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편지
아밀 지음 / 버터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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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이자 소설가인 김지현은 필명 아밀로 소설을 쓴다. 생강빵과 진저브레드에서 작가는 소설 속 음식에 대하여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읽는 책의 주제가 자주 겹친다. 읽어야 할 책을 선택하고 보면 비슷한 주제다. 책이 나에게 선택권을 주는가 보다. 이번에 함께 읽었던 책도 작품 속의 음식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작가는 한 권의 책과 문장들, 주제를 정하여 당신즉 독자에게 편지를 쓴다. , 음악, 소설, 미술 작품에서 사랑을 찾는다. 사랑이 스며드는 순간, 사랑의 감정들을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다.


 

우리는 죽음 앞에서 비로소 진실을 말할 수 있게 된다. 죽음이 우리 앞에 온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 있다. 캐서린 앤 포터의 창백한 말, 창백한 기수의 내용을 보자. 스페인 독감이 유행이던 시절 한 연인과의 관계를 통해 죽음과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묻는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는 게 어렵다. 입 밖으로 내지 못하다가 마지막 순간에야 진심을 전할 수 있는 것일까. 무의미했던 순간이 의미의 순간으로 바뀌는 시점은 이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섰을 때만 가능한가 보다.





 

이슬아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이슬아 작가와 남궁인의 서간문 연재 내용이 반가웠다. 두 사람의 서간문이 남성적 화법과 여성적 화법으로 정의하는 여론이 생길 정도였다고 하는데, 저자는 성차별적인 고정관념에 대하여 말한다. 남성과 여성을 대변하여 글을 썼던 게 아니었지만 타인이 보기에는 마치 편 가르기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나 보다. 첨예한 대립 속 주장들은 어쩌면 성차별을 해소하는 중요한 요소인 거 같기도 하다.

 


더보이즈의 Bloom Bloom노래를 예로 들었다. 아이돌 음악은 BTS 빼고는 잘 모른다. 그것도 자매 중의 하나가 BTS팬이라 자주 듣게 되었다. 책 속의 더보이즈 노래가 한 편의 시처럼 느껴졌다. 글로 보는 가사는 시다. 밥 딜런이 가수임에도 노벨문학상을 받지 않았나. 저자가 말한 노래의 가사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작가의 설명도 마음에 든다. “노래하는 화자가 소년인데, 상대방을 꽃으로 비유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꽃으로 비유한다는 점이에요.”라고 말했다.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하나의 의미로 다가온다. 내처 두 번을 들었더니 계속 귓가에 머문다.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를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것 같다. 작가는 이 동화를 설명하며 오스카 와일드의 삶의 한 단면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을 무척 사랑한 작가였다. 스캔들 때문에 감옥에 간 후 자기 아이들을 보지도 못하며 아이들의 인권에 관한 기사를 써 교도소법이 개정되는데 기여했다고 한다. 오스카 와일드의 삶과 생각이 들어있는, 자기의 모든 것을 내어주었던 행복한 왕자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

 


책 속의 음식에 이어 사랑에 관한 글은 우리의 마음을 미소 짓게 만든다. 사랑이야말로 모든 것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내가 그에게 눈길을 준 것도, 한 사람을 마음에 담기 시작한 것도 사랑 때문이었다. 그 사랑을 오래도록 지키려고 했던 노력은 꾸준함의 결과다. 내가 너를, 네가 나를 사랑하는 모든 분야의 사랑을 망라하여 우리에게 따스한 인사를 보낸다. 사랑의 인사를.


 

최근 베스트셀러 작가가 독자에게 보내는 에세이를 유료로 구독했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고 공유하며 같은 글을 읽는 사람들과 공감했다. 특별한 감정을 가졌다. 내밀한 감정들을 말하는 글을 읽고 다음 글이 전해질 시간을 기다렸다. 기다림이 즐거웠다. 독자에게 전하는 저자의 편지도 그러했을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다림의 시간을 즐겼을 것이다. 한 편의 글을 메일로 받아보면서 또 다른 기다림이 생겼다. 제인 오스틴에 관련된 에세이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꺼내어 읽었던 책은 그를 사로잡았을 것이다. 어떠한 순간에도 책을 꺼내어 읽는 걸 바라보며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책에 수줍은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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