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 진보.개혁의 위기를 말하다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엮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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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민주화, 처절한 응징의 20년


민주화, 6월 항쟁, 5월의 광주, 등등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왠지 모를 뭉클함이 들지 않는가? 혹은 여전히 그 때 부르던 민중가요를 되뇌이지 않는가?

민주화의 상징이었던 6월 항쟁이 발발한 지 20년이 지났다. 문민정부를 거쳐 평화적인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룩되고, 또 한편으로 순수한 개혁세력(?)에 의한

정권이 성립되었고, 그 마지막 해수를 채워가고 있다.

민주화를 꿈꿨던 사람들이 바랬던 세상이 우리에게 과연 근접해 오고 있는가?

환멸의 정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믿었던 이들에게 실망하는 것은 둘째치고 뒤통수나 맞지 않았으면 하는 경우는 발견하지 않았나??

아니 이 정도의 이야기도 굉장히 앞서가는 것일 수 있다.

오히려 이제 그러한 담론들이 '허무맹랑한' 소리에 처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건 아닌가?

막연한 진보에 대한 기대와, "역사는 진보한다"라는 믿음에 기대었던 이들에게 현재까지의 20년은 어쩌면 상실의 시대였을 수도 있고,

오히려 그런 진보적 담론들에 대해서 반대하거나, 혹은 이해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이 20년은 철저한 학습효과를 통한 '부정'을 만들어 내는 기간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향들을 정확하게 짚어내서 현장감 있게 펼쳐냈던 어떤 방법의 수단도 사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은 이에 대한 처절한 현장 보고서다.

"이제 많은 이들에게 6월 항쟁은 기억을 통해서가 아니라, 활자와 다큐멘터리 필름을 통해 배워야 할 역사로 편입되고 있었다. 그러나 역사는 완성되지 않았다. 민주화 20년 동안 힘없고 소외된 자, 가난한 자들을 구원하고 민중을 위한 세상을 열겠다고 나섰던 사람들이 집권하고, 권력과 부와 명예를 얻고, 이 사회의 주류로 부상했다. 그런데 왜 새로운 사회를 향한 그때의 열정은 오히려 싸늘한 절망으로 식었는가? 그토록 목마르게 부른 민주주의가 왔는데 왜 아직도 가진 자는 더 많이 갖고, 없는 자는 더 가난해지고, 거리는 아직도 비정규직과 농민, 구조조정을 당한 자들로 넘쳐 나는가? 왜 처자식을 살해하고 자살하는 가장이 늘고 있으며, 굶주려 우유와 빵을 훔쳐 먹는 이들이 아직도 많은가?"(p.360)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부문의 치명적 단상들을 말로써, 그리고 현장의 모습으로써, 또한 지표로써 보여준다.

그리고 또한 그것들에 대한 대안들이 어떤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말해준다.

게다가 가감없이 진보를 비판하고, 어떤 면에서 문제점들이 발생하는 지 그 단면을 해부해 본다.

그 논쟁들의 축을 타고 지도를 그려보고 싶다.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역사적 맥락과, 철학, 경제적 배경이라는 것을 말이다.

어떤 거창한 담론보다 현실의 절절한 묘사가 더 강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저널리즘의 표본이다.!

p.s. 결론적으로 이 책은 최장집 선생이 말했듯, 민주주의는 결국 노동의 문제고 이 노동의 문제라는 것은 단순히 노사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의 문제, 양극화의 문제,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의 문제가 된다. 고착화된 사회. 우리는 어떤 사회를 그릴까의 문제이기에 우리 사회의 단면을 살펴볼 수밖에 없는 거다. 그리고 그 중심에 노동의 문제가 있는거다. '노동의 정치적 위치'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고, 고용이라는 것이 주는 정치적 파장, 비정규직이 주는 사회적 효과를 더 염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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