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강림 1
유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연지도 아주 재미있게 읽은 '선녀강림'!! 작가의 펜터치실력이 늘어가는 것은 눈에 띌정도이지만, 슬프게도, 점점 일본풍을 쫓고있는 중이다. 줄거리를 대충 설명하자면,

『대형고교 1학년생 제갈량은 속옷 절도범으로 경찰에게 쫓기고 있던 '사슴인간', 천록을 우연찮게 도와준다. 보답의 의미로 천록이 제갈량을 데리고 간곳은 바로, 선녀들의 목욕 현장! 천록과 제갈량은 사소한 실랑이를 벌이다가 그만 실수로 선녀의 날개옷 하나를 찢고 만다. 그래서 날개옷의 주인, 환타선녀는 천계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고. 그런데, 그녀는 조금도 당황하거나 놀라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제갈량은 수상쩍은 선녀, 환타를 떠맡게 되는데, 그녀는 량에게 량은 108개의 부부연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이 모두 불행을 부르는 악연이라는 예언을 한다. 그는 반신반의 하지만, 어쩌다보니(아-주 우연찮게) 환타를 쫓아 지상으로 내려온 또 다른 선녀, 미란다의 술법에 걸려 눈이 마주친 모든 여자들과 악연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환타선녀는 악연을 정화시키는 능력이 있어서 제갈량을 열심히 도우며 108개의 악연을 제거해 간다.』

이 줄거리를 읽으면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것이다. 이 얼마나 친숙한가! 바로 전래동화 '선녀와 나뭇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만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제외해도 아주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 환타는 사실 동화속의 선녀와 나뭇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니까 말이다. 작가 유현의 상상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그녀(작가)는 천계인들의 온갖가지 비술, 술법 등으로 아주 독특하고 판타스틱한 분위기를 연출해내지만,최신 비디오 게임, 스케이트 보드, 오락실등의 현실적인 느낌 또한 겸비한 만화를 만들어냈다.

사실, 너무 독특하기만 해서는 황당무계함을 감출 수 없는데, '선녀강림'에서는 그런 것은 찾을 수 없다. 이야기 전개가 시원스럽고 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아주 코믹하지만
뼈가 있어서 즐거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도 '선녀강림'의 커다란 장점이다. 주인공인 환타선녀의 이름처럼 청량음료같은 상쾌함과 발랄함이 넘쳐난다. 특이하게도, '선녀강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환타선녀이다. 대개 조연들을 좋아했는데 말이다.
그것은 그녀의 활기찬 기운이 책장을 뚫고 나에게 전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그녀는 여느 만화에 나오는 인물들보다 사랑스럽다.

그녀는 오로지 착하고 예쁘며 얌전한, 러브 코미디물의 비현실적 캐릭터가 아니다. 또한, 판타지물에 양념처럼 등장하는 그저 천방지축인 왈가닥도 아니다. 남자에게 보호받기만 하는, 무능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만화속의 많은 여자주인공들과 달리 능력 있고 당당하면서도 뜻대로 안 되는 일에는 성질도 부리고 토라질 줄도 아는 귀여운 선녀, 환타이다.그런 그녀이기에, 나에게 가장 사랑받을 수 있는 것같다.

아, 환타선녀를 좋아하는 옥황상제도 좋아한다.흔히 떠올리는 옥황상제의 모습과는 달리 작은 키에 귀여운 느낌이다.하지만, 옥황상제이기 때문에 능력은 뛰어나다.아니지- 능력이 뛰어나서 옥황상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년만화!! '선녀강림'.나는 처음에 순정만화쪽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소년만화, 즉 코믹쪽이었다. 우째 이런일이?!

하지만, '선녀강림'은 여성독자들도, 남성독자들도 아주 많다.선녀강림이 나오고 나서, 3주정도는 그 책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이유는 단 하나 모두들 예약을 해서 책방주인이 항상 빼놓기 때문이었다. 예약이 된다는 것으로 그 만화의 재미를 알 수 있기에, 나는 '선녀강림'의 인기를 확신한다. 지금까지와 같은 느낌으로 (더이상 일본풍으로 빠지지 않고) 그려서 작가가 잘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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