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의 인생공부 - 대작가의 문장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 수채화 59점 필사의 발견
헤르만 헤세 지음, 김정민 엮음, 배정애 캘리그래피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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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는 하나의 세계를 깨고 나와 자신만의 삶을 살기를 바랐다. 『데미안』에서 싱클레어라는 이름의 주인공을 통해서였다. 싱클레어는 곧 헤세 자신을 나타낸 거라고 볼 수 있다. 구도자의 길을 가려다가 뛰쳐나와 작가가 되었다. 헤세는 주로 자아성찰을 다룬 글을 썼다. 그러한 그의 글을 모은 글이 이 책이다. 좋은 문장을 골라 필사를 할 수도 있다. 

 

헤세의 소설 몇 권과 수채화가 수록된 에세이집을 한 권 읽은 적이 있어 이 책에 수록된 그의 그림들은 낯설지 않다. 저 먼 숲 혹은 바닷가의 풍경이 그려져있는 그림이다. 초록빛으로 물든 숲. 푸른 바다 저 멀리 보이는 파란 하늘. 그리고 다양한 건물들. 구불거리는 길. 마치 그 길에 서 있는 헤세를 가르키는 것만 같다. 

 

 

이 책을 읽기 전 이석원 작가의 에세이를 읽었는데 헤세가 추구했던 것과 닮아 있어서 놀랐다. 자신에게 깊이 다가가다보면 깨닫는 게 결국 삶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었다. 이석원 작가가 그랬고 헤세가 추구했던 것이었다. 

 

 

내가 이룬 것을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마라.

세상의 잣대로 평가하지도 마라.

 

내가 이룬 것이 있다면,

그것을 평가하는 기준과 잣대는 나로부터 나와야 한다.

그래야 나다운 삶,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 수 있다. 

 

타인의 인정과 평가에 영향을 받는 것은

곧 타인의 삶을 사는 것이다.  (22페이지, 타인의 인정에 목매지 마라)

 

우리는 종종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보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신경 쓴다. 하지만 헤세는 타인의 인정과 평가에 영향을 받는 것은 타인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처럼 중요한 문장도 없는 것 같다. 이 문장 외에도 많은 문장들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들을 말했다. 『데미안』에서도, 『수레바퀴 아래서』도. 다른 무엇도 아닌 '나를 사랑하기'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뜻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걸 원해야 한다.

가슴 깊은 곳에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몸과 마음을 다해 실현하려 힘써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나를 알게 된다.

그게 나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다. (24페이지)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해 실현하려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생각에만 머물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면, 주저하지 말고 행동하라.

행동은 결과를 가져온다.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한 걸음 성장한다.

그러므로 그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지금 여기에서 당장 실천하라.

생각을 머릿속에만 저장하지 말고

세상으로 꺼내 빛을 발하게 하라. (102페이지)

 

 

또다른 문장도 살펴 보자. 

 

거꾸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고정된 사고 체계에서 벗어나

뒤집기, 분해하고 재구성하기 등의 새로운 생각법으로 접근한다면

좀 더 유연해진 사고체계와 창의적인 뇌 활동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고정관념과 매너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성장을 막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116페이지)

 

대기업은 잘 모르겠지만 관공서의 경우 한 부서에서 오래 근무하지 못하게 한다. 3~4년에 한번씩 다른 부서로 발령을 내는데 그 이유가 매너리즘때문이 아닐까 한다.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다보면 본인은 인지하지 못해도 타인들은 바로 보이는 그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헤세는 그걸 말했다. 

 

흔히들 자신의 전성기 또는 삶의 빛이 가장 찬란할 때

인생의 의미와 확연해지고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은 모든 의미와 의의와 상실된 순간에

가장 의미 깊은 것이 된다. 

삶이 순조로울 때는 미처 돌이키지 못하는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반추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그러니 삶이 힘들 때일수록 자신의 인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150페이지)

 

삶을 살다보면 우리 앞에 수많은 상실을 경험하게 되다. 하지만 그 상실을 계기로 우리는 성큼 성장할 수 있다. 비록 힘든 삶이어도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삶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사랑에 실패해도 마찬가지다. 사랑의 슬픔에 빠져 있다가도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힘을 얻는다. 우리가 살아갈 힘을 얻게 될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배정애 캘리그라퍼의 손글씨를 삽입해 손글씨의 아름다움을 알게 한다. 캘리그라퍼처럼 예쁜 글씨를 쓰고 싶지만 남자 글씨체라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없어 안타깝다. 책사진에 가끔씩 사용하는 꼬마 고무신도 캘리그라퍼인 지인이 그려주신 거다. 이참에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그 깊은 질문에 빠져있다면 헤세의 문장들을 읽고 써보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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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2-28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필사를 많이 하는 게 새해 계획 중 하나입니다.
또 하나의 계획은 단편 소설의 줄거리를 써서 이곳에 하나씩 올리는 겁니다.
제가 읽은 책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정리맨, 아니 정리우먼이 되어야겠다고 다짐! 다짐! ^^
글쓰기에 도움이 될 걸로 믿습니다.

Breeze 2021-01-11 11:47   좋아요 0 | URL
새해엔 필사도 많이 하시고, 정리우먼이 되시기 바라요.
어느 정도 내용을 적어도 자세한 줄거리가 생각나지 않더라고요. ㅠ.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