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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솔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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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십 년 이하의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신작 중단편 가운데 일곱 편을 가려 뽑고 다시 그 가운데 한 편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젊은작가상‘은 인기 작품이나 최고의 수작을 뽑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도, 기존 문학에 대한 반발, 독특하고 거침없는 작품을 선정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와 그보다 더 다양한 각양각색의 세계관이 충격도 주고 감동도 주고 무지했다고 가열찬 비판도 폭탄처럼 터져 읽다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올해 제13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은 임솔아 작가의 ‘초파리 돌보기‘ 입니다. 수백 마리의 초파리 중에서 가장 건강한 열다섯 마리를 골라 번식 시키는 일을 하게 된 이원영의 시선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빨간 하트 모양의 초파리 눈이 너무 예뻐서 폐기처분 될 초파리들을 담은 시험관을 몰래 훔쳐 자랑하듯 딸에게 보여주고 딸 지유는 비명을 지릅니다. 시간이 흘러 이원영이 국민연금 생활자의 나이가 되었고 소설가가 된 지유는 삼 년 만에 환갑 생신 축하겸 원영을 만나러 갑니다. 탈모가 진행 되고 계단을 하나씩 오르고 내릴 수 없는 상태의 원영을 보며 지유는 엄마의 미진단 질환의 원인이 초파리 실험실에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소설을 쓸 수 있게 초파리 실험실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지유와 지유의 소설 속 주인공 ‘원영‘이 깨끗이 다 나아서 건강해지는 결말을 원하는 원영의 대화 너머로 소설속 소설은 ‘이원영은 다 나았고, 오래오래 행복하다.‘라며 끝이 납니다.

처음 읽었을 때와 두번째 읽었을 때 느낌이 달라졌고 소설의 끝에 쓰여진 작가노트를 읽고, 해설을 읽은 다음에야 ‘원영‘이라는 이름이 ‘영원‘을 거꾸로 한 이름이라는 것, 소설 속 원영이 해피엔드를 원하면서 시작 된 지유의 고민, 초파리가 지닌 의미들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국적인 장소에 처음 갔을 때의 두근거림 처럼 낯선 글에서 느껴지는 새로움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김멜라 작가의 ‘저녁놀‘은 모모라는 이름을 가진 성인용품의 시점에서 자신을 구매하고 사용하지 않는 두 여자 -‘지현‘과 ‘민영‘이라는 이름 대신 눈점, 먹점 이라는 별명을 사용하는-의 일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대파 값이 올라서 파테크를 하던 시절 옥탑방 그곳에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소설로 확인 하시길.

김병운 작가의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 역시도 테라스와 베란다, 발코니 처럼 같은 공간인 듯, 전혀 다른 공간인 듯한 이름 사이에 양성애자와 무성애자와 커밍아웃의 다양한 이름들이 실존하지만 인정은 안하는 숨겨진 말들을 발견하도록 기획 된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2021년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에 이어 2022년 젊은 작가상 수상을 한 김지연 작가의 ‘공원에서‘는 낮의 공원과 한적한 밤의 공원의 이중성 처럼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러 가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공원을 가로질러 달려가는 수진이 의미하는 이중성을 발견하고, 김혜진 작가의 ‘미애‘와 서수진 작가의 ‘골드러시‘, 서이제 작가의 ‘두개골의 안과 밖‘에서 역시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킥할 수 있었습니다.

단편소설 보는 재미도 이제 알아가는 초보라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을 때면 그 새로움에 놀랄 수 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글감들을 만나는 걸까 싶어지고 다양한 삶을 짧은 시간동안 꿈꾸듯 만나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새롭고 독특하고 신선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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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5-09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소개 본문만큼이나, 사진 찍으신 고풍스러운 장소도 관심갑니다^^아름답습니다

현준아사랑해 2022-05-09 08:41   좋아요 0 | URL
회사 옆 동네서점겸 독서 카페 스타더스트 입니다~ 라떼 마시며 동네서점 버젼 젊작 구매해서 점심시간 여유를 부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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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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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님의 [저주토끼]는 다 읽은 후 한줄 평을 남기는 곳에서 발견한 진짜 한 줄 평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 불편하다.

표지를 사진으로 찍는 순간에야 초록색 나무로 인식하던 것들이 ‘저주토끼‘ 모형들 또는 인형들이고 그 사이로 노려보는 눈동자를 발견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여름날에 비가 오거나 천둥이 치는 날이면 아이들은 무서운 얘기를 해달라거나 선생님의 첫사랑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습니다. 때론 비명을 지르더라도 이야기 속에 빠져 눈이 반짝이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귀를 막고 눈은 무서워 감지 못하고 딴곳을 바라보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학교 괴담과 도시전설, 홍콩할매나 뱀파이어 같은 인외의 존재에 대해 열광하던 시절도 있었고 무서운 영화를 보고 가위 눌리는 경험도 했지만 한 권의 책에 엮여 있는 환상적 공포는 실로 오래간만 입니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9쪽)

귀 끝만 까만 귀여운 토끼가 장식 되어 있는 전등은 할아버지의 친구의 복수를 위해 개인적인 용도로 만들어진 최초이자 마지막 저주 용품으로 밤이면 전등에서 나온 저주토끼가 갉아먹고 갉아먹은 종이와 나무들과 동그란 똥으로 엉망이 되어 가는 지하창고와 복수의 과정에서 사그러진 어린 목숨과 젊은이와 저주의 대상과 저주를 건 할아버지까지, 그리고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수십번 무한 재생반복으로 듣고 듣는 ‘나‘에게 실현 되고 있는 저주의 힘을 겨우 알아차렸을 때 비로소 자신이 결혼을 하지 않아 더이상의 가족이 없다는 것에 안도하는 ‘나‘를 만나게 됩니다.

어릴적 봤던 ‘환상특급열차‘나 ‘믿거나 말거나‘ 시리즈가 주던 재미와 상상력의 경계선을 훨씬 뛰어넘는 괴이하고 환상적이며 초현실적인 작품세계에서 옛이야기를 듣는다는 착각을 할 것 같으면, 변기 속에서 나의 오물과 머리카락을 양분 삼아 자라난 ‘머리‘가 불쑥 올라오고, 차가운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반지와 함께 늪에 빠지고, 첫 회사에 들어가 내가 개발한 첫 ‘인조인간‘ 반려자와 동기화 된 다음번과 그 다음 ‘인조인간‘에 의해 칼을 맞는 결과를 얻고, 오래전 어디선가 읽은 이야기에는 황금 피를 흘리는 여우가 등장하고, 괴물에게 제물로 받쳐졌던 이가 세상으로 돌아와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는 이들을 만났다고 생각할 즈음에 그 모든 원인을 제공한 이가 바로 생명의 은인이라는 사실에 허망해지는 단편들을 읽으며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는 그야말로 저주받은 단편집 [저주토끼] 입니다.

자본주의의 참혹함과 공포라는 선전문구는 가장 예의바른 소리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낮은 곳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 악랄할 수 있는지,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선이 어떻게 하면 망가질 수 있는지 툭툭 미끼를 건네고 있습니다. 덫을 놓고 있습니다.

경고합니다.
예쁘게 만들어진 ‘저주토끼‘의 스위치를 켜 보시길.

최후의 ‘저주토끼‘ 이후 더이상 저주토끼를 만들 수 없다고 하지만 이미 만들어져 세상 어두운 곳에서 여전히 질투와 시기심을 먹고 증식하고 있는 [저주토끼]가 벌어진 사람들 사이로 등장할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불편해서 읽어야 하는 소설입니다. 위로하는 글은 1도 없지만 어딘가 희망은 아직 있다고 말하는 듯 읽혀집니다. 추천 합니다. 심약한 이는 절대 읽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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