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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신경림 지음 / 우리교육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참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던 책이다. 아, 매일 매일 새로운 시인과 그들의 시를 만나는게 즐거웠는데 이리 더디 읽게 된 이유는....? 내 몸이 너무 피곤해서 '활자씹기에 대한 애착'보다는 '졸음'이란 녀석이 매번 KO승을 해버리는 애처로운 패배의 하루 하루 때문이었쥐.
나 술은 잘 못하지만 시인들과는 커피보다는 막걸리나 소주 한 사발 하고 싶어. 뭐랄까? 그들과 만나 악수 한 번 청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사자(死者)들이라 그럴까? 왠지 모르게 그들의 묘에 찾아가 성묘를 하고 싶어지는 기분? 그들의 무덤가에 찾아가 커피 한 사발 올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엉뚱하니까. 또한 그들 시의 향토적인 심상때문일까?
시인들은 시인이야. 뭔가 다른 것을 보고 다르게 그려내는 사람들다워. 어쩌면 시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눈앞에 세상과 사물을 달리보는 장치를 갖고 태어나는지 모르겠어. 이런 생각은 너무 선천적이고 유전론적인가? 후훗 ^^ 그들의 시는 시만 아름다운게 아니야. 삶도 아름다웠어. 괴짜들이야. 살아있다면 나와 친구삼고 싶은 많은 시인들이 있어서 그들과 만나는게 아주 즐거웠다. 아니, 죽어서면 어때요? 당신들은 저 세상에, 나는 이 세상에.... 그러나 우리는 '시' 를 타고 서로 오가며 만날 수 있지 않겠어요?
언제 시간이 된다면 삘 꽂힌 그 시인들의 고향과 그들의 시비를 찾아보겠어!! 눈으로 시인들을 찾을 시간마져 없는 나에게 발로 시인들을 찾을 시간이 과연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아, 나 지금 뭐하는거니? 책을 읽고나서의 느낌에 대해 쓰는게 독후감이 아니련가? 근데 줄곧 내 얘기만 하고 있잖아. 뭐 아무려면 어때. 그냥 헛소리는 이쯤에서 줄이는 편이 나을지도....
끝으로, 긴(?) 시간동안 짜증 한 번 안내고 발품을 팔아가며 '딱'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고 나와 같이 시인을 찾는데 동행해준 신경림씨, 감사드려요! 언제 술 한 사발 대접해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