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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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소설에서 만난다. 인생의 경험이 부족하다고 여길지라도 소설 속 상황을 내 삶과 대비해보며 인생을 배우는 것 같다. 언제 나한테 일어나지 않을 거라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내 주변에서 혹은 가족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무시하지 못한다. 우리가 범죄에 가담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 어떤 것도 단언하지 못할 것이다.

 


8년 전의 아픈 기억을 안고 있는 데이비드 벡은 죽은 아내와 자신만 알 수 있는 암호로 된 이메일을 받는다. 아내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 그리고 기념일. 아내는 8년 전에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되었고, 아직도 고통스러운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벡이었다. 메일을 확인해 볼 문제의 시간. 메일을 열었을 때 기억보다 좀 더 나이가 들어 보이는 엘리자베스의 움직이는 모습이 있었다. 누군가의 잔인한 장난인지, 정말 아내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아내가 건넨 문장,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라는 당부 때문에 그는 직접 알아보기 시작한다.


 




아내가 살해되었던 장소, 샤르메인 호수에서 두 남자의 오래된 사체가 떠오르며 데이비드 벡은 그들을 살해했다는 용의자로 의심받는다. 더불어 죽은 아내도 살해했을 거라는 경찰의 의심에 벡은 8년 전의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지나고 보니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다. 그때의 벡은 슬픔에 빠져 진실을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아내의 시신은 그녀의 아버지가 확인했다. 그의 장인 호이트는 FBI였으므로 당연하게 알아보았을 거로 생각했다. 8년 전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철저한 준비였다. 탁월함과 위대함은 바로 그 부분에서 갈린다. 위대한 사기꾼은 자신의 자취를 완벽히 감출 수 있으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만일의 사태에 철저히 준비하는 법이다. (56페이지)

 


2001년에 출간된 작품이다. 제프리 디버를 포함하여 이 작품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는데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전개되는 스토리에 심장이 쫄깃했다. 그들의 과거, 깊이 숨겨두었던 진실 한 조각. 사랑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부유했다.


 

악인은 확실한 악인으로 그린다는 점. 용서를 구하는 설정으로 두지 않았다. 래리 갠들은 악인을 위해 충성을 바치는 인물로, 두 손가락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북한 출신의 살인병기 에릭 우는 단 한 번의 시선에서도 공포심을 자극한다. 헤스터 크림스타인 변호사는 홀드타이트, 용서할 수 없는에도 활약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 중간에 헤스터가 벡의 변호를 더 이상 맡지 않겠다고 했을 때 실망스러웠는데 사람에게는 신뢰가 중요한 법이므로 이해할 수는 있었다.





 

누구를 탓하랴. 정의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과 무관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타이리스처럼 티제이를 보살펴 주는 의사 벡을 위해 불법을 저지를 수 있는 저돌적인 아버지도 발견할 수 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도 있으며 그로 인해 새 생명을 얻고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생기는 법이다.

 


소설을 읽게 되면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주인공이 불법을 저질러도 충분한 이유가 있을 거로 여기는 게 문제다. 지극히 도덕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에도 주인공을 지지하게 되는 것이다. 무언가 활력소처럼 여기는 것 같다.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삶에 대한 동경이라고 할까. 심심하게 사는 것 같은 나보다는 적극적인 삶을 사는 주인공을 부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스릴러를 읽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박진감 있는 전개, 감춰두었던 비밀과 드러나는 진실에 열광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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