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우리는 이러한 질문을 건넬 수밖에 없다. '만약, 당신의 가족이 살인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다. 다른 사람만을 살해했다면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족까지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감옥에 들어가서도 누군가를 이용해 자신들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발을 감행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가까이에 두고 있어 누군가 그의 스파이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법무부를 찾아가 오빠를 고발하기로 한 아스트리드의 마음이 조금쯤은 이해되었다.
오빠가 죽지 않은 한 끊임없이 살해 위협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친오빠를 감옥에 보내야 하는 아스트리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책 속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아빠가 그때 딱 한 번만 오빠를 그냥 놔둬서 면접에 갔더라면 오빠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464페이지) 라는 문장이었다. 오빠를 경찰시험에 등록한 아빠가 나름의 특별한 방식대로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법을 가리치려고 했고, 오빠의 한쪽 눈이 시커멓게 멍들어 있어 면접 가기를 거부했던 것이다. 그렇다. 그때 오빠가 면접에서 당당히 합격해 경찰이 되었다면 범법자나 살인자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되물림되는 폭력이 나은 폐해였다. 수많은 가정하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다. 법정에서 오빠를 고발하는 증인석에 섰으면서도 여전히 오빠를 사랑한다는 것을 느꼈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