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청소년 시절을 그리워하였던가. 청소년 소설이 나오면 궁금해져 읽고싶어진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그렇다. 그러고보면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청소년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소설 속 청소년이 모든 것을 잘하는 우등생일 경우 친구들에게도 재수없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내가 보기에도 조금쯤은 재수없다. 어떻게, 모든 것을 잘하고 모든 것에 그렇게 완벽할 수 있다는 말인가.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못하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 아닌가.

 

우연찮게 이 작품을 발견하고 구매하게 된 책이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것과 아마 제목때문이 아니었을까. 열일곱 살의 민서현. 공부도, 다른 사람을 대하는 성격도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다. 다만 수학 성적이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낮다는 거? 소논문 동아리에 가입해 우승을 하면 내신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던 지은의 제안에 가입하게 되었다. 동아리에는 많은 여자애들의 시선을 받는 동주가 있었다. 함께 가입한 지은 또한 동주를 바라보게 되고 동주의 고백에 괜시리 불편한 마음이 든다. 중학교 때 사귀던 남학생이 자기 친구와 함께 다정하게 있던 장면을 보았기 때문이다. 학원에서 동주와 많은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서현. 점점 동주를 향한 마음을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청소년 시기, 사랑에 막 빠지기 시작할 때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내용이다. 서현은 소논문의 주제로 범죄자는 유전에 의해서일까, 아니면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서일까를 고민하며 소년원에 수감되어 있던 현수와 편지를 나누게 된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의 이야기를 말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현수에게 연락하게 된 서현은 그를 이 세상을 향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게 되고 현수는 점점 자신의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편지라는 게 자신의 내밀한 마음을 표현하기 마련이다. 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지, 소년원에서 친구로 지내는 이의 이야기 등,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게 된다.

처음부터 예상 가능했던, 현수가 서현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였다. 소설의 마지막, 서현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좋아하게 되었음을 고백하며 끝나는 데 한편으로는 예상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야 삶의 희망을 말하는 현수가 안타까웠다. 동주와 사귀게 된 서현이 처음부터 못을 박았지만 이제 현수는 어떻게 될까. 약자에 대한 안쓰러움이었던가.

 

그게 가장 마음이 쓰였다. 짧은 소설임에도 작가의 전작이 궁금해졌던 소설이었다. 오늘의 청소년을 있는 그대로를 그렸으면서도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그늘 속의 청소년을 그렸다. 어딘가의 청소년은 제대로 된 환경이 주어졌더라면 보통의 청소년들처럼 평범하게 지내지 않았을까. 그런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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