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卵 2003-11-14
포.. 포기다! 오늘 내로 에세이를 쓰려고 했지만, 포기다! 이번주에는 숙제 안 해갈란다.. 웃음으로 떼운다. 나는 에세이보다 자는 걸 택하겠다. 그리고 주제가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글을 쓰기에 조금 무리가 있었다는 것에 책임을 돌리겠다. =_= 주제가 어떤 것이였느냐...
주제 1. 학교 예산의 바람직한 사용처 Do you agree or disagree with the following statement? Universities should give the same amount of money to their students' sports activities as they give to their university libraries. Use specific reasons and examples to support your opinion.
주제 2. 학교 출석 Some people believe that university students should be required to attend classes. Others believe that going to classes should be optional for students. Which point of view do you agree with? Use specific reasons and details to explain your answer.
내가 선생님이었다면, 이렇게 대상이 훤히 보여 의욕을 저하시키는 주제를 내놓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내가 적절히 바꿔서 써야 하는거지만... TV의 영향이라든가, 친구에 관련된 주제는 그나마 좋았는데. 이번 주는 주제선정에서 완전 실패다. 한글로 어떻게 지어내도 영어 단어가 안 떠오르는 데 어찌하겠냐...
몰라. 난 몰라. 이 숙제는 안 해 갈거니까 머릿속에서 지우겠다. =_= ....그저 내 능력의 한계를, 아니, 내 '현재'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6학년 때 쓴 일기를 읽었다. 정말 잘 썼구만. 하루하루 생각을 정리하는 모습, 그리고 다음 번에는 더 발전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늘을 올려다 봤다거나 무슨 음악을 듣고 무슨 책을 읽었는지, 문득 달력에 눈길이 가서 한참동안 그걸 붙들고 생각을 했다든지하는 것 말고 그 날 그 날 내가 뭘 했는지는 거의 알 수 없는 일기지만, 그건 그것대로 좋구나. 그리고 정말 놀란 것. 지금 내가 자신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뜬금없는 주제전환으로 인한 글의 요지 파악 불능'이라는 무시무시한 현상도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이렇게 어이없을 데가.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한 나는 퇴화중이었다. 요즘엔 글을 하도 안 쓰니까 어휘력도 점점 줄고 있는 것 같은데. 쓸데없이 관용적인 표현을 많이 써서 개성도 없어지고 있고. 혼자 만화책 갖다주러 가면서 올려다본 달을 이렇게나 아름답게 표현해 놓은 2년전의 나는 지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거참 머리아프네...
뭐, 그래도 하나는 는 게 확실하다. 영어. 영어와 한국어가 무슨 반비례관계도 아닌데 왜 이렇다냐. 하지만, 늘었다 하더라도 무슨 소용일까. 우리말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데.
몰라, 몰라. 그냥 자야지. 자고 생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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