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마케팅 - 혁신적인 마케터를 위한
신병철 지음 / 살림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마케팅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기이다. 중요성을 반영하듯 서점에는 엄청난 양의 마케팅 서적들이 진열되어 있고, 그만큼 입맛에 맞는 마케팅 서적을 고르기는 어려워졌다. 현재로서의 나는 마케터가 아니지만 제품 개발을 하고 있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잠재적 마케터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고객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제품은 팔리지 않을 것이고, 개발 과정 고객의 입장과 마음을 읽고 반영하지 못한다면 좋은 제품은 나올 없다. 마케터의 마음과 개발자의 마음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기 위해 마케팅 서적을 많이 읽으려 노력하고 있던 차에 책이 눈에 들어 왔다.

 

<돌연변이 마케팅>. 제목부터 굉장히 자극적이다. 검은색에 표지에 하얀색과 빨간색을 이용한 타이포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혁신적인 마케터를 위한" 책이라니 더욱 구미가 당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은 저자가 실제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굉장히 쉽게 쓰여진 책이다. 마케팅과 관련한 신조어들이 잘 정리되어 있고, 어려운 마케팅 개념들은 친숙한 사례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소비자다. 그리고 마케팅은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때문인지 이 책에 소개된 모든 내용들은 이미 나와 당신이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단지 그 내용들을 보기 쉽게 정리하고, 자주 쓰는 용어들로 정리해 놓은 것뿐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 소비자의 소비 행태의 변화 모습과 그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마케팅의 도구도 진화가 아닌 돌연변이의 형태를 띄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둘째, 그렇다면 돌연변이의 형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8가지로 나누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게릴라 마케팅, 구전 마케팅, 최근 떠오르고 있는 1인 미디어, 브랜드 커뮤니티 등의 내용이 이 부분에 소개된다. 그리고 마지막 돌연변이 마케팅의 원리 6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프로슈머(Pro Sumer), 트윈슈머(Twin Sumer), 크리슈머(Cre Sumer), 그린슈머(Green Sumer) 등 소비자로서의 자신은 어디에 속하는지를 점검하고, 마케터로서 이들을 어떻게 감동시켜야 할지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면 이 책을 잘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몇 가지 사례와 새로 접한 개념들에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가지 정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독자로서 내가 원했던 핵심적인 내용, 기존의 방법을 좀 더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돌연변이가 필요하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없었다. 마지막 장에서 다룬 돌연변이 마케팅의 원리 6단계에서 그 답을 전달하려는 의도는 알겠다. 하지만 ~하다~입니다를 오가는 통일되지 않은 어투, 같은 내용의 계속적 반복, 쉽게 설명하려고 애쓴 결과 논리에 맞지 않는 비유까지 곁들어진 마지막 장은 전혀 그 의도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1, 2장을 정말 재미있게 읽으면서 이 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고 3장을 대했기에, 그 허술함은 무척이나 큰 실망을 안겨줬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는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아이디어 도출 과정에 대한 저자의 완벽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외국 학자들의 연구에서 가치를 발견, 자기만의 해석을 이끌어내고 그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조직화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최근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아이디어의 평가부분을 마지막 장에서 간단히 언급만 하고 마무리 지은 점도 무척이나 아쉽다. 한참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던 영화가 허술하고 식상한 결말로 급하게 마무리 될 때의 느낌, 딱 그 느낌으로 이 책을 덮었다. 마지막 장에 제시된 돌연변이 마케팅의 원리 6단계를 보완해서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평가 부분도 좀 더 깊이 있게 다루는 다음 책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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