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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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진보초 헌책방을 순례하는 에세이를 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헌책방은 마음의 안식처와도 같은 말이 아닐까. 서점 혹은 책방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책을 펼치게 되니 말이다. 갖고 싶은 책이 절판되었을 때 인터넷 헌책방이나 전국의 헌책방을 뒤져본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다시, 헌책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책이었다.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인기를 누렸다. 사람들에게 잊힌 책이 재출간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작품의 무대인 진보초 헌책방거리는 책방 순례를 온 독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책을 읽은 나도 도쿄의 진보초 헌책방을 찾아가 소설의 배경으로 나왔던 거리를 걷고 서점을 기웃거려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다카코가 아니라 진보초 헌책방거리인 것만 같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진보초 헌책방거리의 모리사키 서점의 2층의 좁은 방에서 잠이 오지 않은 밤, 한 권의 책을 발견하며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쌓아 놓기 마련이다. 점점 책에 빠져드는 다카코는 모리사키 서점과 진보초 거리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전에 읽었던 다른 책에서 진보초 헌책방 거리가 나왔던 게 기억났다. 일 년에 한 번, 헌책방 축제가 열리는 장소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축제가 열리는 거리,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 고서점을 기웃거리는 독서가들의 다양한 표정들이 상상되었다. 각자의 취향대로 전문적으로 다루는 고서점에 들어가 필요한 책을 구경하고, 사고 싶었던 책을 구하려는 풍경은 꽤 아름답다. 책을 정리하려고 했다가도 다시 안으로 들여놓게 되는 일, 다시 책을 사랑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책은 그런 존재다. 우울하거나 심심할 때, 자료가 필요할 때 책만큼 좋은 게 없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느끼는 감정들 같은 거 말이다.

 


삼촌의 권유에 의해 모리사키 서점에 온 다카코가 헌책방을 이어받을 줄 알았다. 외숙모가 돌아오고 삼촌과 함께 다시 떠나는 설정이 있지 않을까, 예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작가는 다카코가 서점에서의 휴식을 끝내고 자기의 일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물론 다카코가 서점을 떠났지만, 모리사키 서점은 안식처와도 같은 곳이기에 자주 찾아오고, 설레는 만남도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삶으로의 여정이었다.


 

진보초 헌책방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나를 상상해본다. 일본어를 알지 못해도, 그저 책이라는 존재에 감탄하지 않을까. 책이 있어 좋은 오후, 쿰쿰한 책 냄새가 왠지 그리워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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