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의 오로르는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르다. 오로르는 자폐증이라 불리기도 한다. 말을 하지 않는 오로르는 조지안느 선생님으로부터 태블릿으로 글을 쓰는 법을 배웠다. 작가인 아빠보다도 빨리 쓴다. 오로르에게는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 사람의 눈을 바라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조지안느 선생님만 그 신비한 능력을 알고 아빠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열네 살 언니 에밀리와 함께 돌아오는데 언니와 같은반인 도로테 일당이 다가와 에밀리와 오로르를 놀린다. 오로르를 가리켜 저능아라고 놀리자 오로르는 태블릿에 글을 써 보여준다. 어젯밤 엄마한테서 저능아라는 말을 들었던 걸 말한 것이다. 깜짝 놀란 도로테가 씩씩 거렸다. 

 

 

엄마는 행복해지고 싶다. 엄마의 속마음은 아직도 아빠를 그리워하고 있지만 집을 나간 아빠는 클로에랑 살고 있다. 오로르는 아빠의 집과 엄마의 집을 오가며 살고 있다. 열네 살 언니는 늘 화가 나 있다. 파리에서 살다가 메종 루지 거리의 퐁트네에서 사는 게 마땅찮다. 오로르는 참깨라는 세상에서도 살고 있다. 참깨 세상에서 오로르는 오브와 단짝이다. 참깨 세상에서는 빵집 주인이나 오브와 태블릿 없이도 말할 수 있다. 참깨 세상은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도, 엄마 아빠도 행복하게 지내고, 모두가 아무 걱정이 없는 곳이다.  오브는 힘든 세상에서는 함께 살 수 없어도 제일 친한 친구다.

 

언니 에밀리에게도 친한 친구가 있다. 루시 언니는 아름다운 시 같다고 할만큼 수학을 잘한다. 에밀리 언니의 생일날, 엄마와 루시 언니와 함께 괴물 나라에 갔다. 그곳에서 도로테 일당을 만나 루시 언니를 놀리자 루시 언니가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경찰관이 와서 루시 언니를 찾고, 루시 언니의 엄마는 에밀리 언니와 엄마에게 책임을 물으며 마구 호통을 친다. 루시 언니를 찾지 못할 시 엄마의 직장인 은행에 가서 직장을 다니지 못하게 하겠다고 소리를 쳤다. 어떻게든 루시 언니를 찾고 싶은 오로르는 참깨 세상에서 오브를 불러 힘든 세상으로 나와 다시 괴물 나라로 갔다.

 

 

더글라스 케네디가 쓴 이 소설은 어쩌면 자폐아 증세가 있었던 아이를 둔 아빠의 마음으로 썼다. 엄마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 엄마가 아빠를 아직도 사랑하는 걸 알면서도 클로에가 아이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 뚱뚱한 루시 언니가 자신을 좀더 사랑했으면 하는 마음들을 나타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선한 마음을 가졌다. 다른 사람들은 오로르의 능력을 믿지 못하지만 루시 언니를 찾으려는 주베 형사도 오로르의 신비한 능력을 인정하고 도움 받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와 다른 사람을 종종 틀리다고 말하지 않는가. 나와 혹은 우리와 조금 다를 뿐이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내 기준에 맞추어 상대방을 틀리다고 규정 짓는다. 우리 주변에 이러한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우리가 얼마만큼 마음을 열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우리가 어떤 마음인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을 소설이다. 조안 스파르의 삽화는 무척 재미있다. 오로르의 모습을 마치 꼬마 악당처럼 그렸다. 그것도 아주 귀여운 악당처럼. 아주 작은 장난꾸러기처럼도 보이는데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입가가 늘어진다. 오로르의 엄마처럼 행복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다고 여겼지만 한순간의 결정이 엄마를 슬프게 했다.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아이, 오로르. 오로르의 마음에 귀기울여 보자. 오로르처럼 생각하다보면 이 세상은 힘든 세상에서 참깨 세상처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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