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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평점 :
우리는 어느 정도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친한 친구에게조차 모든 것을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물며
호텔에서야 오죽할까. 손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호텔리어로서 그들은 손님들의 맨얼굴을 목격한다. 목격함에도 아는척하지 않기. 호텔을
찾는 손님이나 호텔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호텔리어로서 그들도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대하는지도 모른다.
연쇄살인으로 보이는 사건이 있었고, 의문의 숫자가 쓰여진 쪽지에서 다음 살인 장소로 매스커레이드 도쿄
호텔을 가리켰다. 경찰이 할 수 있는 건 호텔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살인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 혹은 살인자를 잡는 것이었다. 경시청은 호텔측에
허락을 얻어 수사본부를 차리라 형사들이 직접 호텔 직원으로 투입되었다.
외국에서 살았고 영어 회화가 되며 말쑥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닛타 고스케가 코르테시아 호텔의 프런트
데스크에 발탁이 되었다. 닛타의 호텔리어의 교육을 맡은 사람이 야마기시 나오미였다. 나오미는 깔끔한 일처리와 호텔리어로서 완벽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호텔을 찾는 손님들에게 최상의 서비를 제공해야 한다는 호텔리어로서의 자세를 닛타에게 가르켜 주는데,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는다던가
하는 행동과 사람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을 지적한다.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 생활 25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으로 살인 사건을 조사함과 동시에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인간의 민낯을 볼 수 있다. 물론 시리즈의 새로운 인물의 탄생 또한
즐겁다. 닛타 고스케라는 형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명쾌한 추리와 단서를 놓치지 않으며 함께 일했던 고세 형사의 도움을 받을 줄도 아는
주인공이다.
호텔을 찾는 손님들은 각양각색이다. 호텔의 손님이라는 이유로 프런트 데스크 직원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고, 그 부탁을 성심성의껏 대하는 모습에서 호텔리어로서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체크인을 하고 체크아웃을 하는 손님들을 유심히 살피는 닛타
형사와 다른 형사들의 잠복 근무는 호텔이라는 곳이 얼마나 일하기 힘든 곳이며,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발견이었다.
나오미와 한팀이 되어 일하는 닛타 형사는 어느새 프런트 데스크에서도 실력발휘를 한다. 조금만 다듬으면
호텔리어 못지 않다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위험한 상황이 닥쳐왔을때 절호의 타이밍으로 구해내는 모습 또한 닛타 고스케의 멋진 활약을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