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로니아공화국
김대현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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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홍도』로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처음엔 『국가의 탄생』이라는 비교적 무게감있는 인문학적 제목에서 좀더 부드럽고 위트있는 어쩐지 농담일것만 같은 제목으로 나오게 된 작품이다. 아로니아 공화국이라니. 그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빈속에 먹으면 바로 속이 아픈 그 아로니아가 맞나? 맞았다. 새로운 국가를 탄생시킬때 국가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던 중 탁자에 놓인 음료수 병이 공교롭게도 아로니아였다. 그래서 탄생한 나라가 아로니아 공화국이다.

 

2038년의 아로니아 공화국. 초대 대통령에서 높은 지지율로 당당하게 재선 대통령이 된 김강현, 일명 로아 킴은 일흔의 나이로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자신이 속한 아로니아시민당과 그린머슬아로니아당이 팽팽한 접전을 하고 있다. 당연히 아로니아시민당의 토마스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줄 믿고 있다. 아로니아 공화국은 아이가 태어난지 10일째가 되면 국가적으로 파티를 해주며 모든 이들이 자유롭고 행복한 나라를 모토로 만들어졌다.

 

작가는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보며 이 소설을 착안했다고 한다. 국가의 존재에 대해 뼈아픈 일침을 했던 사건이라 우리 모두 새로운 나라를 꿈꾸었던 그때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런 의도답게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후등 과거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의 국민을 위해 어떤 행동들을 했는지 낱낱히 밝혔다. 

 

퇴임을 앞둔 대통령 김강현은 과거 아이들에게 삥을 뜯던 열다섯 살에서부터 회고를 시작한다. 삥을 뜯다 아버지에게 걸려 된통 맞고 옷을 차려입고 그동안 삥을 뜯던 아이들의 집으로 찾아가 변상을 하고 죄송하다 머리를 조아렸다. 그후 사람을 만들어라며 합기도 단장에게 데려다 둔 뒤로 수영을 만나 합기도를 배우고 그녀가 다니는 성당을 다니게 되었으며 공부를 하겠다는 그녀의 말에 자극 받아 공부란 것을 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웃긴게, 물론 소설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였겠지만, 그가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교과서를 무조건 외워 전교 1등을 하게 되었으며, 법대를 다녔고 사법시험을 통과해 검사가 되었다는 스토리다. 보통 평범한 사람이라면 가능하겠나. 소설이니까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자라온 발자취를 읽고 있으면 통쾌하다. 특히 유럽간첩단을 수사하던중 총장의 지시를 무시하고 옳은 판결을 내렸던 것은 어느 영화속 검사를 보는 것 같았다. 영화 시나리오를 썼던 작가의 이력처럼 상당히 영화적인 스토리다. 물론 소설이 가진 게 상상력의 산물아니던가.

 

새로운 나라를 꿈꾸었다는 설정부터가 유쾌하다. 모두가 꿈꾸는 나라, 국민을 위해 있는 국가. 모두가 연금을 받는 나라라는 설정 자체가 우리가 상상한 국가가 아니던가. 국가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살았던 이가 하나의 인연으로 투자를 받게 되고 새로운 국가를 꿈꾸었다는 게 즐거웠다. 소설 속에서 김강현의 아내 강수영과 인연이 있었다는 시진핑과 펑리위안의 출연은 너무 작위적이었다. 아로니아 공화국이 만들어질 장소가 중국과 인접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물론 개인적으로 시진핑과 연결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보통의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렇다는 이야기다.

 

현재의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개인이 가지는 갖가지 고민과 상처때문에 살기 힘들다고 울먹여도 주어진 현실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다. 좀더 행복해지기 위해 경제활동을 하고 국가가 안전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모두가 행복한 나라, 행복을 꿈꾸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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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9 12: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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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0 17: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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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0 16: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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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0 17: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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