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작게님의 멋진페이퍼 "나의처음"을 읽고 저도 한번 읊어봅니다.
0. 제가 처음 조지 윈스턴을 알게 된 건 고등학교 2학년 겨울입니다..조지윈스턴에 푹빠져서리 땡스기빙이고 캐논이고 줄줄이 틀어댔죠..고2때 전 열나게 노는 아이였기땜에 아침에 등교를 7시도 전에 했답니다..도착하자마자 급수실에서 코피한잔 타서 들고....단지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음악 크게 틀어놓고 놀기 위해서... 그때의 제 레파토리는 조지윈스턴과 카펜터즈, 비틀즈, 신승훈...
1.제가 처음 떡볶이를 사먹은건 초등학교 3학년때 입니다..그때 학교앞 분식점에서 긴 떡뽁이 한개에 10원이었던가...꼭 50원치만 사먹고는 그 국물이 너무 맛나서 햇바닥으로 핥아먹는 아주 드러븐 짓을 매일 해대곤 했다지요.ㅋㅋㅋ 가끔 쪼매 더 먹을려구 그릇들도 날라다 주곤 했답니다.ㅠ,.ㅠ
2. 제가 처음 카레를 먹은 건 중학교 2학년 친구집에서 입니다..그때 그 누렇고 뭔가가 잔뜩 덩어리 진게 냄새는 얼마나 신기한지..원래 새로운걸 맛보길 좋아하는 지라 정신없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친구네 엄마가 잘먹는 저를 신기해하며 한그릇 더준걸로 기억합니다.ㅎㅎㅎ
3. 제가 처음 술을 먹어본것은 고3때 저의 대모님께서 저를 델꼬 방황하는 어린양을 구하시려다 같이 방황하게 된 그 가을날... 어느 깡통맥주집이었지요..그때 유행하던 깡통맥주집..테이블들 사이사이에 새우깡이랑 팝콘같은 안주거리가 무한리필 제공되는 그런 곳이었답니다.우째서 그 술집은 저를 출입시켰는지 아직도 희한합니다..
4. 제가 처음 종교를 가졌던것은 고2때...그러고 보니 저의 고등학교시절은 꽤나 복잡미묘합니다..엄청 길었던거 같아용..학교선배의 손에 이끌려 어느 절로 끌려 갔지요..짜장면을 사주며 그 절에 다니면 매번 짜장면을 사준다는 꾀임에 빠져 저의 고 2를 통째로 바쳤답니다.ㅋㅋㅋ 그때 1080배인가 3000배인가 뭐 그런걸 했다가 죽는줄 알았고..석가탄신일 시가행진에 들고 걸을 연꽃등을 밤새도록 몇십개 만든거 기억납니다..근데 그후 고3때 저는 신은 많이 알아둘 수록 이득이라는 신념으로 성당에서 세례를 받게 됩니다.ㅠ,.ㅠ.지금은 이리 장난스레 쓰고 있지만 그때는 정말 진심이었답니다..ㅎㅎㅎ
5. 제가 처음 사랑을 한건 지금의 남푠을 만나서랍니다..그러니까 첫사랑이지요..전 첫사랑과 결혼하는 행운을 누렸답니다..뭐 철부지쩍 풋사랑은 당연히 학교선생님이었겠지요.ㅎㅎㅎ 중학교때..
6. 제가 처음 안경을 쓴건 중1때 그 흔한 아폴로 눈병에 걸렸을때 제대로 대처를 못해서 갑자기 눈이 침침하더군요..근데 일주일만에 떡볶이집에 놔두는 실수를 해서 잃어버려서 무쟈게 혼났답니다..
7. 제가 처음 문학을 접하게 된 시기는 국민학교5-6학년때쯤이었던것 같네요..저희집엔 아쉽게도 교과서밖에는 없었다지요..아주 친한 친구의 집에 계몽사 세계문학전집이 들어왔었읍니다..월매나 부럽던지..그집의 딸래미는 셋,막내인 아들래미..그 자녀들은 모두 책을 싫어했습니다..저는 왜 이런 책을 안읽냐고 매번 갈때마다 책에다 코박고 있으니 친구가 제발 집에가서 보라고 하더이다..그래서 그날부터 한권씩 거의 매일 밤세워 읽었드랬지요..
8.마지막으로 제가 처음 성인영화를 본건..고3때..그 위대하신 저의 대모님의 집에서입니다..저의아파트아래층에 사셨던 대모님은 어느날 같이 영화를 보자고 했습니다..그때 방황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인 저는 대모님이 하자면 뭐든 할 자세가 되었었지요..언니가 저를 그 대모님에게 위임한지도 모르고요..저를 구제해봐라...뭐그런 암암리의 계약에 의해서리...ㅋㅋㅋ그때 본 것이 "연인"이었슴다..장자끄아노감독의 제인마치,양가휘가 나오는 그런영화였는데..그 포스터가 아주 기억에 오래 남았답니다..근데 그영화가 좀 야했습니다...대모님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ㅠ,.ㅜ 아마 대모님은 저를 바른길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탈선을 해봐야한다고 생각했나봅니다..저에게 술을 먹이질 안나..이런 베드신 진한 영화를 보여주질 않나 심지어 담배까지 피워보라고 했답니다..근데 그건 체질에 맞질 않아서뤼...ㅋㅋㅋ
지금 제가 이리 잘 살고 있는 걸 보면 그분들의 노력이 먹혀 들었나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