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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뷰티풀
앤 나폴리타노 지음, 허진 옮김 / 복복서가 / 202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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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새로운 형태로 반복되어 나타난다. 우리가 읽었던 모든 소설의 원형은 고전 문학이 아닐까. 사랑과 결혼을 말할 때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변형되듯, 자매들의 소설의 원형은 늘 『작은 아씨들』이다. 앤 나폴리타노의 네 번째 작품 『헬로 뷰티풀』도 『작은 아씨들』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소설에서도 자매들은 누군가 아프면 내가 ‘베스’라고 했으며, 글 쓰는 사람을 가리킬 때는 ‘조’라고 말했다.
파다바노가의 네 자매는 인생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강점을 칭찬하거나 활용하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주었다. 줄리아는 설계자이자 리더였고, 실비는 독서가이자 신중한 목소리였으며, 에멀라인은 돌보는 사람, 세실리아는 미술가였다. (140페이지)
소설의 주인공은 네 자매와 윌리엄이다. 윌리엄은 말이 없고 자녀에게 애정을 베풀지 않은 부모에게서 자랐다. 세 살 때 죽은 누나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에 반해 줄리아 파다바노네 가족은 북적북적하고 자매들 관계가 좋다. 윌리엄은 줄리아와 사랑에 빠져 파다바노가의 일원이 되었다. 비로소 가족의 품으로 들어온 것이다. 네 자매 중 줄리아는 미래를 계획하는 사람이었다. 윌리엄의 성공적인 미래를 계획하고 싶어 했다. 농구 선수가 되고 싶은 그에게 역사학 교수로 이끌었다. 물론 윌리엄의 성공은 자신의 미래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네 자매 각자가 가진 특기로 마치 한 몸처럼 똘똘 뭉친다는 거다. 십 대에 임신한 세실리아를 엄마가 내치자 옆옆집에 살며 보살핀다. 엄마 또한 할머니에게서 내쳐졌으면서 달라질 수는 없었나. 부모가 했던 행동을 반복하지 않아야 하는데도 똑같이 행동하는 모습에 실망했다. 어쩌겠는가. 그게 인간인 것을.
엄마가 되면 여자는 아이를 더 챙기게 된다.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을 행동을 하고 선택한다. 줄리아가 딸 앨리스를 보호하려고 했듯. 윌리엄이 망가지기 전까지 그랬다. 줄리아는 성공의 길에 서 있고 싶었다. 생각해보면, 줄리아 스스로 성공하면 될 것을, 윌리엄을 성공시키는 조력자 역할에 만족했던 것 같다.
줄리아와 실비의 선택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가족이기에 아파하고, 가족이기에 서로를 챙겨줄 수 있었다. 50년 가까이 진행된 파다바노가의 일은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마치 사진처럼 닮지 않았는가. 자매들끼리 싸우고 말도 하지 않다가 어느 순간에 언제 싸웠느냐는 듯 웃고 서로를 위해 아파해줄 수 있는 게 가족이다. 가족의 울타리가 얼마나 큰 것인지 파다바노가를 통해 비춰준다. 자매들이 가진 특기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용서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어떤 사람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서 당신의 일부나 마찬가지일 때 그 사람의 부재는 당신의 DNA, 당신의 뼈, 당신 피부의 일부가 된다. (514페이지)
먼 길을 돌아 가족의 품으로 들어온 부분은 서로를 인정하는 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응원해줄 수 있어야 진정한 가족이지 않을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이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응원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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