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주의와 근대성 문화과학 이론신서 6
이진경 지음 / 문화과학사 / 199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실제 이진경 선생이 '여자'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것은 87년에 '사회구성체와 사회과학 방법론'(사사방)을 쓸 때에 공안당국의 실명 추적을 막기 위해서 썼던 가명이고.. 그의 실명은 박태호이다.

예전의 이진경이 '스탈린 주의자' 혹은 '강도 높은 맑스-레닌주의자'였다면,, 현재의 이진경은 그러한 틀에서 '탈주'한 신좌파라 볼 수 있다. (윤건차의 1990년대 한국 사상의 흐름을 보면, 이진경은 신좌파로 분류된다)

이진경이 90년대 부터 잘나가는 '철학 선생'으로 통했을 때, 그에 대해서 변절자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사실 그는 계속 '근대성'과 '주체생산양식'이라는 고민을 가지고 맑스를 쳐다보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그가 데카르트부터 최신의 들뢰즈-가따리까지 천착하게 된 배경에는 맑스주의가 가지고 있었던 '근대성'의 경계에 빠져서 허우적 대는 한계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따라서 맑스가 가지고 있었던 '암시'로서의 '주체생산양식' 그리고 곧바로 그 것이 근대에서 어떻게 형성되는 지에 대한 탐구이며, 오히려 더욱더 급진적으로 혁명적 사유를 진행한다.

우선 자본주의의 '내부 안의 외부' ==> 기존의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이 주류 경제학에 대한 반대하는 '정치경제학'을 상정해 왔지만, 실제로 맑스가 진행해왔던 것은 '정치경제학'의 공리계에 대한 비판이었다는 것을 이진경은 보여준다.. 그 것은 노동가치론(모든 상품의 가치는 노동 시간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반대였고, 이는 사용가치가 질적인 것이고, 노동이 질적인 가치임에 반해서, 노동력은 양적인 것이고 그 안에서 하나의 '외부'를 발견하는 것이며, 잉여가치라는 맑스의 중요한 명제가 사실은, '부불노동'의 '양'적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에 대해서 '과잉노동력 공급'(과잉인구)를 통해서 이루어 지는 것으로 보여주며, 하지만 그러한 메커니즘 자체로 자본주의가 완전하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위기를 맞이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또한 본원적 축적의 문제를 설정한 고전파 '정치경제학'의 입장에 대해서 '본원적 축적'은 그 자체로 '수탈과 파괴'로 출발한 것이며, 실제 본원적인 축적이 시작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계보학적인(뿌리를 올라가서 정통성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현재부터 올라가서 그 근원이 얼마나 어이없는 것인가를 밝히는 방식) 분석을 한다.

이진경에게 자본주의는 공리계이다. 이질적인 요소의 명제가 하나씩 보태지다보면 깨질 수 밖에 없는.. 그 것을 괴델의 수를 통해 보여줄 때 최첨단 이론을 접목하는 그의 식견은 뛰어남을 뛰어넘어 섬뜩할 정도의 진행을 보여준다.

이제 그가 천착하는 문제는 '근대적 주체가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 가의 문제'이다. 그것은 '시간-기계', '공간-기계', '기계-기계'와 인구학으로 명명되는 데,,그 중 앞의 세가지는 해부 정치학의 범주이고, 마지막의 것은 생태 정치학의 영역이 된다. 이는 미시정치학과 맑스주의의 접목을 보여준다.

그리고 또한 로자의 사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발성'과 '자생성'의 모습..

그리고 현실사회주의에서 '코뮨적 요소'와 '테일러 주의적' 요소를 보여준다. 스타하노프로 대표되는 테일러 주의적인 근대적 요소들, 하지만 토요일의 노동에 관한 것은 코뮨주의의 노동에 대해서 재 사유하게 만든다.

진정한 혁명적 사유는 더욱더 근본적이 어야 한다. 기존의 '자본주의-근대'의 배치관계를 뛰어넘는 것들로!! '생산양식'만의 변혁이 아닌 '주체 생산양식'의 변혁을 해야 한다는 그의 결론이다.

맑스주의에 대해서 고답적이지 않았던 그의 서술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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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e 2008-01-31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읽었습니다^^ 그런데 이진경님이 주장하듯, 저도 원래 마르크스주의는 현대 자본주의의 기초 사상이된 벤담의 공리주의 영향에 의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점에서는 이진경님이 다른 관점을 보여주었는지는 의문시되네요..^^;; 그 외에는 이 책을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지 몰라도.. 뭔가가 어렵고 그렇네요.(아직 자본을 읽을 엄두를 못내서 그런가;;) 어쨌든 최근에 마르크스에 빠진 지나가던 1인이었습니다^^;;

헨드릭스 2008-01-31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벤담의 공리주의를 비판했다기 보다는..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비판이었다고 생각이 들구요. 그런 관점은, 들뢰즈-가타리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 볼 수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