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박사는 누구인가?
이기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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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박사가 누구인지 당신이라면 말해줄 수 있을거예요!

단편소설 〈김 박사는 누구인가?〉, 이기호

   《김 박사는 누구인가?》는 이기호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입니다. 앞서 발표한 두 권의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와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지》,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까지 모두 읽어본 결과 역시 이기호 작가는 단편소설을 참 잘 쓴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세 번째 소설집을 온라인 서점에서 보자마자 바로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이런 소설집을 읽을 때는 으레 고민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분명 작가와 편집자의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겠지만, 소설집에 실린 순서대로 읽을 것인지 아니면 표제작부터 읽을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끌리는 제목의 단편소설부터 읽을 것인지, 혹은 발표연도까지 표시되어 있다면 발표순으로 읽을 것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소설집에 따라 다르지만 〈김 박사는 누구인가?〉는 한번도 고민하지 않고 바로 표제작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김 박사가 누구길래 이렇게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제목을 단 것일까요?

 

   사범대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준비중인 스물네 살의 최소연. 분명 붙을거라고 생각했던 임용고시에 아슬한 점수 차로 떨어지자 노량진 고시원으로 향합니다. 휴대전화도 끊고 메신저도 지우고 머리도 귓바퀴가 훤히 드러나 보이도록 짧게 자른 후 열심히 공부에만 매진하고 있던 그녀에게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 11층 문이 열리면 너는 등 뒤에 서 있는 남자에게 욕을 할 것이다.

   ─ 11층 문이 열리면 너는 등 뒤에 서 있는 남자에게 'OO놈, 지랄하고 자빠졌네'하고 욕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욕을 입에 담아본 적도 없고 누군가에게서 들어본 적도 없는 그녀는 처음에는 그냥 무의식이라고 여겼지만, 점점 더 구체적이고 또렷하게 반복해서 들려오자 의심하게 됐고 심지어 등 뒤에 서 있던 남자가 내리면서 그녀의 팔꿈치를 밀치며 내리자 그 말들이 예언처럼 느껴져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주기가 짧았지만 점점 더 심해져서 누군가 그녀에게 말 시키는 것이 두려워지고, 공부하는데도 엄청난 방해가 됩니다. 임용고시를 준비중이라 쉽게 상담을 받을 수 없었던 그녀는 김 박사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김 박사입니다.

   지금 최소연 씨의 상황은 일종의 강박증세로 보입니다. 여기에는 물론 현재 최소연 씨가 직면한 현실, 그러니까 뜻하지 않은 시험 탈락과 그로 인한 좌절감, 다시 반복되는 수험생활의 스트레스 같은 것들이 일정 부분 원인이 되었을 거라고 여겨집니다. 실제로 많은 수험생들이 증상과 증세는 달라도 하나쯤 강박증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연 씨의 경우, 그게 전부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최소연 씨가 말하지 않았지만, 무언가 다른 이유가 더 포함되어 있는 게 아닐까. 그것이 제 솔직한 견해입니다. (……)

   최소연 씨는 '난생처음 듣는 욕'이라고 했지만, 저는 그렇지 않을 거라 확신합니다. 영화에서든, 소설에서든, 언젠가 한 번 쯤 최소연 씨가 '경험'한 것들이 되살아난 경우일 것입니다. 그것들이 최소연 씨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다가 고되고 각박한 수험생활을 틈타 전면에 등장한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그 강박증세를 없애기 위해선 그 기원을 먼저 알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일시적인 치유일 뿐, 언제고 다시 반복될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원을 알아내 거기에서부터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 시간은 좀 걸리지만, 그게 더 확실한 치유법일 것입니다." (p. 107~109)

 

   김 박사의 답변을 들은 후 그녀는 강박증세의 기원을 찾아냅니다. 그 기원은 바로 '엄마'였습니다. 선생님이었던 엄마는 그녀가 어릴 때 아무도 없는 학교 운동장에서 사람 이름이 적혀 있는 검은 수첩을 보며 욕을 해댔다고 합니다. 그 때의 엄마 목소리가 십수 년이 지난 지금 그녀 앞에 메아리처럼 돌아온 것입니다.

   강박증세의 기원을 찾아낸 그녀는 엄마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치유법을 찾으려 하지만, 엄마는 오히려 그런 것들을 부정하고 맙니다. 이제 엄마를 보는 것 조차 두려운 그녀에게 이번에는 그런 엄마를 이해해 볼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합니다. 김 박사 자신도 어머니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 또 받았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그녀가 김 박사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자 김 박사는 아무말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자 입을 꽉 다물어 버린 김 박사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단편소설 하나는 재미있게 잘 쓰는 이기호 작가이니 읽을까 말까 갈팡질팡 하지 말고 어서 읽어보세요. 그리고 말해 주세요. 당신이 생각하는 김 박사는 도대체 누구인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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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출근길은 행복한가요? - 놀이하듯 일하는 여성 멘토 13인의 드림 시크릿
김희정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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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즐거운 출근길을 위한 13인의 비법 전수!

   나는 매달 월급이 들어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매일 꼬박꼬박 출근을 하는 월급생활자다. 독감에 걸려 정신이 멍해도, 온몸이 쑤시고 아파도, 폭설로 출근길이 험난해져도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집을 나선다. 진정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지만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 없는 세상이라는 걸 알기에,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도 알기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앞으로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라고 생각하게 됐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지금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즐거워졌다. 역시 사람 일은 마음 먹기 나름인가보다.

 

   『당신의 출근길은 행복한가요?』에 등장하는 13명의 여성들은 자신이 잘하는 일과 진정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아내 실행에 옮긴 사람들이다.

   멀쩡하게 다니던 공기업을 그만두고 작은 카페를 시작한 '카페 오시정'의 오너 오시정, 직장 다니면서 얻은 휴가 때마다 여행을 다니다가 지금은 여행 작가가 된 조은정, 자신의 재능을 찾아 선생님에서 아나운서, 리포터를 거쳐 쇼핑 호스트가 된 김유리. 그녀들의 공통점은 남들처럼 직장 다니며 평범하게 살 수 있었지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섰다는 것이다.

   제대로 혹은 완벽하게 시작할 수 없으면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녀들의 시작은 매우 미약했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뛰어들었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자신만의 레시피나 노하우를 만들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에 대한 열정은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TV나 책들을 보면 누구 누구의 성공담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13명의 이야기가 특히 공감갔던 이유는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알만큼 성공한 사람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스티브 잡스나 하워드 슐츠의 성공은 너무 엄청나서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녀들의 이야기는 나와 같은 사람도 꿈꿔볼 수 있는 현실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또 그녀들이 어떻게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잘하게 됐는지 그 과정도 함께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그녀들과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나에게는 참 유용한 책일 수 밖에 없다.

   나는 다음 일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한다. 그녀들처럼 나만의 재능과 아이템을 찾을 때까지.

 

   몰입은 긍정적인 에너지다. 그 일에 집중하다 보면 일에 재미있어지고 또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시카고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여가나 놀이처럼 긴장을 풀 때보다 어떤 어려운 직업, 신체적ㆍ정신적 능력의 한계를 끌어내는 도전적 작업을 이뤄낼 때 몰입이 일어난다고 했다. 노력하고자 하는 강렬한 의지와 동기가 있으면 몰입할 수 있고, 몰입은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결국 어떤 일을 꼭 해내고 말겠다는 절실함만이 일에 대한 몰입과 최선의 결과를 이뤄내는 것이 아닐까. (p.66)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외국을 방문한다면 겉멋만 들어 결국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 수도 있다. 세계 어디에서든 열린 자세로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심 분야가 생기게 되고, 그 관심 분야 내에서 특정 직업에 대한 답을 얻을 수도 있다. (p.79)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직장인의 생활은 어떤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마지못해 정해진 시간 내에 출근하는 아침…….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도 직장인의 발목을 잡는 하나의 애환이다. 생계가 달린 직장을 당장 그만두지 못해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조은정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즐겁게 사는 대안을 제시했다. 자신의 적성에 조금 맞지 않더라도 '이건 생계가 달린 일이야'라는 구체적인 당위성이 있으면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다. 통장에 잔고가 쌓여가는 게 즐거워서든, 퇴근 후 댄스 교습소에 다니는 게 좋아서든, 혹은 여행 경비를 마련할 수 있어서든 직장 생활을 의미 있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지겹기만 하던 직장 생활에도 조금식 활력이 부여될 것이다. (p.154) 

 

 

2013. 05. 08.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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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 - 뚜벅이변호사 조우성이 전하는 뜨겁고 가슴 저린 인생 드라마
조우성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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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과 깨알 법률 정보가 함께 공존하는 힐링 law say!

   요즘은 나 혼자 잘 지킨다고 해서 평생 법 없이도 잘 살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누군가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일방적으로 고소를 할 수도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내 소중한 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다. 해마다 연말 즈음이 되면 기승을 부리는 저작권 관련 고소들, 보통 법과는 거리가 먼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을 상대로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상대 변호사에게 합의금을 전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보통은 내용증명서 한 통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지만, 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법을 앞세우고 달려드는 사람들한테 당할 수 밖에 없다.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은 17년동안 변호사로 활약해 온 조우성 변호사가 자신이 보고 겪었던 35편의 일화를 엮어낸 책이다. 제목만 보면 요즘 유행하는 힐링 에세이 같아서 소송의 뒷이야기를 다룬 책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자! 우리가 TV나 영화를 통해 주로 봐왔던 것처럼 늘 치열한 공방이 오고가는 소송만 있으란 법은 없으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송에서 이기는 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조우성 변호사는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무조건 소송에서 이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의뢰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시간과 돈이 많이 필요한 소송 대신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자신의 경력과 수임를 포기하고서라도 그렇게 했다. 

   그 한 예로 벽돌을 납품한 지 일 년이 지나도록 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벽돌제조업체의 이야기가 있다. 벽돌 대금을 받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찾아온 벽돌제조업체 사장에게 조우성 변호사는 최소 6개월 이상 걸리는 소송 대신 간단하게 내용증명 한 통을 보내는 것으로 1주일 내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물론 조우성 변호사의 제안으로 문제는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만약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는 소송으로 밀고 나갔다면 그동안 벽돌제조업체는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해 부도가 났을지도 모른다.

 

   변호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어야 하지만 동시에 의뢰인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편법적인 방법이 아니면서도 시간과 비용 대비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찾아냈을 때 변호사로서 큰 보람을 느끼곤 한다. (p.276)

 

   비단 이 사건 뿐만이 아니라 그의 일화 속에서는 소송 대신 다른 기발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한 사례가 종종 등장한다. 그리고 잘 작성한 내용증명 한 통의 힘이 얼마나 큰지도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죄가 없으니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홀로 법정에서 상대와 맞서는 경우가 있는데, 그는 반드시 변호사나 법무사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아무리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해도 법에 대해 잘 모른다면 억울한 경우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미 철철 넘치는 일화들을 다루고 있지만 우리가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팁도 담겨있다. 예를들면 저작권을 침해했으니 합의금을 내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 미성년자인 자녀가 대출 사기 등에 이용 당했을 때, 가족 간에 재산분배나 상속 등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에 대한 해결법을 깨알같이 전해 주고 있다.

 

   이렇게 인간미 철철 넘치는 조우성 변호사가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해 날카로운 칼과 판결을 내리는 검사나 판사가 아닌 변호사의 길을 선택했을까? 사법시험 합격 후 그도 법원, 검찰청,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정 기간 수습 과정을 거쳤고 당시엔 당연히 검사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인턴 격인 검사시보 생활을 하면서 검사는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당시 검사시보였던 그가 해야할 일은 죄가 있다고 의심되는 사람, 즉 피의자를 심문해 수사기록을 완성하는 것인데 그 수사기록에 자꾸 피의자의 딱한 사정까지 기록하게 되었다고 한다. 급기야 담당 검사가 "이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가 아니라 변호인이 작성한 변론요지서 같습니다. 아랫부분은 전혀 필요 없는 부분입니다. 모두 지우세요."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다. 4개월간의 검사시보 생활은 이런 그에게 맞지 않았고, 그는 자신의 이름 그대로 정성을 다해 남을 돕기 위해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공평하게 법을 집행해야 하고, 법에 따라 도와줘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법을 이용해 법을 잘 모르는 약자들을 괴롭히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조우성 변호사처럼 진정으로 약자의 편에 서서 도움을 주는 양심적인 법조인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3. 05. 02.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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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해피엔딩 - 황경신 연애소설
황경신 지음, 허정은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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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한 장 떨리는 마음으로 읽는 연애소설, 이보다 현실적인 엔딩은 없다!

   개인적으로 연애소설은 취향이 아니라 멀리하는 편인데, 연애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소설 속 사랑 이야기가 크게 공감가지 않기 때문이다. 달달하거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는 책을 통하지 않더라도 TV 채널만 돌리면 아주 멋진 주인공들을 앞세우고 불쑥 불쑥 튀어 나오는데, 굳이 책까지 읽으며 지겨워할 필요가 있을까.

   가뜩이나 오랜만에 읽는 연애소설인데 이렇게 공감까지 하며 읽은 소설은 최근에 없었다. '황경신 연애소설'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운 『모두에게 해피엔딩』. 누구나 사랑에 대해선 해피엔딩이길 원하는데, 도대체 이 소설에는 어떤 해피엔딩이 있을까?

 

   황경신의 첫번째 장편소설인 『모두에게 해피엔딩』이 10년만에 새 옷으로 갈아입고 독자들 앞에 모습을 보였다. 제목 그대로 대놓고 연애소설이라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떤 해피엔딩이 있는지 궁금하기는 했다.

   『모두에게 해피엔딩』은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여자는 자신보다 10살이나 어린 에이를 좋아하는 동시에 어릴적부터 친구였던 비를 오래전부터 사랑해 왔다. 여자는 자신보다 10살이나 어리지만 자신을 사랑해 주고 항상 지켜봐주는 에이가 좋지만, 그런 에이가 어느날 불쑥 속마음을 털어놓을까봐 두렵다. 반대로 비는 여자에게 항상 제멋대로다. 자신이 필요할 때만 여자에게 연락을 하고, 늘 곁에서 여자를 지켜봐주지도 않는다. 비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자는 비를 오래전부터 사랑해 왔다. 에이도 이런 여자의 마음을 알고, 비의 존재를 안다. 에이의 마음을 받아 주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비에게 용기내어 고백하지도 못하는 여자, 그리고 늘 그녀 주위를 맴도는 두 남자. 그들은 어떻게 해야 모두에게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상대를 향한 마음을 진심으로 표현하지 않는 세 사람을 보면 참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슴 한 켠이 아린다. 이번에는 상대에게 고백하는걸까? 그는 밤새 왜 전화를 하고 기다린걸까? 마치 내가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떨리는 마음으로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긴다. 널리고 널린게 사랑 이야기라지만 이렇게 감정 이입되는 사랑 이야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 알고 있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모든 것이 너무 늦어버린 후에야, 나는 그 시절에 비가 나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좋아했었어, 라는 과거형의 고백은 얼마나 쓰린 것인가. (p.109) 

 

   이 세 사람의 얽히고 설킨 사랑 이야기를 해결한 것은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었다. 비록 지금은 힘들고 아프겠지만, 결국 그들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길고 질겼던 사랑을 끊고 새로운 사랑을 찾는 것 밖에 없다. 살아보니 정말 그렇더라는 것.

   흔하고 흔한게 사랑 이야기이고, 해피엔딩이 아닌 사랑 이야기가 별로 없지만 그 어떤 연애소설보다 현실적인 연애소설 『모두에게 해피엔딩』, 어쩌면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당신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와 우리가 모르는 미래 사이에서 살고 있다. 현재는 그래서 언제나 불안한 것이다.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의 중간.' (p.44)

 

 



2013. 05. 01.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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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 -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끝까지 지켜야 할 인생 키워드 35가지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이정환 옮김 / 예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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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버려도 되는 것과 버리면 안되는 것만 구별하자!

   언제부터인가 나도 모르게 무심결에 내뱉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드니 이런게 좋더라, 나이가 드니 이렇게 되더라. 게다가 어린 친구들을 보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여전히 '소녀'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며 '소녀'인 척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나도 나이가 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는 나이 탓을 하며 무언가를 미루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이런 생각은 자주 한다. 더 늦기 전에, 더 나이 들기 전에 해봐야겠다는 생각. 어쩌면 이런 것도 나이에 밀리고 있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 아닐까.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의 저자 가와기타 요시노리는 1935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신문사 기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출판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람이다. 그동안 100권이 넘는 저서들을 펴냈다고 하니 얼마나 왕성한 활동을 했는지 엿볼 수 있다. 이 책에는 그동안 저자가 다양한 활동을 하며 느끼고 깨닫았던 '진짜 인생을 즐기기 위한 35가지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나이 핑계되지 않고 진짜 인생을 즐기는 건 좋은데, 35가지 방법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면 딱 두 가지만 기억하고 구별하면 된다. 우리 '인생에서 버려도 되는 것'과 '버리면 안되는 것'만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으면 35가지 방법 모두를 굳이 머리 속에 입력해 두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버려도 되는 것과 버리면 안되는 것을 구별하는 일은 오직 본인만이 할 수 있다. 오직 본인만의 잣대로 말이다. 이렇게 두 가지로 구별하는게 더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친절하게 그 35가지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누구나 마치 진리처럼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라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 얼마든지 있다. 다만, 그것이 행복의 모든 것은 아니다. 이 사실만 인식하고 있다면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은 얼마든지 사도 된다. (p.60)

 

   돈을 벌기 위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희생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그렇게 해서 부를 축적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면 그 부는 의미가 없다. 바꾸어 말하면, 돈은 하고 싶은 일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는 뜻이다. (p.43)

 

   혹시 우리 인생에서 버려도 되는 것 중에 '돈'도 있다고 생각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돈' 혹은 '부'는 있으면 편리한 것이지 없어도 상관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저자는 일부러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한다. 돈에 연연하지 않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돈으로 즐거움, 행복을 사고 누릴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라고 한다. '돈'을 버리거나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현재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과 가장 닮아 있기 때문에 수긍이 된다.

 

   하지만 1935년생인 저자와 나 사이에는 극복할 수 없는 견해 아니 환경 차이도 있다. 개인적으로 책을 볼 때 가장 먼저 읽는 부분이 저자의 프로필인데, 1935년생 일본 오사카 출생이라는 저자의 프로필을 읽자마자 과연 이 저자의 이야기에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그런데 우려대로, 특히 남성의 입장에서 쓰여진 부분도 많기 때문에 진짜 인생을 살기 위한 35가지 방법이 모두 나에게 유용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억해 둘만한 이야기가 많다. 최근 한 광고를 보니 '노인은 스토리텔러'라는 카피가 있었다. 그 역시 많은 경험을 한 노인인데다 오랫동안 글을 쓰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인지라 책을 술술 잘 읽힌다.

 

   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가장 공감이 갔던 것 중 하나는 "왕성한 호기심만 있으면, 나이가 몇 살이건 간에 새로운 뭔가를 만날 수 있고 인생도 더욱 즐거워질 것"(p.67)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호기심이 매우 많은 사람이다.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만지는게 즐겁다. 나이가 들고 일정한 수입이 생기니 좋은 것이 하나 있다. 어릴 적에는 관심은 있지만 돈 때문에 선뜻 해볼 생각을 못했던 것도 요즘에는 부담없이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나이가 드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체가 두렵다고도 하겠지만 바로 이런 생각들이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 중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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