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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일 - 지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스탠리 피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 타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문장, 아름다운 문장, 간결한 문장을 쓰고 싶다. 문장이 아름다운 작가로 김훈과 김연수 작가를 꼽을 수 있다. 김훈 작가의 문장을 읽고 있노라면 늘 감탄을 하곤 한다. 간결하고 날카로운 그러면서도 정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누군가 그랬다. 가장 아름다운 문장은 처음 쓰는 문장이라고. 어느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문장.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책을 읽어야 하고, 자신의 문장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책 속에서 읽은 좋은 표현을 마음에 새기고 흐트러짐이 없는 문장을 쓰고 싶은 건 모든 글 쓰는 사람의 염원일 것이다.
문학이론가이자 비평가, 법률학자인 스탠리 피시의 좋은 문장을 쓰는 글을 읽으며 느낀 건 역시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사랑받는 작가들 제인 오스틴과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버지니아 울프, 샐린저의 문장을 발췌하여 문장의 형식을 말하고, 종속 혹은 병렬, 풍자 형식의 글을 쓰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한다.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첫문장과 마지막 문장일 거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쓸때 첫문장 때문에 고민하고 마지막 문장때문에 애가 타는데 좋은 문장을 쓰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나는 문장을 관찰하는 사람이다. 순수 미술이나 좋은 포도주를 음미하는 사람들도 이다. 나는 좋은 문장을 음미한다. "우와, 참 대단하지 않아?", "저 문장 좀 보라고!" 라는 감탄을 이끌어내는 문장을 찾아 헤매는 일이 내 업이다. (12페이지)
글을 내놓을 때 늘 부끄럽다. 글쓰는 방법을 정식으로 배운 것도 아니고, 좋은 글을 읽으며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다. 다른 분들의 글을 볼 때면 부럽다. 어쩌면 그렇게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구사하는지. 늘 배우는 자세로 글을 읽고 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글쓰기 관련 책을 읽는다고 해서 능력이 금세 일취월장 하지는 않는다. 수많은 글을 읽고 쓰며 노력을 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무작위로 단어들을 열거한 목록을 넘어서 문장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문장 쓰기를 연습하고, 자신이 쓴 문장이 어떤 것인지 설명하는 일을 되풀이한다면, 자신이 쓰는 내용이 언제 실패로 돌아가는지 알게 되고 써놓은 문장이 별개 항목의 정보 더미로 전락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점 또한 파악하게 된다. (58페이지)
어떤 작가처럼 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 새 글을 업로드 하고 그러다보니 좋은 글 즉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위 발췌 문장에서처럼 문장 쓰기를 연습하고, 자신이 쓴 문장이 어떤 것인지 설명할 수 있다는 건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오른 사람의 행동일 수도 있겠다.
아래 문장은 헤밍웨이가 작가들에게 제공한 조언이다.
문장을 짧게 써라. 명료하게 써라. 영어에 어원을 둔 간단한 단어를 써라. 중복을 피해라. 형용사를 피해라(에즈라 파운드에게서 배운 교훈이다). 자신을 빼라. (124페이지)
내가 쓴 문장을 다시 읽고 있노라면 형용사가 많고, 중복된 단어가 많다. 헤밍웨이의 조언은 작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적용되는 방법이다. 짧은 문장으로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
글을 쓸때 가장 중요한 것이 첫문장과 마지막 문장이다. 물론 중간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첫문장과 마지막 문장처럼 중요한 게 없다. 첫문장 때문에 소설을 중도에 읽기를 포기한 적도 있을 정도다. 마지막 문장 또한 마찬가지다. 어떻게 마무리를 할 것인가. 무엇보다 중요한게 깔끔한 마무리인데 나는 늘 마지막 문장이 어렵다.
문장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문장의 형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어떠한 형식으로 글을 쓸 것인가. 논리적 형식에 맞게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가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어떠한 내용으로 어떠한 문장을 쓸 것인가. 결국 구체적인 연습을 통해 논리 형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자, 이제부터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기회가 될 때마다 다시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