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우울 - 우울한 마음에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다
이묵돌 지음 / 일요일오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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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서 우울증처럼 흔한 병이 있을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날씨가 흐릴 때 혹은 기분이 울적해지면 우리는 우울하다고 말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괜히 그 사람의 마음을 살폈던 거 같다.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우울증의 원인이 될 것이므로.

극단적인 우울까지는 아니어도 현대 사회에 적응하려면 어느 정도의 우울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저자는 자신이 겪은 우울장애에 대하여 말한다. 우울증을 숨기기보다는 감기나, 일상적인 병처럼 드러내어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보기에 우울증이라는 것은 해결하기 힘든 거로 인식한다. 하지만 저자처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면 분명히 효과를 보는 것이 있을 것 같다. 이걸 아는 사람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우울에 대한 글을 썼지만, 정작 우울증에 대한 해답은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누군가 상대방이 원하는 답을 주면 얼마나 좋겠냐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타인을 이해해보려는 마음일 것이다. 우울장애를 있는 그대로 서술하는 작업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이므로 우울에서 벗어나기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우선 작가를 이해해보자. 저자가 다섯 살 때 죽은 아빠와 너만 아니었으면 내 인생은 달랐을 거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초등학교 때 엄마에 의해 정신병원에 갇혀 자살 시도를 한 후에야 병원을 나갈 수 있었다. 가정폭력과 학교에서의 따돌림과 학교폭력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우울을 극복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지금 우울해 죽겠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 의미 없이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쪽이 나았다는 정도다. 적어도 내 경우엔 그랬다. 배타적인 태도로 주위의 모든 인간관계를 등지고, 취미와 일들을 접어버리는 얘기가 아니다. 해결해보려는 노력은 못 할지언정 날 더 우울하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는 것. 내가 생각하는 빼기의 미덕이다. (209페이지)

 

우울장애를 극복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저자는 2018년 술에 취해 다량의 수면제를 삼켜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다. 그 무렵의 그는 진심으로 죽고 싶었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삶을 선택했다. 살아있다는 게, 숨을 쉬고 있다는 게 좋은 일이었다는 것을 느꼈기를 바랐다.

 

우울한 사람은 노력하지 않아서 문을 못 여는 게 아니다. 스스로 문을 열 수 없기 때문에 우울한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우울장애라고 하는 것이다.

극도로 우울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냉철한 판단이나 문제 해결 능력 따위가 아니다. 그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며, 믿음에 대한 되새김질이다. (220페이지)

 

하루하루 살아내다 보면 내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않을까. 나를 지켜주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희망적인 마음을 갖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신의 우울을 정면으로 들여다보는 일 또한 중요하다. 왜 우울한 것인지 그 원인을 찾고 극복하려는 마음이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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