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식료품점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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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언제나 존재했다. 과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가가 생긴 때부터다. 미국의 예를 들자면, 피부색으로 구별했으며 유색인이라 하여 함께 버스 타는 것도 금지했던 시대였다.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도 백인과 구별하여 차별했다. 긴 역사상 존재해왔던 차별과 정의, 종교, 인권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제임스 맥브라이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탄생과 경험의 역사로 인한 인종 차별과 종교를 소설로 풀어낸다. 어메이징 브루클린1960년대의 커즈하우스라는 도시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었다면, 하늘과 땅 식료품점더 앞서간 1930년대의 이야기다. 인종 차별이 더 심했던 때,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시기에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높인 초나와 치킨힐 주민들을 말하는 소설이다.

 


도시개발업자들에 의해 새로운 타운하우스를 계획 중이던 치킨힐의 오래된 우물에서 시체 한 구가 떠오르며 소설은 시작된다. 경찰은 이곳에 남은 유일한 유대인 노인 말라가를 살인 용의자로 점찍고 찾아가지만, 이야기를 나눈 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시체가 발견되기 전으로 돌아간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흑인들에게 물건을 파는 식료품점이었다. 식료품점의 딸인 다리가 불편한 초나는 식료품점의 2층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초나의 남편 모셰는 유대인으로 극장을 운영한다. 백인들에게만 열었던 극장을 흑인들도 오게 하며 많은 돈을 벌었다.




 


소설의 큰 축은 초나와 모셰다. 초나와 모셰를 돕는 네이트와 애디를 비롯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러 갈래로 진행되어 각자가 처한 상황에 삶의 다양성과 차별에 대처하는 법을 보여준다. 마을에서 흑인과 유대인, 백인이 서로를 대처하여 개인이 가진 것과 구별하기 위해 행동한다. 어떠한 일이 닥쳤을 때 가만히 앉아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사람과 정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의 차이다. 초나는 불의를 참지 못했다. 여성이라고 해서 주눅 들지 않았고, 배고픈 흑인들에게 말없이 먹을 것을 건네주는 사람이었다.


 

여기에 한 소년이 있다. 사고로 귀가 들리지 않은 아이, 부모가 없는 소년이었다. 네이트의 여동생의 아들 도도는 그를 시설로 보내려는 사람을 피해 초나의 보살핌을 받았다. 백인이자 KKK단원인 닥 로버츠에 의해 초나가 죽고 도도가 잡혀가자 마을 사람들은 힘을 합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도도를 구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편견과 차별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종교가 다르고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르다고 하여 차별했던 과거의 역사는 어쩌면 지금도 진행 중일지도 모르겠다. 방식만 달라졌을 뿐 인간의 마음에 뿌리 깊게 자리한 미국의 우월주의와 인종 차별은 현재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너무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정작 우물에서 발견된 시체는 누구인가를 잠시 잊었다. 중요한 사건은 잊고 차별과 종교적 이해 부족에서 오는 갈등에 집중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누군가 죽었었다는 걸 기억했다. 누군가는 여러 사람에게 오래도록 기억하는 삶을 살고, 누군가는 죽어 마땅한 삶을 사는 걸까.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도도가 갇혀있던 펜허스트처럼 인권은 무시된 장소에 감금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한 악조건에서도 도도는 몽키팬츠를 만나 위안을 받고 살아갈 수 있었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게 맞다. 몸짓 언어로 서로 소통하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행동한다. 치킨힐에서 영웅과도 같았던 초나와 비슷하다. 차별에 맞서 싸운 정의로운 사람을 기리기 마련이지 않겠나.


 

과거의 역사는 현재의 미래다. 역사를 비추는 거울처럼 이야기는 재탄생되어 우리에게 배울 점을 준다. 외국인 혐오와 인종 차별, 종교적 갈등을 넘어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과거보다는 현재,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나아야 하지 않겠나. 당연히 누려야 할 자유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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