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자들
루크 라인하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 중 사람들이 가장 좋아했던 게 E.T.. 물론 시고니 위버가 주연했던 에이리언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말이다. 우리의 상상 속의 세계가 펼쳐지면 한동안 외계인과 우주에 대한 생각들이 끊이지 않았다. 수많은 SF영화나 소설을 보며 외계인이 나타난다면 어떨 거라는 생각은 역시 영화적 상상력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외계인이 나오는 소설이 출간되었다. 루크 라인하트의 소설로, 털북숭이 비치볼 크기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어부인 빌리 모턴이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발견했다. 물속에서 튀어 올라 바다에 던져도 물고기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처음엔 그것이었다. 부두에 내려 집으로 돌아오는데도 털북숭이 물고기가 따라왔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저게 뭐예요?’ 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장난감처럼, 강아지처럼 데리고 놀았다. 빌리는 그것을 루이라고 불렀고, 아이들은 재미있는 물고기(Funny Fish)를 줄여 ‘FF’라고 불렀다.


 

FF는 빌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지능이 뛰어났다. 처음엔 텔레비전을 보더니 진보잡지를 읽었고, 아이들의 컴퓨터를 통해 지식을 습득했다. 아이들의 습성이 무언가를 숨기지 못한다. 빌리의 아이들도 FF들과 놀았던 이야기들을 친구들에게 했다. 아이 친구들이 놀러와 FF와 놀다가 다치는 일이 발생해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존슨 요원은 FF가 엄청난 기능을 탑재한 로봇일 거라 생각했다.


 


 

 

루이와 친구들은 왜 지구로 왔을까. 미국 정부 측에서 받아들이기에는 FF라는 존재들이 너무 위험했다. 그들의 생각이야 뻔하다. 잘못하면 테러리스트로 변할 수 있기에 예의 주시해야 했다. 젊었을 때 히피였던 빌리는 루이를 대하는데 스스럼이 없었고, 루이를 잡으려는 정부 측에게도 시니컬하게 농담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가족 혹은 친구처럼 루이를 보호하려 들었다.

 


루이와 친구들은 컴퓨터 조작으로 은행과 기업의 돈의 흐름을 파악해 그 돈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그 일을 빌리에게 시키는데 빌리는 아무렇지 않게 루이와 친구들에게 동조한다. 아이들이 루이에게 FF라고 불렀듯 FF들은 그저 지구에서 재미있게 놀다 가고 싶었다. 그들이 하는 일도 재미를 위해서였다. 어린아이들처럼 마치 장난을 치듯 정부를 가지고 놀았다. 그들이 지구로 온 이유는 오로지 즐거움을 위해서라고 말한 것처럼.


 

그럼에도 미국의 여러 문제점을 꼬집었다. 기업의 탈세 및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 총기 규제에 대한 생각들이었다. 아무런 상관없는 남의 내전에 끼어들어 양편 모두와 싸우게 한다는 것들을 소설을 통해 말했다. 인간 문명의 중심에 있는 탐욕과 힘에 대하여 말한다. 인간이 욕망은 탐욕과 힘은 인간의 행복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 더불어 영원한 것 또한 없다. 인간들은 완벽한 삶을 꿈꾸느라 삶을 완벽하게 만들지 못한다.’ (249페이지) 발췌 문장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주제가 아닐까 한다. 변화에 맞서 싸워야 삶의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다.


 


 

 

죽음은 인간을 비껴가지 않는다. 늙어가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소설의 제목답게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서 찾아온 것 같지만 삶과 늙어간다는 것, 혹은 죽음에 대하여 말했다.

 


우리에게 죽음은 항상 바로 모퉁이 너머에 있는 것처럼 보여. 그래서 사는 것에 쉽사리 정신을 집중할 수 있지.

죽음은 매 순간 어디에나 있어. (464페이지)

 


유머와 해학이 있는 소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에 대한 탐구라고 해도 좋겠다. 작가와 비슷한 나이로 설정된 빌리는 루이가 외계인이어도 마음을 닫지 않는다. 루이나 다른 FF들처럼 한바탕 놀이에 참여하는 느낌이었다. 매 순간 어디에나 존재하는 죽음 앞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탐욕보다는 소소하지만 가족과 함께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처럼 중요한 것도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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