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사가 들려주는 향기로운 식물도감
프레디 고즐랜드.자비에르 페르난데스 지음 / 도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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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하고 우아한 여성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향수로 탑 노트에서는 베르가못과 바이올렛 잎의 향기가, 미들 노트에서는 그레이프프루트 꽃과 백합, 불가리안 로즈, 일랑일랑 등의 향기로 기분을 안정시켜주며, 베이스 노트에서는 플로렌틴 아이리스, 앰버 그리스, 신성한 나무 등의 향이 느껴지는 향수. 내가 현재 사용하는 향수다. 출근 전에 살짝 뿌리면 퇴근 즈음에는 향기가 잘 느껴지지 않아 프레시하고 우아하여 여성적인 향수로 유명하다.

 

조향사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압권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를 기억할 것이다. 냄새에 천재적인 감각을 가진 그루누이가 스물다섯 명의 여성을 살해해가며 최고의 향수를 만든다는 내용에 압도되지 않았나. 무릇 조향사란 그루누이처럼 향기에 천재적인 감각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 책을 읽어보니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는 조향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소설적인 조향사를 기대했었나 보다.

 

인류가 키워온 식물에서 향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고대의 역사와 함께 비출 뿐 아니라 38명의 조향사와 향이 나는 38가지 식물의 종류들을 설명한다. 더불어 향기 나는 시굴과 어울리는 요리법까지 수록되어 있다. 향기나는 식물을 이용하여 만든 다양한 향수를 소개하고 있다.

 

향수는 그 향수를 뿌리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그 메시지는 간단하고 명료해야 한다. 일종의 슬로건이고, 슬로건의 힘은 단순함이다. 향수, 그것은 음악과도 같고, 서서히 사라져가며,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다. (83페이지)

 

향기로운 식물의 향이 들어간 나무와 꽃을 이용해 향수를 만드는 과정과 향수를 만들기 시작한 과거의 역사를 함께 들여다볼 수 있다.

 

지름이 10cm정도 되는 서양 자두의 일종인 베르가못은 프레시한 청량감이 특징이다. 초기 수확한 에센스는 풀 향이 강하고 수확 끝 무렵의 에센스는 짙은 꽃향기를 가지고 있어 품질의 균일화를 위해 두 가지를 섞어서 쓴다.

 

향수 만들기 체험을 한 적이 있다. 꽃향기가 진한 향기보다는 우드 향을 넣어 사용하고 싶어 샌달우드와 시더우드, 뮤겟을 사용해 향수를 만들었다. 향이 꽤 좋아 함께 수업을 들은 사람들은 내 배합을 따라 했다. 한의학에서 백단향이라고 하는 샌달우드도 책에서 나온다. 지나친 벌목으로 인도에서는 매우 귀한 원료가 되었다.

 

주변의 많은 식물이 향수의 원료로 사용된다. 에센스를 추출하여 향수로 이용하고 몇 가지의 향을 배합하여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의 스토리 및 향수를 만드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의 이야기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향수를 시향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무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을 식물도감이다. 식물에 관심있는 분들, 향수를 좋아하는 분들이 읽으면 더욱 지식이 풍부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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