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이 내적으로 그리고 외적으로 우리의 자아상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을 때, 그리고 우리가 행위와 사고와 감정과 소망에 있어서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의 사람이 되었을 때, 그것을 자기 결정적 삶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16페이지)
자기 결정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개인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문학이 그 역할을 한다고 했다. ‘문학작품을 읽으면 사고의 측면에서 가능성의 스펙트럼이 열립니다.’ 라고 했다. 문학작품은 우리가 경험한 것 혹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을 살게 된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상상력을 펼치게 되는데 ‘다양한 삶의 흐름을 상상해 볼 수 있고, 더 많은 직업과 사회적 정체성, 인간관계의 다양한 종류를 알게 된다.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명확한 정체성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독서보다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이야기를 직접 쓰는 일이라고 밝혔다. 문학작품을 읽으며 다른 삶을 상상해 보는 것과 달리 쓰는 작업은 직접 그 인물이 되어 서사를 펼치는데 있는 것 같다. 더 구체적인 삶을 계획하고 살아보는 경험이 아닐까 싶다.
자기 인식을 위해 시선을 어디로 향해야 할까. 어떤 사람이나 사건에 대해 가지는 감정을 알고자 한다면 그 맥락과 상황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선을 내부로 돌려 나와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밖으로 돌려 타인을 이해하려 할 때와 같은 시선으로 나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자기 인식은 과거의 불분명하고 혼란스러운 형태로 존재했던 경험들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한다. 선택된 특정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자기 안에서 나가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자기가 어떤 사람이 아닌지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