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1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잭 캔필드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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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다니느라 책에 신경을 좀 놓고 있다가 오랜만에 다시 집어든 책. 오래 붙잡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번 방학, 나에게 있어서 꽤 의미가 큰 책이다. 만약 이 책을 집어들지 않았더라면 나는 더 오랫동안 책을 잊고 놀기에만 급급해 했겠지.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이 책은 언제였는지 모를 꽤 예전부터 주욱 읽어 온 책인데, 나는 이 책을 들고서 가만히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정리를 하기도 하고, 책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오늘 하루 일과라든가 내일의 계획을 구상하기도 하는데, 생각이 술술 잘 풀린다. 마치 '모모'가 옆에서 들어주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오늘부터 모모를 읽기 시작했다.) 그만큼 이 책이 편안하다는 뜻일까? 그냥 그저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플라시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만큼?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럴 것 같다.

앞에서 쓰지 않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이유가 있다.(꽤 예전부터 주욱 읽어 왔다고 했다.) 한번 읽을 때, 하나의 이야기만을 읽기 때문이다. 또, 차례대로 읽지도 않는다. 눈을 감고 손을 가만가만 움직이다가 뭔가 '여기다!'싶은 마음이 들면 그 부분을 펼쳐 읽는다. 때때로 같은 이야기를 펼칠 때도 있고, 그러면 나는 그 이야기를 또 읽는다. 읽고, 또 읽고 몇 번을 읽어도 별로 질리지도 않고 오히려 읽을 때마다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꽤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오늘은 54쪽 '지금 당장'이 펼쳐졌다.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만일 우리 인생이 단지 5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 모두는 공중전화 박스로 달려가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 것이다. 그리고는 더듬거리며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 - 크리스토퍼 몰리'

이 책속에 있는 거의 모든 글들이 그렇듯 이 말의 의미를 정확히 쓸 수는 없지만 왠지 마음에 와 닿는 글귀였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나의 인생이 5분밖에 안 남아서 13년하고도 145일 9시간 45분(내 삶에서 윤달은 3번 있었다.)을 끝으로 소멸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 누구에게 먼저 전화를 해서 사랑한다고 전할까? 그 말이 아니라면 또 다른말은 없을까? 눈을 지긋이 감고 생각해 보려고 했지만 결국은 실패였다. 그런 상황은, 긴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도저히 눈을 감고는 있을 수가 없었다. 결국 뜬 눈으로 다리를 떨며 생각해 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특별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내가 내린 결론 하나. '이런 평안한 상황에서 생각하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확답은 나오지 않는다.' 결국, 확실한 답은 찾을 수 없었다. 역시 첫 번째는 부모님 일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누가 아랴. 정작 그 상황이 닥치면 다른 사람을 먼저 찾게 될지.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런 상황이 오면 가장 먼저 부모님께 전화를 할 것 같다. 엄마가 먼저일지, 아빠가 먼저일지는 내 손가락만이 알겠지. 그러고보면, 가장 많이 눌러온 전화번호를 누르지 않을까도 싶다. 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번호라는 뜻일테니.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을 누가 지었을까? 다른 이름으로 할 생각은 없었을까 싶다. 조금 유치하긴 하지만 예를 들어 '생각을 키워주는 101가지 이야기'라든지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많은 것을 깨닫는다. 오늘따라 글이 잘 써지는 것은, 아마도 그 책의 감상문이기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이 책을 읽을, 그리고 읽은 독자들에게. '사랑 만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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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요괴 이야기 1
스기우라 시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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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요괴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야오이라고 부르는 동성연애물이다. 야오이란, 야마(클라이맥스)와 오치(결정적임) 그리고 이미(의미), 세단어의 합성어로 클라이맥스, 결정적임, 의미가 있다는 뜻이 아닌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마추어들만이 동성연애물을 그렸을 때의 일이고, 요즘은 전체적으로는 순정만화 분위기에 남자와 여자였던 두사람을 모두 남자로 바꾸기만 하는 능력이 아주 탁월해서(?) 사전적인 의미의 '야오이'보다는 동성연애물 자체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보통 동성연애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불쾌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얼음요괴 이야기는 전혀 불쾌하지 않은 이야기이다.자신밖에 모르는 일명 '피도 눈물도 없는' 요괴가 사랑을 깨달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 요괴의 이름은 블러드. 피라는 뜻이다.북쪽의 요괴였던 그는 북의 두령(일종의 대장)이었고,사원(절)에서 동서남북의 우두머리급 요괴를 사원결계의 주춧돌로 삼기위해요괴사냥을 해서 그를 서쪽으로 보내버린다.여기서 꼭 알아야 하는 것은 요괴들은 영역의식이 강하다는 것으로,당연히 북에서 온 블러드는 서쪽요괴들의 반감을 일으키게 된다.자신에게 덤벼오는 모든 서쪽요괴들을 무참히 배어 없애고 피를 덮어쓴 그 모습을 본 서의 두령이 붙여준 이름이 바로, 블러드. 그 후, 사원의 주지승이 얼음의 결계를 만들어 동굴에 가두어 버리고, 60년 동안이나 소원을 들어주는 눈물의 보석을 찾고 있었다.(눈물의 보석이란, 가장 순수한 마음에서 흘리는 눈물로, 소원을 들어준다. 블러드는 그 눈물의 보석은 인간이 죽기 직전에 모든 것을 회계하며 두려움에 떨구는 눈물이 그 보석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어느날 그의 일상을 바꾸어 줄 사람이 나타났으니, 심장병에 걸려 블러드의 손에 죽기위해 찾아온 이슈카였다. 자신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마음이 열린 것인지, 너무 어리숙해 보여서 죽일 생각이 가셔버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슈카에게 생명의 위기가 찾아오자 블러드는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은 바로 눈물의 보석. 하지만, 얼음결계의 열쇠는 사랑이기에, 깨어지고 만다. 이슈카는 결국 그 자리에서 즉사- 부드럽게 말하자면 죽게 되지만, 눈물의 보석의 힘으로 살아난다.

거기서부터 얼음요괴 이야기가 시작된다. 즉, 이것이 얼음요괴 이야기의 전반적인 스토리 (정확히 1권분량)이다. 나는 이 이야기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 중에 특히 셀기가 마음에 든다. 젊은 나이에도 인가를 받은 엘리트(?)승려로 요괴에대한 무조건적인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가 블러드가 이슈카를 생각하는 마음을 알고, 자신이 배워온 것에 대한 혼돈을 느끼지만 '요괴는 요괴, 승려는 승려, 인간은 인간으로 분류하지 말고 사물 하나하나를 꿰뚫어봐.'라는 블러드의 말과'요괴는 흑, 사원은 백이라고 배웠지? 하지만 가끔은 회색으로 해봐. 안 그러면 눈이 뱅글뱅글 돌아버릴걸?'이라는 이슈카의 말에 혼돈을 멈춘다. 전체적으로 개그를 유발하는 캐릭터이지만 아주 비중있는 역할이고, 결국 나중에는 요괴를-즉 블러드를 감싸다가 사원에서 파문당한다. 그렇지만 결국 나중에는 크게 될 그릇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왜 나는 항상 주연보다는 빛나는 조연(^^)을 더 좋아하는 것일까? 아무래도 그 쪽에서 더 정감을 느끼는 것 같다. 현재, 이야기는 결말을 향해 달리는 중인 것 같다. 물론 결말은 작가가 내는 것이지만17권 최대의 관심사인 흑거미 카우젤 문제가 끝나면 아마도 결말이 나지 않을까?일본에는 19권 까지 나와있으니 그리 금방 끝나진 않겠지만은...부디 이슈카와 블러드, 빌트와 라푼젤, 그 외에 캐인과 마리(이 만화에서 이성커플은 이 둘뿐이지 않을까?),셀기와 그 할아버지 라우글주지승 등등 모든 사람들이 평안한 결말이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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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기 1
미네쿠라 카즈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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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가 어지러운 혼돈의 시대임에도 문명과 신앙의 원천 도원향에서는 인간과 요괴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그러나 갑작스레 이 세계를 가득 채운 마이너스 파동에 의해 광포해진 요괴들은 자아를 상실한 채 인간들을 해치기 시작한다. 이 변화의 원흉은 500년 전 봉인된 대요괴 우마왕을 되살리려는 실험이었다.금기인 화학과 요술의 합성실험으로 소생하려 하는 우마왕을 저지하기 위해,관음보살은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을 서역으로 파견한다.』이것이 바로, 최유기의 시작이다.

'최유기'라고 하면 뭔가 알 듯 말 듯 하면서도 이상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등장인물의 이름은 너무나 친숙해서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것은, '최유기'는 중국 고대소설 '서유기'의 기본 설정을 옮겨 와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서유기' 에서와 같이 모험담에서 비롯되는 불교적 교훈을 담고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커다란 설정을 옮겨와서 조금씩 바꾸어 만든 판타지풍의 이야기이다.

'최유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4명의 주요캐릭터가 아닐까 한다. 그 4명은 우리가 '서유기'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날아라 슈퍼보드'의 4명과는 너무나도, 판이하게 다르다.한명 한명 살펴보자면,당대 최고승인 삼장법사는 '죽어','꺼져' 등등의 험한 말을
막 사용하며 총질을 예사로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손오공은 아주 덜렁대지만 천진난만하고, 먹는 것만 안중에 있으며,남자를 타락시키는 주요 세가지인 술, 담배, 여자를지독하게 밝히는 캐릭터는 놀랍게도, 바로 사오정. '날아라 슈퍼보드'에서 자신만의 주제가를 가지고 있었던선글라스 낀 돼지, 저팔계는 상냥한 이웃집 오빠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요즘 만화에 총질하고 욕하는 사람, 먹는 거 밝히는 사람,술, 담배, 여자 밝히는 사람, 상냥한 사람이 어디 안 나오겠냐마는(질리도록 나온다면 또 모를까...)그 이름에 연상되는 것과는 전혀 다른 4명의 캐릭터이기에,황당함과 우스움을 감출 수가 없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이시대 만화 주인의 미덕은 외모 수려, 성격 파탄, 기량 출중의 세가지 덕목을 고루 겸비하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라고 했던가. '최유기'는 그 잘난 덕목을 모두 갖추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들도 아주 매력적이지만, 그 외의 인물들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매력적이다.

어머니인 나찰녀를 구하기 위해 삼장 일행과 맞서는 홍해아나 그 밑에 독각시, 팔백서 등등... 나탁태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홍해아는 아주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 굉장한 하급요괴들 조차 그를 따른다.

사실, 처음에 1, 2권을 봤을때는 최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재미가 없길래 다시는 안보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볼 만화가 별로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두 번째로 책을 들었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점점 재미가 있어졌고, 처음에는 희한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던 인물들의 얼굴도 아주 잘생긴 것 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인물들의 얼굴이 바뀌어보인 것은 무슨 심경의 변화였는지는 모르겠지만,다만 확실한 것은 그때 저팔계의 과거가 나왔었는데, 거기에서부터 이야기를 이해하고 재미를 붙였다는 것이다.

최유기는 완성도가 아주 높은 만화이다. 인물들 각각의 과거가 그들과 이야기를 잇는 끈이 되어 순조롭게 진행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엄청난 완성도를 자랑했던 '천사금렵구'처럼 아쉬운 결말이 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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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강림 1
유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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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도 아주 재미있게 읽은 '선녀강림'!! 작가의 펜터치실력이 늘어가는 것은 눈에 띌정도이지만, 슬프게도, 점점 일본풍을 쫓고있는 중이다. 줄거리를 대충 설명하자면,

『대형고교 1학년생 제갈량은 속옷 절도범으로 경찰에게 쫓기고 있던 '사슴인간', 천록을 우연찮게 도와준다. 보답의 의미로 천록이 제갈량을 데리고 간곳은 바로, 선녀들의 목욕 현장! 천록과 제갈량은 사소한 실랑이를 벌이다가 그만 실수로 선녀의 날개옷 하나를 찢고 만다. 그래서 날개옷의 주인, 환타선녀는 천계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고. 그런데, 그녀는 조금도 당황하거나 놀라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제갈량은 수상쩍은 선녀, 환타를 떠맡게 되는데, 그녀는 량에게 량은 108개의 부부연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이 모두 불행을 부르는 악연이라는 예언을 한다. 그는 반신반의 하지만, 어쩌다보니(아-주 우연찮게) 환타를 쫓아 지상으로 내려온 또 다른 선녀, 미란다의 술법에 걸려 눈이 마주친 모든 여자들과 악연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환타선녀는 악연을 정화시키는 능력이 있어서 제갈량을 열심히 도우며 108개의 악연을 제거해 간다.』

이 줄거리를 읽으면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것이다. 이 얼마나 친숙한가! 바로 전래동화 '선녀와 나뭇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만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제외해도 아주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 환타는 사실 동화속의 선녀와 나뭇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니까 말이다. 작가 유현의 상상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그녀(작가)는 천계인들의 온갖가지 비술, 술법 등으로 아주 독특하고 판타스틱한 분위기를 연출해내지만,최신 비디오 게임, 스케이트 보드, 오락실등의 현실적인 느낌 또한 겸비한 만화를 만들어냈다.

사실, 너무 독특하기만 해서는 황당무계함을 감출 수 없는데, '선녀강림'에서는 그런 것은 찾을 수 없다. 이야기 전개가 시원스럽고 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아주 코믹하지만
뼈가 있어서 즐거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도 '선녀강림'의 커다란 장점이다. 주인공인 환타선녀의 이름처럼 청량음료같은 상쾌함과 발랄함이 넘쳐난다. 특이하게도, '선녀강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환타선녀이다. 대개 조연들을 좋아했는데 말이다.
그것은 그녀의 활기찬 기운이 책장을 뚫고 나에게 전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그녀는 여느 만화에 나오는 인물들보다 사랑스럽다.

그녀는 오로지 착하고 예쁘며 얌전한, 러브 코미디물의 비현실적 캐릭터가 아니다. 또한, 판타지물에 양념처럼 등장하는 그저 천방지축인 왈가닥도 아니다. 남자에게 보호받기만 하는, 무능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만화속의 많은 여자주인공들과 달리 능력 있고 당당하면서도 뜻대로 안 되는 일에는 성질도 부리고 토라질 줄도 아는 귀여운 선녀, 환타이다.그런 그녀이기에, 나에게 가장 사랑받을 수 있는 것같다.

아, 환타선녀를 좋아하는 옥황상제도 좋아한다.흔히 떠올리는 옥황상제의 모습과는 달리 작은 키에 귀여운 느낌이다.하지만, 옥황상제이기 때문에 능력은 뛰어나다.아니지- 능력이 뛰어나서 옥황상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년만화!! '선녀강림'.나는 처음에 순정만화쪽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소년만화, 즉 코믹쪽이었다. 우째 이런일이?!

하지만, '선녀강림'은 여성독자들도, 남성독자들도 아주 많다.선녀강림이 나오고 나서, 3주정도는 그 책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이유는 단 하나 모두들 예약을 해서 책방주인이 항상 빼놓기 때문이었다. 예약이 된다는 것으로 그 만화의 재미를 알 수 있기에, 나는 '선녀강림'의 인기를 확신한다. 지금까지와 같은 느낌으로 (더이상 일본풍으로 빠지지 않고) 그려서 작가가 잘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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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 1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 1
키류 미사오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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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서야 알았지만, 이 책은 19세 미만 구독 불가이다. 지금 나와있는 책을 보면 윗부분 오른쪽 귀퉁이에 빨간 경고문이 붙어있다. 글쎄, 나는 법을 어긴 셈이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그런 말이 없었던 때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다. 사지는 않았고, 집에서 가까운 책방에서 빌려 읽은 책이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이 책을 읽고싶다는 흥미를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 한가지 물어보겠는데, '당신, 동화를 사랑하세요?' 만약에 '예, 좋아합니다.'라고 대답할 생각이라면 그만두는게 좋을 것이다. 이 책을 집어들고 조금 읽는 순간 분노에 휩싸이면서 내 목을 조르고 싶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책은 이런저런 말들 없이, 단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끔찍하다.' 동화라는 이름의 뒷면에는 이런 큰 잔혹성이 숨어있었단 말인가. 읽을 엄두도 내지 못한 '노간주나무'의 경우에는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지 않은 피투성이의 무서운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었다. 지금까지도 충분했다. 시체 애호가가 나오는 이야기도 있었고, 토막살인을 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실로 끔찍한 장면들이 눈앞에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 끔찍한 이야기들의 어느 부제에도 그정도로는 적혀있지 않았다. 결국, 나는 읽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노간주나무라니, 들어본 적도 없는 제목이었기 때문에 그 두려움이 더 컸던 것 같다.

이 책과 보통 동화가 판이하게 틀린 것은 잔혹성 보다도 음란성이라고 생각한다. 얼굴을 붉히지 않고서는 도저히 읽어내기가 힘들다. 백설공주와 왕의 관계, 난쟁이와의, 혹은 왕자와의 관계. 라푼첼은 사실 탑속의 창녀나 다름없었고, 브레멘의 음악대에서는 일자리를 잃은 남자들이 끝끝내 호모가 되고, 집에 남은 그 아내들은 레즈비언이 된다. 개구리 왕자에서는 개구리가 감히 공주를 넘보기도 한다.(물론, 그 개구리는 원래 사람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서 무척이나 강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그들은 동화 애호가가 아닐까 하는데, 나는 그런 건 잘 못느끼겠다. 동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하고자 한 노력이 가상하다는 생각도 들고, 글도 나름대로 재밌게 잘 적었다고 생각한다.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틀에 박힌 동화들을 이토록 황당하게 재해석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하다. 그리고, 책을 읽어보면 그에 대해 연구한 사람들의 흔적이 잘 보인다. 결국 그런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내가 지금까지 몰랐던 의미를 특별하게 알아가는 것도 짜릿했고, 약간 모자란듯한 여자의 행복으로 가는 길, 그 뒷면에 새겨져 있는 내면의 생각을 안다는 것이 왠지 잘못된 일 같다는 생각에 즐거움도 감돌았다. 나름대로, 이 책은 읽을만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뭔가 일상에서 강렬한 쇼크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

내가 앞에서 경고를 했음에도 지금 책을 보고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말해두겠는데, 나는 읽을만하다고 생각하지만 건전한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잘 골라서 봐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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