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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카카오 프렌즈 시리즈를 읽기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왔으나 잘 알지 못했던 캐릭터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어피치, 라이언을 읽었고 이번에는 튜브다. 사실 튜브란 이름도 몰랐고 오리 주둥이 같이 생겼다라고만 생각했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튜브의 특성을 볼까. 작은 발을 부끄러워하는 소심한 성격이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나면 입에서 불을 뿜으며 밥상을 뒤엎는 미친 오리로 변신한다고 한다. 화가 나 있는 튜브가 초록색인 이유다. 스스로 시팔이라 부르는 하상욱과 카카오 프렌즈 튜브가 만났다. 하상욱 특유의 센스를 만날 수 있다. 그의 시를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시를 읽다가 생각지 못한 것에 파안대소를 터트릴 준비를 해야 한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g/hglim69/temp/20190807134619925565.jpg)
싫은 사람과 잘 지내는 법은
서로 안 보고 사는 것뿐이다. (12페이지)
라고 한 부분을 보라. 사실 싫은 사람과 잘 지내기란 힘들다. 얼굴을 마주해도 껄끄럽고 가장 좋은 건 안 보고 사는 것뿐이다. 살아가면서 그런 사람을 만들지 말자고 생각 했는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불편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내가 잘못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하상욱의 글은 이처럼 허를 찌른다. 입 밖으로 내보지 않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것을 확 내지른다고 해야할까.
누군가의 비밀을 지키는 이유는
비밀을 지키고 싶어서가 아니지.
그 사람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지. (38페이지)
누군가의 비밀을 알았다고 치자. 어느 누군가에게는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 그래도 절대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 사람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 또한 친구를 보호하고 싶어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들이 있다. 때로는 그 친구를, 때로는 연관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 말이다. 하상욱은 우리가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아주 짧은 시로 표현한다. 그래서 그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g/hglim69/temp/20190807134620504312.jpg)
학생 : 공부가 하기 싫지만 학교 친구는 좋다.
직장인 : 일은 하고 싶지만 회사 사람이 싫다. (82페이지)
위의 사진 속 글과 위의 문장을 읽고는 나도 몰래 큰 소리로 웃었다. 하하하, 하고. 다시 읽어도 미소가 지어지는 문장들이다. 매일 출근할 때마다 퇴사하는 생각을 하고,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것. 모든 직장인들의 비애가 아닐까 싶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g/hglim69/temp/20190807134620395836.jpg)
나 보다 어리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의 어제를 사는 게 아니더라.
같은 오늘을
그저 다른 나이로 살아갈 뿐. (182페이지)
나 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과 마주했을 때 그 사람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하지는 않았는지 뒤돌아 볼 일이다. 나 보다 늦게 태어나기는 했지만 나 보다 월등한 생각을 가진 게 얼마나 많은지 알면 놀랄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군가의 말씀처럼 어린이에게서 배우는 게 많지 않는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복잡한 내면을 표현하느라 그 사람의 진실됨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 또한 아이에게서 배운다.
당신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당신이 모든 사람을
실망시킬 수도 없다. (240페이지)
세상에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50%라면 반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50%이게 된다. 100% 나를 좋아하는 사람만, 싫어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고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누군가는 나에게 실망하고 서운한 감정을 품는다. 반면 나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하상욱의 위트 있는 문장과 함께 카카오 프렌즈의 오리, 튜브의 갖가지 캐릭터를 보며 즐거웠다. 화 났을 때 초록색으로 변신하는 모습마져 귀여웠다.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캐릭터, 튜브와 함께 하는 즐거운 여름 한나절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