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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 마음을 움직이는 힘 ㅣ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1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평택와서 언니네집 책꽂이에 꽂혀있어 읽게 된 책이다. 대구, 내 방에 몇 장 남지 않은 마지막을 다 내보이지 못한채 쓸쓰러니 내버려져있을 '꼬마돼지 아가씨' 에게는 참 미안한 일이네. 그 책을 가져오려니 겨우 몇 장만 남아있을 뿐이었고 그렇다고 그 몇장을 단숨에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그 때. 조만간 대구에 내려가면 다 읽어줄테니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마. 아무튼 나는 한 권의 책을 뜨뜻미지근한 이유로 팽개쳐두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때문에 읽고 싶지 않았던 책. 음.... 나는 라디오 사연묶음집, 감동적인 이야기 묶음집 같은 책은 그다지 읽고 싶지도 않고 그런 책은 '좋은생각' 정도면 족하다는 생각.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옴니버스 스토리북의 느낌을 너무나도 확연히 보여주는 표지였다. 게다가 '배려는 받기 전에 주는 것이며 사소하지만 위대한 것이다!' 라는 너무 친절한 타이틀은 호기심이 가지 않기에 충분했다.
소설형식의 이야기책이었다. 한 회사의 구조조정 위기를 맞은 부서의 살아남기 위한 팀원들의 일 이야기. 회사안 여러 유형의 캐릭터들을 재미난 이름으로 등장한다. '공자왈' '인도자' '조구라' '외국물' 등.... 이야기는 그런대로 읽을만했다. 그런데 표지보다 더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책의 편집이었다. 마치 독자가 감동을 느낄 듯한 구절은(어쩌면 감동을 주기 위한 구절일지도) 초록색 글자로 인쇄되어 있었다. 검은 글자들 속에 유난히 눈에 띄는 그들.... 오지랖도 넓지. '이 구절은 꽤나 감동적인 구절입니다' 라고 형광펜으로 줄쳐둔 듯한 초록색 글자들. 그것이 독자를 위한 배려일까? 아니면 오지랖 넓은 무례일까? 그것도 아니면 단순히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일까?
나는 이런 발가벗은 책들이 싫다. 억지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알고싶지도 않고 보고싶지도 않은 구석구석을 훤히 내보이고 있는 꼬락서니란. '내가 감동을 주겠으니 받으시오' '내가 웃음을 주겠으니 웃으시오' 이런 적나라한 책은 민망하기 그지없다. 책을 느끼는 것은 오로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으면 좋겠다. 어디선가 들은 듯 하다. "배려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가장 큰 배려일 수 있다" 고....