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돼지 아가씨
조 애나 홀트 왓슨 지음, 이순영 옮김 / 예솜기획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꽤 오래 붙잡고 있었던 책이다.  문경 다녀오던 길이었나?  고속도로 휴게소를 지나다 심심해서 편의점에서 샀던 책이다.  그게 언제야~  ^^;;; 

  이 책은 하나의 이야기거리로 풀어나간게 아니라 일상의 잡다한 것들을 모은 성장소설쯤 되는 책이다.  어린시절 향수가 그윽히 묻은 일기장에 쓰일 법한 이야기 거리들....  그렇다고 내 어린시절이 떠오르진 않았다.  그건 왜 그럴까?  충분히 옛기억을 부를만한 정취와 이야기들이 담겨있는데....  아마 공간이 다르기 때문이겠지?  애나라는 서양 아이의 어린시절은 나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이 책에서 재미난 점이라면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만화 캐릭터같이 재미있다.  마치 한 편의 시트콤 같을 정도로 분명하고 재미난 캐릭터들.  아버지, 어머니, 조 아저씨 그리고 애나....  

  그리고 애나가 살던 곳의 주변경관등을 묘사해 놓은 부분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마치 눈으로 보는 듯, 그림을 그리는 떠올릴 수 있게 쓰여져 있다.  그리고 아름답고 재치있는 은유도 한몪을 한 듯 하다.  그러나 그냥 심심풀이로 읽을 것이었고 그런 기대에 걸맞는 책이다.  더도 덜도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이너리그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마치 영화 '친구' 를 보는 듯 하다.  학창시절 한 날 한시에 숙제를 안해간 것은 이유로 얼떨결에 뭉쳐버린 네 남학생의 이야기.  결국 그들의 인생까지 얼떨결에 뭉쳐지기도 한다.  4명의 캐릭터 성향들이 명확하고 개성있다.  이 4명만 봐도 세상 사람들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학창시절 누구나에게 있는 풋사랑.  설사 그것이 목숨을 바치게 될 사랑일지언정 그저 풋풋함으로 불려질 법한 애송이 사랑 이야기.  조금 납득이 안가는 부분은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흠모의 대상이 되는 '소희' 에 대한 태도.  세월이 지나 그들이 재회할 때 마음을 나누었건 그렇지 않건간에 만수산 4인방의 멤버인 두환을 바라보고도 오로지 '소희' 를 떠올리고 소희를 찾으려는 남자들이다.  짧은 시간 옅은 사랑이 우정보다 더 짙게 자리잡아 있는 다 큰 남자들의 모습은 어색했다.  굳이 그럴꺼라면 작가는 '소희' 를 향한 남자들의 사랑이 얼마나 진실하고 절박한 것인지를 더 충분히 묘사할 필요가 있었다.  

  이 책은 오로지 남자들의 청소년기를 훔쳐볼 수 있음에 삶을 살아가는 여러 인간 유형을 볼 수 있었음에 만족해야만 했다.  나에겐 그다지 감동도 재미도 깊이가 없던 책이다.

  여하튼, 메이저든 마이너든 인생은 다 같은 것이야.  삶은 살아간다는 단지 그 하나 만으로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려 - 마음을 움직이는 힘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1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택와서 언니네집 책꽂이에 꽂혀있어 읽게 된 책이다.  대구, 내 방에 몇 장 남지 않은 마지막을 다 내보이지 못한채 쓸쓰러니 내버려져있을 '꼬마돼지 아가씨' 에게는 참 미안한 일이네.  그 책을 가져오려니 겨우 몇 장만 남아있을 뿐이었고 그렇다고 그 몇장을 단숨에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그 때.  조만간 대구에 내려가면 다 읽어줄테니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마.  아무튼 나는 한 권의 책을 뜨뜻미지근한 이유로 팽개쳐두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때문에 읽고 싶지 않았던 책.  음....  나는 라디오 사연묶음집, 감동적인 이야기 묶음집 같은 책은 그다지 읽고 싶지도 않고 그런 책은 '좋은생각' 정도면 족하다는 생각.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옴니버스 스토리북의 느낌을 너무나도 확연히 보여주는 표지였다.  게다가 '배려는 받기 전에 주는 것이며 사소하지만 위대한 것이다!' 라는 너무 친절한 타이틀은 호기심이 가지 않기에 충분했다.

  소설형식의 이야기책이었다.  한 회사의 구조조정 위기를 맞은 부서의 살아남기 위한 팀원들의 일 이야기.  회사안 여러 유형의 캐릭터들을 재미난 이름으로 등장한다.  '공자왈' '인도자' '조구라' '외국물' 등....  이야기는 그런대로 읽을만했다.  그런데 표지보다 더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책의 편집이었다.  마치 독자가 감동을 느낄 듯한 구절은(어쩌면 감동을 주기 위한 구절일지도) 초록색 글자로 인쇄되어 있었다.  검은 글자들 속에 유난히 눈에 띄는 그들....  오지랖도 넓지.  '이 구절은 꽤나 감동적인 구절입니다' 라고 형광펜으로 줄쳐둔 듯한 초록색 글자들.  그것이 독자를 위한 배려일까?  아니면 오지랖 넓은 무례일까?  그것도 아니면 단순히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일까?

  나는 이런 발가벗은 책들이 싫다.  억지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알고싶지도 않고 보고싶지도 않은 구석구석을 훤히 내보이고 있는 꼬락서니란.  '내가 감동을 주겠으니 받으시오' '내가 웃음을 주겠으니 웃으시오'  이런 적나라한 책은 민망하기 그지없다.  책을 느끼는 것은 오로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으면 좋겠다.  어디선가 들은 듯 하다.  "배려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가장 큰 배려일 수 있다" 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목마른 계절 범우문고 10
전혜린 지음 / 범우사 / 1994년 7월
평점 :
품절


  우연히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눈에 띄어 바로 산 책이다.  그것두 내가 좋아하는 범우사에서 나온거잖아?  올~  범우사 책은 좋다.  어떤 점에서냐면....  첫째, 읽을만한(혹은 읽어야 할) 책을 출판한다.  고전이나 사상서나....  둘째, 기절할만큼 저렴하다. (문고판의 경우는 2,000원대) 실은 내가 젤 좋아하는 이유야.  제대로 커피 한 잔 마시기보다 저렴해도 되는거야?  셋째, 깔끔하다.  오자나 탈자가 비교적 적고 시리즈 출판인 경우는 얇고 가벼워 들고 다니기에두 좋아.  

  이 책 또한 위의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조건이었다.  전혜린의 글은 항상 좋다.  멋있다.  음....  그녀처럼 글을 쓸 수 있다면....  가끔은 군데 군데 독일어가 낯설고 건조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쓸데없는 은유나 비유가 없어 바삭거린다.  치렁치렁한 장신구보다는 굵은 실로 짜여진 편안한 니트같은 느낌.  똑똑한 여자, 전혜린.  남달라야만 했고 남다르길 원했던 여자다.  결국은 자살로 막을 내렸지만....  질척한(?) 목숨 이어왔다면 그녀에 대한 간절함은 적어졌겠지?  오히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그녀는 굵고 짧게 살았다.

  이 책의 많은 부분 중에서 '가을이면 앓는 병' 이 기억에 남는다.  자살은 인간의 권리다던....  그녀는 우울증이 있었나 보다.  삶을 부정하는 듯 하지만 그것은 그녀 자신의 삶에 권태였으리라.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녀의 일, 딸 정화에 대한 모정, 삶의 조각들을 담고 있다.  전혜린 그녀이기에 읽는 내내 좋았다.  아, 간혹 발견되는 서방문화에 대한 찬양이 조금 거슬리더군.  1950년대면 우리나라는 말할 것 없이 피폐했을테지.  하지만 독일 젊은이들을 묘사하면서 (결코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흉내낼 수도 없는) 그들은 그들만의 선진 문화를 누리고 있다는 선민사상(?) 같은 것이 비춰졌다.  나는 스스로 애국자라 칭할만큼 애국 행위를 한 일은 없지만 가끔 외국에서 생활하는(혹은 생활했던) 한국인이 정신과 피의 모국인 한국을 멸시하고 외국 땅에 대한 지나친 극찬을 하는 것을 보면 진저리가 쳐진다.

  이 책은 다른 책을 읽던 중에 읽었다.  좀처럼 먼저 읽은 책을 다 읽기전에 다른 책을 펼치는 일은 하지 않는데....  전혜린이기에.  그녀의 글이기에.... 급했다.  읽고 싶어 못견뎠으니까.  이 책은 오늘 미용실에서 다 읽었다.  아, 머리는 다 태워먹었지만 그녀와 함께였던 시간은 좋았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신경림 지음 / 우리교육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참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던 책이다.  아, 매일 매일 새로운 시인과 그들의 시를 만나는게 즐거웠는데 이리 더디 읽게 된 이유는....?  내 몸이 너무 피곤해서 '활자씹기에 대한 애착'보다는 '졸음'이란 녀석이 매번 KO승을 해버리는 애처로운 패배의 하루 하루 때문이었쥐. 

  나 술은 잘 못하지만 시인들과는 커피보다는 막걸리나 소주 한 사발 하고 싶어.  뭐랄까?  그들과 만나 악수 한 번 청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사자(死者)들이라 그럴까?  왠지 모르게 그들의 묘에 찾아가 성묘를 하고 싶어지는 기분?  그들의 무덤가에 찾아가 커피 한 사발 올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엉뚱하니까.  또한 그들 시의 향토적인 심상때문일까?

  시인들은 시인이야.  뭔가 다른 것을 보고 다르게 그려내는 사람들다워.  어쩌면 시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눈앞에 세상과 사물을 달리보는 장치를 갖고 태어나는지 모르겠어.  이런 생각은 너무 선천적이고 유전론적인가? 후훗 ^^  그들의 시는 시만 아름다운게 아니야.  삶도 아름다웠어.  괴짜들이야.  살아있다면 나와 친구삼고 싶은 많은 시인들이 있어서 그들과 만나는게 아주 즐거웠다.  아니, 죽어서면 어때요?  당신들은 저 세상에, 나는 이 세상에....  그러나 우리는 '시' 를 타고 서로 오가며 만날 수 있지 않겠어요?  

  언제 시간이 된다면 삘 꽂힌 그 시인들의 고향과 그들의 시비를 찾아보겠어!!  눈으로 시인들을 찾을 시간마져 없는 나에게 발로 시인들을 찾을 시간이 과연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아, 나 지금 뭐하는거니?  책을 읽고나서의 느낌에 대해 쓰는게 독후감이 아니련가?  근데 줄곧 내 얘기만 하고 있잖아.  뭐 아무려면 어때.  그냥 헛소리는 이쯤에서 줄이는 편이 나을지도....  

  끝으로, 긴(?) 시간동안 짜증 한 번 안내고 발품을 팔아가며 '딱'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고 나와 같이 시인을 찾는데 동행해준 신경림씨, 감사드려요!  언제 술 한 사발 대접해드릴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