에 가깝다. 비올라는 미모가 위대한 조각가가 되기까지 책을 읽히고 단련시키는 역할을 했으며, 미모는 비올라 곁에서 그녀가 자유를 갖도록 응원하는 상호보완적인 존재가 되었다. 미모 비탈리아니는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 비탈리아니라는 이름이었으나 미모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우리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유폐하는 겁니다. (48페이지)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문장이다. 왜 유폐했는지 그 과정을 찾는 여정을 다룬 소설이라 해도 되겠다.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다. 파시즘이 난무하는 시대에 정치에 빠진 오르시니 가문의 아들과 그를 지켜보는 정치인들, 그리고 가족들. 자유를 갈망하는 비올라, 위대한 조각가로 이름을 날리는 미모. 이 둘의 삶의 투쟁을 말한다. 미모가 주인공인 동시에 미모가 바라보는 비올라가 이 소설의 중심을 이끌어간다. 비올라로 말하자면, 서재에 있는 책을 거의 다 읽었으며 그런 만큼 지식이 풍부했다. 대학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부모는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연습을 했으며 미모와 친구들은 이에 기꺼이 동참했다. 그녀는 삶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를 갈망했다.

 



삶의 자유, 개인의 자유를 위해 투쟁한 이들은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그 꿈을 이뤄냈다. 한때는 다른 길로 들어서기도 했지만, 미래를 위해 잠시 돌아갈 뿐이었다. 파시즘에 빠진 인물을 지키는 방법 또한 아주 간단하다. 그를 고발하는 것. 감옥에 잠시 있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자유를 향한 길임을 깨닫는 일이었다.



 

지치고 힘든 일상에 단비 같은 책이었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통찰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수도원의 담장 아래 헐떡거리는 숨을 간신히 붙들고 있는 자의 지난 삶의 반추는 우리가 무엇을 잊고 있는지를 묻는다. 또한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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