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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닌 - 제2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하승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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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피부를 가진 소년을 주인공으로 하여 한국과 미국의 정치 상황을 비교하고, 피부색과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시선, 그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편견을 말하는 소설이었다.
내 피부는 파랗고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다. (7페이지)
차별과 편견이 드러나는 소설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한국에서도 파란 피부는 다른 사람들 틈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더군다나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므로 소설의 주인공은 이 모든 차별과 편견에 노출되어있다고 봐야 한다. 열세 살의 재일은 아빠와 함께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국 생활도 만만치 않았다. 파란 피부는 백인과 흑인, 갈색 피부를 가진 사람보다 더 낮은 단계에 있다. 파란 피부를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을 해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재일을 보면 사람들은 흠칫 놀라며 피했다. 미국에 도착한 재일의 생활이 쉽지 않을 거로 보인다.

엄마는 아픈 할머니를 보살핀다는 이유로 동생 재우와 함께 베트남으로 갔다가 미국으로 오지 않았다. 편견과 차별이 심한 장소에서 의지할 단 한 사람의 친구만 있어도 버티는 법이다. 클로이와 셀마 때문에 학교생활을 버틸 수 있었다. 클로이와 셀마, 강우 삼촌이 사고를 당하자 재일은 누군가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아무도 가지 않는 채석강에서 수영을 하며 후드를 눌러 쓰고 다닌다. 자기를 감추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여겼던 듯하다. 호기심과 멸시,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작가는 파란 피부 즉 블루 멜라닌을 가진 소년을 통해 편견과 차별을 말하고 싶었던 듯하다. 한국 사회와 정치 등을 덧붙여 우리가 살아가는 수많은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다. 아무에게도 드러나지 않는 삶. 아이들에게 구타를 당해도 조용히 넘어가려 한다. 실제로 파란 피부를 가진 인간이 태어난다면 모두에게 호기심의 대상일 것이다. 더군다나 재일에게 한국의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아빠는 소위 블루칼라라고 일컫는 직업을 가졌으며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다. 누구에게나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힘들었으나 미국에 가면 좀 더 나을 줄 알았다. 할머니와 아빠의 판단은 오산이었다.
재일에게 강우 삼촌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사람이었다. 클로이에게 벌어진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게임 고득점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시간에 힘을 키우라는 말을 했다. 비록 삼촌은 세계를 구경하고자 나선 여행에서 아이가 생기자 바로 돌아왔지만, 재일에게는 세상을 돌아보라고 말했다. 삼촌이 맸던 여행 배낭을 선물로 받고 떠날 결심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돌아보는 것이야말로 삶의 변화를 이끈다. 타인의 삶에서 내 삶을 바라보고 그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법이다.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떠도는 삶을 꿈꾼 적 있었다. 두려움에 시도를 못 했는데 소설 속 인물들은 과감하게 떠난다. 떠나는 발걸음에 용기와 도전이 엿보인다.
삼촌의 배낭에 물건을 채우는 재우의 표정이 상상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멀리 떠나려는 마음에 공감했다. 스스로에게 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처음 여행지는 당연하게 우리가 예상했던 나라였다. 비로소 마주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다른 나라로 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가올 두려움은 이미 경험한 바다. 타인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진짜 삶을 향해 나아가는 재일을 응원했다.
차별과 편견을 딛고 새로운 삶을 향하는 성장소설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소설을 읽으며 우리를 돌아보는 것 같다. 소수의 존재를 핍박하고 차별과 편견에 사로잡힌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블루멜라닌을 찾아 세계를 탐험하는 재일에게 모두의 응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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