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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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더 많은 에세이 시대의 글쓰기!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는 머릿속에 맴도는 어렴풋한 생각을 글이라는 형태로 끄집어내는 방법을 다룹니다. '이런 거 쓰고 싶어!'라는 마음의 '이런 거'를 문장으로 바꾸는 연습입니다. 본심의 번역작업이자, 타인과의 교류에 필요한 매너의 실천방식이 기도 한 글쓰기입니다. 6쪽

지금은 에세이의 시대, 소확행의 글쓰기 시대입니다.

   분명 독서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데, 너도나도 '작가'라며 제 SNS를 기웃거립니다. 예전에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졌던 '작가'라는 타이틀의 문턱이 확실히 낮아진게 보입니다.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더 많은 시대. 모두들 읽고자하는 마음보다는 쓰고자 하는 열망이 더 큰가봅니다. 하긴 읽는 행위는 그렇게 생산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돈이 생기거나 어떤 명예를 얻는 건 아니니 까요), 쓰는 행위는 돈이 생기거나 (비록 그것이 망작이라고 하더라도) '작가'라는 지위를 획득할 수 있는 일이므로 훨씬 더 생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열망과 욕망을 반영이라도 하듯 글쓰기 관련 책들이 쏟아지고 있고, 이 책 또한 그런 트렌드의 반영으로 기획된 것입니다 .

   이다혜 기자는 『책읽기 좋은 날』이라는 서평집을 통해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그녀는 가장 흔하고 쉽게 쓸 수 있는 글이 리뷰라고 하는데, 저는 이 리뷰를 쓰는 것도 너무 어렵습니다. 특히, 첫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쓸 때는 피고름을 짜듯 쥐어 짜내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첫문장을 쓰려다가 첫 단락부터 주절주절 늘어지고 맙니다. 주절주절 시작은 했으나, 마무리는 더 어렵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내리 비난만 하다가 정말 쌩뚱맞게 동화처럼 마무리를 하거나 권유형의 문장으로 끝내버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비난만 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나 봅니다.

   아무튼, 이럴 때 이다혜 기자는 고민하지 말고 과감히 첫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날려버리라고 말합니다. 진부하거나 교훈적인 마무리보다는 낫다며, 본문 쓰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톨스토이처럼 임팩트 있는 첫문장을 어떻게 쓰냐며, 마지막 문장을 없애고 약간의 여운을 주는게 더 좋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위해 썰을 풀어야 한다고 어디서 가르치는지, '용건만 간단히'처럼 어려운 게 없다. 영화 리뷰를 과제로 내면 극장 가는 얘기부터 쓴다. 책 리뷰를 쓰라고 하면 책을 구매한 과정부터 쓴다. 여행기는 비행기표 구입부터 시작한다. 그 모든 과정은 재미있고 소중하며, 어떤 경우는 정보로서의 값어치도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대체로 'TMI'다. 투 머치 인포메이션이며, 읽는 사람에게는 하품 나는 군더더기일 뿐이다. 많은 글은 그렇게 '없어도 좋은' 서두를 갖고 있다. 188쪽

   마무리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한 말이 있다. '교훈적인 마무리'는 지양하자. 황희 정승식 글쓰기랄까. 장점 적당히 늘어놓고 단점 적당히 이어붙이고, "그래서 앞으로 책을 열심히 읽기로 다짐했다"식으로 끝나다니. (······) 뜨뜻미지근한 마지막 문장이라면 그냥 지워보기를 권한다. '마무리가 안 된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마무리가 더 긴장감 있는 경우가 많으며, '마무리된 느낌'은 대체로 진부한 문장일 때가 많다. 189쪽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가장 큰 고민은 첫문장도 마무리도 아닙니다. 기자님, 제가 줄거리 요약은 참 잘하는 편인데(사실 작가는 '참'이나 '정말' 같은 부사도 줄여보라고 했습니다.) 이 책처럼 큰 줄거리없이 병렬식으로 나열된 책의 리뷰는 어떻게 쓰나요? 물어볼 수만 있다면 정말 물어보고 싶습니다.('정말'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쓰는군요. 작가는 이런 부사들은 퇴고를 할 때 모두 삭제해도 된다고 했지만, 잘못된 예시로 남겨두려 합니다.)

   이다혜 기자와 마찬가지로 저 역시 '재미'를 위해 책을 읽습니다. 그녀의 첫 책인 『책읽기 좋은 날』을 재미있게 읽어서 이번 책 역시 제목만큼 설렘 가득한 책일거라 기대했는데, 읽기와 꾸벅꾸벅 졸기를 반복하며 며칠밤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내용이 있어서 (물론 모든 학습에서는 '반복'이 중요하긴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렸나봅니다.

   세상 모든 에세이는 쓸데없는 소소한 이야깃거리로 이루어지지 188쪽

   처음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은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첫 문장을 쓸 수 있게 약간의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책입니다. 작가는 SNS 친화적인 글들도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시대이니, 서툴러도 괜찮으니까 일단 써보라고, 그리고 한 번 시작한 글은 끝까지 써서 완결 짓는게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저는 여전히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저처럼 非SNS 친화적인 글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을테니까요.

   우리는 다른 사람을 늘 처음부터 완성형으로 가정하고 자기 자신을 미완성태로 바라본다. 어떠한 재능도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지는 않다. 실수하고 배우고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자신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결과물이 애초에 원하던 그것일지는 알 수 없지만. 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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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9-01-24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뒷북소녀님.. 이 줄거리 요약이 어려운책을 무려 재밌게(!) 요약해내셨네요. 🤗 ‘정말’요약 잘하시는 듯 ^^

뒷북소녀 2019-01-24 21:58   좋아요 1 | URL
ㅋㅋㅋ오늘도 역시나, 주절주절 늘어지는 제 리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