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같은 이야기지만, 오늘도 수업이 많은 날이다. 4시간이나 수업이 들었다. 그래도 평소 월요일에 비하면 아이들이 쌩쌩해서 좋았다. 이렇게 아이들과 수업이 잘 되는 날이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 도서실에 앉아 있다가 점심을 먹었다.

   요즘 읽은 책은 리뷰가 잘 써지지 않는다. 아마도 소설책 리뷰는 지금껏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존재의 거짓말(상)(중)(하)는 읽은지 좀 되었는데 어떻게 써야할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아마,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탓이 크다. 특히, (하)권의 내용을 앞의 두 권과는 모순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 해설에는 이것이 삶의 모순과 진실과 거짓의 경계의 모호함을 보여준다고 하던데... 글쎄, 나로서는 동의하기 어렵고, 공감이 가지 않는다.)

   두 번째로 읽은 책은 광릉 숲에서 보내는 편지(이유미, 지오북,2004)도 읽었다. 이 책은 리뷰를 쓰고 싶기는 한데, 여러가지로 힘이 빠지는 상황이라... 나의 리뷰를 기다리는 책은 아직도 많다. 숲의 생활사(차윤정, 웅진닷컴)도 있고, 예전에 읽었지만 지금껏 미뤄두고 있는 한국자유주의의 기원도 있는데, 아!! 지금 읽고 있는 '그림으로 보는 한국 건축 용어'은 리뷰를 꼭 써 보고 싶다. 생각해 보니 이 리뷰들을 언제 다 쓸까나? 뭔가 내가 리뷰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자극이 필요하다. 내부 자극 없이 외부 자극만으로 얼마나 오래 갈까만 그래도 지금은... 

   휴, 늦었지만 저녁 먹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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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까이유 2004-08-0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자극!자극!
근데 오늘 그 사진의 정체가 뭡니까? 정체를 밝혀주세요~!

느티나무 2004-08-02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기 사진은 저의 즐겨찾기에 등록된 서재 주인의 따님이지요. ^^
 

   어제도 바빴다. (난 왜 늘 이렇게 바쁘다고 말하는지...)

   토요일에도 보충 수업은 5시간이나 있었다. 계속 이어지는 5시간 연속 수업! 거의 죽음이다. 그래도 실제로 수업할 때는 별로 힘들지는 않다. 내 집중력을 최대한 뽑아야 하는 시간이니 수업이 끝나면 기운이 빠져나간다. 잠시 도서실에 앉아 쉬기도 하고,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책도 빌려 주느라 도서실에서 보냈다.

   점심시간도 훌쩍 지난 시간. 어쩔까 하다가 모처럼 자장면이 먹고 싶었다. 근처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먹고 서둘러 나섰다. 이제는 공부방에 가야할 시간. 회의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지만, 빨리 올라가서 쉬고 싶었다. 공부방에 도착하니 30분의 여유가 있었다. 잠이 쏟아졌으나 선생님들과 수녀님들과 잠깐 이야기를 하고 나니, 회의 시간이었다.

   회의의 주요  안건은 여름캠프 계획을 최종 점검. 그래도 다들 제 일처럼 꼼꼼하게 챙겼으니 큰 문제점은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이번 캠프는 선생님들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위탁 캠프이나 별다른 문제도 없을 것이다. 다음 주 시작이면 나는 부안에 있을 것이다.

   저녁 7시에 학급운영모임 1학기 뒷풀이가 있었다. 원래는 오후부터 모여서 마무리를 하기로 했으나 다들 시간이 부족한 탓으로 저녁 7시에 모이기로 했다. 우선 간단한 저녁을 먹고, 부산의 '금강공원'을 산책했다. 학급운영모임 선생님들이 모이면 왜 그렇게 웃을 일이 많은지. 함께 있는 내내 깔깔거리면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분위기가 달아오른 우리들은 금련산에서 시내 야경을 보기로 했다. 거리가 제법 멀었지만, 무슨 대수랴? 금련산에 오르니 계절이 앞서가고 있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사람들도 제법 많았고, 특히 어제는 보름이라 달도 훤했다. 더위를 시원하게 날린 모처럼만의 모임이었다.

   이제는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 집에 돌아올 때는 기운이 다 빠져서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 덕분에 오늘은 아무 생각도 없이 푹 쉴 수 있었다. 오전에는 집에서 뒹굴다가 오후부터는 집안 대청소를 하고 났더니 땀이 삐질삐질... 그러다 창문을 열어놓고 보는 지금, 하늘은 파랗다.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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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i 2004-08-01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선생님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저도 강행군,이라는 걸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일요일 보강을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했던 적이 있었죠. 나중에는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게되더군요. 거의 초인적이었다고 할까요. 수업의 질적은 부분은 차치하고, 이런 사교육 시스템에 대해 많은 회의를 느끼곤 했었죠. 음, 그리고 그 다음 날은 정말 날계란을 먹고 출근을 했다죠. 님의 서재를 통해 학교와 학교선생님의 일상을 읽으면서 가끔은 부러움도 느끼고, 가끔은 안타깝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저야 사교육에 잠시 일을 했던 사람이어서 잘은 모르지만, 변하지 않는 생각 중에 하나는, 우리나라 공교육 선생님들이 모두 느티나무님같기만 하다면야, 아니, 느티나무님 반만큼이나 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사립을 다닌 적은 없습니다만, 제가 부대꼈던 아이들은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이었고, 그네들이 여직도 개선되지 못하는 학교시스템 속에서 힘겨워하는 걸 목도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느티나무님 같은 선생님이 많다면- 하는 생각 말이죠.
보충수업을 하시고 계시죠. 선생님도 아이들도 참 힘겨운 계절이에요. (그래도 요즘은 학교에 에어컨이 있다면서요! 하하, 저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는 교실에 선풍기가 좌우 두 대가 다였거든요. ^>^ ) 그러니 더더욱 힘 내시길요.
부안,에 가시는군요. 내소사와 갯벌, 새만금공사 반대하는 설치미술이 그 부안에서 보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길요. 그리고, 언제나 단아하고 정갈한 님의 사진도 기다릴게요.
아, 주말도 잘 보내시고요!

느티나무 2004-08-0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부안은 한 주 더 남았는데, 제가 표현을 잘 못 했군요.
학교는 참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교무실의 책상과 교실의 에어컨만 달라졌다면 너무 심한 걸까요? 교장-교사, 교사-교사, 교사-학생의 관계에 대한 방식은(혹은 개념은) 정말 원시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바뀌지 않는 걸 보면 사람의 문제도 있지만, 시스템의 문제가 크지요. 고등학교에 에어컨이 먼저 설치되는 건 오로지 보충수업 때문이겠지요. 그런 점에서 보면 씁쓸하구요. 아무튼 과찬하셔서 제가 몸 둘 곳을 모르겠지만, 더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고민하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듣고 마음에 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알라딘 서재 달력을 보니 이번달은 모든 숫자 밑에 밑줄이 그어져 있다. ㅋㅋ 7월은 알라딘에 개근했구나!!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엇을 한다고 저랬나? 싶기도 하다. 그 시간에 책 한 자 더 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 그래도 과연 책을 보았을까? (참! 마지막날까지 써야 개근이다.)

 - 나 같은 사람이야 주간 서재달인에 들 가능성이 없으니 개근상이라도 받고 싶은데... 알라딘에서 출혈이 너무 심할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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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30 0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4-07-30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내일이면 개근이시네요..저는 하루 빠져 먹었는데..^^;; 사실 서재 마실 다니다 보면 책을 덜 보게 되긴 하더군요.. 제가 바로 그짝입니다. 요즘 책을 안봐요!! 큰 일이다.. 자제를 해야 할가 봐요..힝

2004-07-30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nrim 2004-07-3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개근이네요~~ 추캬추캬~~
 

내 방학 계획은 아주 단순하다.

  • 7월 19일부터 8월 17일까지는 보충수업이다.

   보충수업은 매일 13시 10분에 끝난다. 나는 13시 10분부터 14시 10분까지 점심시간에 도서실 문을 열 것이다. 우리 학교는 전문사서선생님은 없다. 학부모님들께서 돌아가며 도서실 운영 업무를 도와주신다. 그리고 도서부 아이들 몇 명. 그리고, 나. 나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점심시간에 도서실에서 아이들과 쓸데없는 이야기 하는 것을 즐긴다.

  • 7월 26일부터 7월 30일까지는 공부방수업이다.

   공부방 수업은 19시 30분부터 시작이다. 1시간 정도 영어 수업을 하고, 30분 정도는 간식을 먹거나 아이들과 청소지도, 생활이야기를 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21시 정도에는 학생들이 모두 돌아간다. 평소에 공부방 수업과는 달리 방학수업이라고 해서 일종의 보충수업이다. 그러나 학교와는 전혀 다른 보충수업이다. 그 좁은 동네의 아이들은 방학이어도 특별히 할 일이 없다. 늘 공부방 근처에서 놀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심심하지 않게 방학 중 수업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이번에 중학교 1학년들을 데리고 일주일 동안 영어수업을 하겠다고 신청했다. 지난 학기 영어수업이 많이 부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은 것 같다. 그것도 내일이면 끝난다. 무엇이 남았을까?

  • 8월 7일과 8월 8일은 청소년여름캠프에 참여한다.

   8월 7일 보충수업 시간을 좀 조절해서 금련산수련원에서 주변의 중/고등학생과 학급운영모임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의 선생님들과 함께 여름캠프에 참여한다. 실무적인 준비와 기획, 홍보는 물론 다른 선생님들이 다 맡아서 해 주시고, 나는 1박 2일 동안 처음 만나는 아이들과 한 모둠에 참여하기로 되었다. 처음 만나는 아이들과의 어색함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오한 일인 것 같지만, 나도 수줍음과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데 걱정이다. 그래도 다른 선생님들이 맡은 일에 비하면 신경쓸 일은 적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다.

  • 8월 9일에서 8월 11일은 공부방여름캠프에 참여한다.

   청소년캠프가 끝나는 다음날 나는 공부방캠프를 떠난다. 청소년캠프야 토-일요일이라 보충 수업에 지장이 없지만, 공부방캠프는 평일이라 방학 전부터 시간표를 미리 조정해 둔 터다.(그래서 평소 수업이 다른 선생님들 보다 조금 더 많은 편이다.) 작년까지는 공부방선생님들이 직접 프로그램 운영과 실무를 맡아서 했지만 올해는 위탁 캠프를 떠나기로 했다. 장소는 부안의 새만금 갯벌이다. '시선'이라는 환경 전문 캠프 운영단체이다.  그래서 선생님이라고 따라 가지만 사실은 별로 할 일이 없을 것 같다. 시간이 된다면 부안 주변을 둘러볼 김치국을 마시고 있다.

  • 8월 18일에서 8월 20일은 여행을 떠날 것이다.

   이제부터는 온전한 내 시간이다. 나는 가능하면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아무 생각도 없이 보내고 싶다. 이건 확정된 계획이 아니지만 17일에 보충수업이 끝나면 짧은 나만의 시간을 위해 어딘가로 떠날 것이다. 지금 생각은 서산의 마애불이 너무 보고 싶다. 아마도 충청도 근처로 떠날 것 같다. 아주 한적하고, 고요하면서도 평화로운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 8월 22에서 8월 24일은 산에 올라보고 싶다.

   이것도 역시 큰 계획만 잡고 있는 셈이다. 지금 나는 지리산 종주를 꿈꾸고 있지만, 지리산 종주는 이미 몇 차례 해 본 터라... 그래도 산은 지리산! 가장 큰 문제는 산장 예약일 것이다. 지금 빨리 산장을 알아보고 산장이 힘들다면 다른 산으로라도 다녀오고 싶다. 힘들게 산에 오르면서 2학기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각도 좀 더 가다듬고, 지금껏 내가 너무 편하게 살아온 것은 아닌지, 살면서 쉬운 길만 골라 딛지 않았는지 되짚어 보려 한다.

  • 8월 26일 개학이다.

   아이들을 다시 만난 기쁨에 반갑게 인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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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10시부터 수업이 있는 날이라 느긋하게 일어나려고 했으나, 아침부터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도서실 좀 빌릴 수 없겠냐는 전화였다. 괜찮다는 말씀드리고 일어나 밍기적거리다가 학교에 왔다. 3교시 수업은 거의 최악이었다. 잔소리가 거의 목구멍까지 올라왔으나  내 표정만 약간 굳어졌고, 겨우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 하고 있는 교재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다. 또 이젠 지칠대로 지친 아이들이기도 하다.

   오늘은 이틀 전에 도서실 청소를 하기로 약속한 날이다. 도서실 청소당번 학생들이랑 같이 점심을 먹고 3시부터 청소를 하기로 했다.(14-15시까지는 3학년들이 교육방송을 보기 때문에 청소는 어렵다.) 2시에 학교를 나가 점심을 먹으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놀았다. 그리고 3시부터는 도서실 대청소! ㅋㅋ 잘 먹고 열심히 청소를 했다. 우선 긴 책상을 뒤로 밀어놓고, 바닥을 깨끗하게 쓸었다. 중간에는 진공청소기를 빌려와 바닥을 훑었다. 그리고, 마루바닥에 왁스를 칠한 후에 막대걸레로 깨끗하게 밀었다.그랬더니 도서실이 깔끔해졌다. 왁스 냄새가 많이 났지만, 그래도 좋았다.

   아이들은 돌아가고 나는 도서실에 앉아 책을 읽었다. 차윤정의 '숲의 생활사'. 요즘엔 잘 읽히는 것만 읽어 그런지 글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적응기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 4시에 청소가 끝났으니 1시간 정도 책을 뒤적이며 보냈다. 5시에는 공부방으로 출발해야할 시간이다. 나는 밤무대라고 부르지만! 5시가 넘어도 도시는 여전히 덥다. 신호등에서 OO이를 만났다. 신호등 건너편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한다. 나도 고맙게 인사했다. 오늘 첫수업 시간이 끝나고 따로 불러서 나의 답답한 마음을 전해 준 친구였다. 그리고 네 얘기도 듣고 싶다고 나중에 시간이 나면 도서실에 들러달라고 했는데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건너편에서 인사를 했다. 나는 건널목을 건너가지 않고 기다려서 OO이와 잠시 이야기를 잠시 했다. 교실 밖에서 만나는 아이는 정말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한 번 더 들었다.

   공부방은 오늘로 4일째 계속 출근인데, 나에게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버겁기만 하다. 중학교 1학년!-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녀석들이 웃는 웃음에 공감할 수가 없어 답답하다. 몇 년 동안이나 이 공부방에서 보낸 나는 요즘 더욱 답답해 진다. 아이들과의 공유하는 부분이 너무 적은 것 같다. 나는 학교에서 중학생들을 가르쳐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욱 그렇다. 내 생각은 여기에 머물러 있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니 날은 더욱 덥다. 오늘은 어찌 살았나? 이젠 컴퓨터를 끄고 자러 가야할 시간이다. 그래야 내일도, 오늘과 같은 생활을 반복할 수 있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하니 더욱 덥다. 아무튼 더운 날씨다.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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