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를 다시 읽으며 진 웹스터의 작품을 찾던 중 『키다리 아저씨』의 후속작이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인터넷 서점에 검색했으나 종이책은 보이지 않고 전자책으로만 있었다. 바로 구매하여 읽으려고 PC에서 크레마루나를 켰더니 파일이 보이지 않았다. PDF파일만 보이지 않은건지 잘 모르겠다. 할 수 없이 휴대폰으로 읽었는데, 종이책 그대로 PDF 파일로 변환시킨 것이라 글자가 너무 작아 눈이 아팠다. 그래도 읽고 싶은 마음에 휴대폰에 눈을 맞췄다. 원래 음성으로 책을 읽으면 다른 생각이 들어 잘 사용하지 않는데, 이 책은 읽다가 산책 나가는 길에 이어폰을 꽂고 들었는데 다른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책 내용에 집중했다. 이런 적 처음이었다. 역시 재미있고 기대감 있는 책은 음성으로 들어도 좋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친애하는 적에게』는 『키다리 아저씨』의 다음 이야기로 샐리 맥브라이드가 주인공이다. 주디 애봇은 저비스 펜들턴과 결혼생활을 즐기고 있고 존 그리어 고아원의 평의원 회장인 저비스로부터 고아원 원장을 맡아 줄 것을 제안 받는다. 존 그리어 고아원 원장으로서 리펫 원장의 잔재물을 새로 바꾸며 의욕적으로 일하는 샐리 맥브라이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샐리 맥브라이드는 주디의 대학 친구로 주디를 좋아했던, 그래서 저비스의 강한 질투를 받았던 지미의 동생이기도 하다. 샐리는 주디와, 약혼자 고든, 그리고 고아원의 파견 의사인 로빈 맥클레이 씨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저비스와 주디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존 그리어 고아원에 도착해 100여명의 아이들에 둘러 싸여 고군분투한다. 일단 아이들이 먹는 음식물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입을 옷과 아이들이 머무는 환경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고자 한다.

 

약혼자 고든이 보내주는 많은 물품과 선물들, 주디와 저비스의 강력한 응원과 물건으로 존 그리어 고아원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아이들을 위해 숲속에 캠핑장을 만들고 그것을 만들기 위해 지미와 지미의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

 

샐리에게는 약혼자 고든이 있지만, 그 누구보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있으니 고아원의 파견 의사 로빈 맥클레이 씨다. 맥클레이 씨는 마치 저비스를 보는 듯 퉁명스럽고 차가운 성정을 지녔다. 하지만 샐리와 함께 고아원의 아이들을 지켜보며 점점 사람다운 사람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제목에 누구를 가리키는 가 하면 바로 로빈 맥클레이 씨를 가리켜 '친애하는 적'이라 부른다. 그 어떤 애칭보다 사랑스러운 애칭이 되어간다. 샐리는 주디와 고든, 맥클레이 씨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오로지 맥클레이 씨에게만 애칭을 붙여주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샐리는 존 그리어 고아원을 아이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꾸며주는데 온 열정을 다한다. 더불어 고아들이 좋은 가정에서 살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입양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선다. 고아가 되어 고아원으로 들어오게 된 사정, 최선을 다하여 입양을 보내 보지만 파양되어 다시 돌아오는 걸 보며 마음 아파 한다. 고아원에서 일하면서 주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주디가 원했던 것들을 생각해 좋은 가정에 아이들을 보내고 싶어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고아원을 장소로 하는 소설이기 때문에 고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갖가지 사연을 가진 아이들과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피부색이 흰 아이들만 입양하려는 입양 부모들을 꼬집는다. 부호 J. F. 브레틀렌드 씨가 아내와 함께 여자 아이 한 명을 입양하고자 한다. 원래는 피부색이 까무잡잡한 다른 아이를 입양보내려고 했으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며 갔던 장소에서 알레그라를 보고는 반하여 그 아이를 입양시키려 한다. 오빠 두 명과 떨어뜨리는게 좋은지, 주디의 마을 떠올리며 알레그라에게 가정을 만들어주는 게 좋은 것인지 고민한다. 알레그라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맥클레이 씨가 나타나 오빠들과 떨어져서는 절대 안된다며 딱 잘라 말한다.

 

나중에 존 그리어 고아원에 불이 나고 이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이 내용을 본 J. F. 브레틀렌드 씨는 고아원에 찾아와 알레그라와 그 오빠들 모두를 입양한다. 이 부분은 무척 감동적이다. 가족들을 떨어뜨리는 게 옳은 것인지 가족을 만들어 주는 게 좋은 것인지 고민하였던 샐리에게 해답을 준 모습이기도 했다.

 

『키다리 아저씨』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고아원에 얽힌 이야기와 점점 고아원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샐리의 성장과 사랑, 그리고 주디와의 우정을 보게 된다. 역시나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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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5-25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키다리아저씨의 후속작이 있다니. 한번 봐야겠어요^^

Breeze 2020-05-25 21:20   좋아요 0 | URL
종이책으로는 없고 전자책으로만 있었어요. PDF파일이라 글자 크기가 좀 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